인물 2315

겨울 영하 20도 원주 역발상 “바나나·커피 키워 1.5억 벌었다”

'원프리카'는 강원도에서 보기 드문 열대작물을 재배하는 농장 겸 카페다. 이학원씨가 주렁주렁 열린 바나나를 보여주는 모습. 국내에서 아열대작물 재배가 활발하다. 바나나뿐 아니라 망고·파파야처럼 동남아에 여행 가서나 먹던 과일이 제주도나 남부 지방에서 주렁주렁 열린다. 심지어 국내에서 가장 추운 강원도 내륙에서 바나나와 커피를 재배하는 농가도 등장했다. 감자와 메밀의 고장에서 나는 바나나 맛이 궁금해 지난 21일 원주로 향했다. 전직 교도관의 열대작물 사랑 강원도에도 열대작물이 상륙했다. 지난해 삼척시농업기술센터가 바나나 시험재배에 성공했다는 뉴스가 나왔는데 원주 사례는 다르다. 겨울 기온이 높은 삼척과 달리 원주는 겨울 최저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내륙이다. 지자체나 연구기관의 도움 없이 온전히 ..

인물 2021.05.26

생전에 김지하를 더 못 볼 것 같은 기분...사실상 마지막 인터뷰였다

몇 년 전부터 김지하는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글을 쓸 수 없는 상태라는 걸 세상 사람들은 모르고 있다 그는 초기 치매 증세도 앓고 있다 거의 1년 반 넘게 외부인과의 접촉도 끊었다. 어제 지인이 카톡으로 ‘김지하 시인도 한마디 했군요. 세월호 가족들에’라며 이런 글을 보내왔다. 주위에 많이 홍보해달라는 전파자의 주문이 달려있었다. 김지하 시인 이는 김지하의 글이 아니었다. 글 수준만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누군가가 어둠 속에서 이따위 글을 쓴 뒤 ‘김지하 글’이라며 퍼뜨리고 있는 모양이다. 한때 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을 지낸 내 지인조차 이를 ‘김지하 글’로 알고는 보내온 것이다. 그는 진지한 대학교수로부터 받았기에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고 했다. 아마 교수도 누군가로부터 받아서 전해줬을 것이다. 우리..

인물 2021.05.23

진중권 “윤석열, 공정의 상징으로 떠오른 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윤석열, 대통령 가능성과 한계‘’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1일 “정치는 문제를 해결하고, 대화하고, 타협하고,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내고, 추진하는 좋은 것”이라며 “맨날 지지자나 꼬셔서 ‘어떻게 하면 지지율을 올릴까’ 이런 식의 모략 질이나 하는 행위가 정치라고 잘못 이해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가능성과 한계 토론회’에서 “모든 대선주자들에게 제가 해줄 말이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진 전 교수는 먼저 “이 모임의 성격에 대해 잘 모른다”면서 “공정과 상식을 말하는 모임이 있다고 해서,..

인물 2021.05.21

“온몸 쓰니 힘찬 선 나와, 손흥민 70m 드리블 골 그리고파”

[스포츠오디세이] ‘의수 화가’ 석창우 의수에 붓을 끼운 석창우 화백. 그림은 2009 세계피겨선수권 우승 당시 김연아의 트리플 러츠 점프를 표현한 것. 박종근 기자 석창우(66) 화백은 전기기사로 일하던 29세 때 2만 볼트가 넘는 고압 전류에 감전돼 두 팔을 잃었지만 피나는 노력으로 ‘수묵 크로키’라는 영역을 개척한 미술계 레전드다. 두 팔 잃고 ‘수묵 크로키’ 개척 미셸 콴 연기 보며 스포츠에 빠져 김연아 공중 점프 보고 붓이 저절로 이승엽·선동열 온몸 사용해 잘 해 5시간씩 성경 필사 ‘석창우체’ 특허 소치·평창 패럴림픽 감동 퍼포먼스 42.195m 종이에 마라톤 담고 싶어 손끝과 팔을 이용해 섬세한 터치를 할 수 없기에 그는 어떤 장면이든 온 몸을 써서 표현해 내야 한다. 그의 그림에는 누구도 ..

인물 2021.05.15

정년퇴직 하는 날, 당신의 인생도 끝난다면 너무 슬프지 않은가요?

[아무튼, 주말] [백수진 기자의 담백] ‘철도원’ 등 이 시대 아버지 대변해온 日 문단 70세 이야기꾼 아사다 지로 화상 인터뷰를 할 때도 정장을 차려 입는 아사다 지로이지만 답변엔 짓궂은 장난기가 배어났다. 그는 “일이 곧 인생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은 정년을 맞이한 뒤 허무함을 느낀다”면서 “일만 열심히 하기보다는 인생을 즐기며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 조선일보 DB 정년을 앞두고 대기업 계열사로 밀려난 예순다섯의 남자는 매사에 성실했다. 44년간 매일 아침 같은 지하철, 같은 칸에 타고 회사로 향했다. 밤늦게 들어와 기절하듯 잠들고 다시 눈 뜨면 직장으로 향했다. 퇴직하던 날, 송별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마지막 퇴근길. 남자는 지하철에서 뇌출혈로 쓰러진다. 별다른 취미도, 사치도 없이 오직 ..

인물 2021.05.15

그날밤 호킹은 별을 보여주었다

루게릭병 앓던 물리학자 호킹이 런던 패럴림픽 개막식서 말했다 “별을 보라 호기심을 품으라 자기만의 재능을 힘껏 발휘하라” 도쿄올림픽까지 이제 겨우 두 달 남았는데도 ‘한다, 안 한다’ 뉴스가 날마다 쏟아진다. 그래서 요즘 나는 스티븐 호킹(1942~2018) 박사를 자주 생각한다. 올림픽이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엉뚱하게도 영국의 이론물리학자 호킹 박사다. 2012 런던 패럴림픽 개막식 무대에 오른 스티븐 호킹 박사. 왜냐하면 그가 9년 전 런던올림픽 직후 열린 런던 패럴림픽 개막식에 출연을 했고, 당시 내가 당혹감에 휩싸인 채 현장 기자석에 앉아있었기 때문이다. 연출가는 호킹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장애인”이며 “인품과 유머 감각 때문에 섭외했다”고 개막식 직전 밝혔지만, 나로서는..

인물 2021.05.15

‘3개월간 수입 0원’→‘1년 만에 145만명 구독자'... ‘국민강사’ 김미경의 대반전

[CEO에 묻다] ‘디지털'로 인생 역전한 김미경 연남타운크리에이티브 대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 지식은 주먹만한 분량도 안 돼요. 디지털 가상세계와 현실생활이 혼합된 메타버스(metaverse)가 일상화되는 요즘은 한달 마다 세상이 완전 달라지고 있어요. 이런 마당에 중·노년들도 남은 삶을 즐기며 주도적으로 살려면 ‘공부’해야만 해요.” 자기계발 플랫폼 ‘MKYU’(김미경과 당신이 만들어가는 대학이라는 뜻)과 유튜브 채널 ‘김미경TV(MKTV)’를 운영하는 김미경(56) 연남타운크리에이티브 대표의 말이다. 그가 2019년 1월 시작한 MKYU는, 코로나 팬데믹이 기승을 부린 작년 7~8월 유료 학생 가입이 급증했다. 9만9000원의 연간 수업료를 내는, 이른바 ‘열정 대학생’만 5만명이 넘고 무..

인물 2021.05.14

도박으로 100억 날린 노인에게 “코인 해도 되겠냐”고 물었다

한때 성공한 사업가에서 공사판 전전하는 막노동꾼으로 도박 인생 20년 끝에 그가 찾은 의미를 묻다 지난달 11일 강원도 정선 강원랜드 카지노 입구. 인생 한방을 꿈꾸는 이들이 이곳에서 도박에 매달리고 있었다. /최원우 기자 주변을 보면 확실히 코인(가상화폐) 투자로 인생 역전을 꿈꾸는 사람이 많아졌다. 코인 시장 상황이 좋아서인지 잃는 사람보다 버는 사람이 더 많아 보인다. 하락장이 오는가 싶다가도, 금세 반등하면서 다들 안심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코인이 왜 오르고, 내리는지 제대로 근거를 들어 설명하는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다. 어느날 갑자기 폭락한다 해도 이상할 게 없어 보였다. 그런 점에서는 ‘도박’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라도 코인 시작해야 하나'하는 마음에 답을 구할 수 있을까 하는..

인물 2021.05.13

‘단군신화’ 연구하며 韓서 40년간 살아온 佛사업가가 본 한국은?

[전승훈 기자의 아트로드] 자신이 운영하는 남산 시가클럽에서 만난 피에르 코엔아크닌씨. 올해 4월을 넘기면서 한국생활 만 40년을 기록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태극기는 전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기입니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한국사람들이 더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40년 간 살아온 프랑스인 사업가 피에르 코엔아크닌 씨(62).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구 소월로 ‘피에르 바’에서 만난 그는 자신의 여권 사진을 보여주면서 “정확히 40년 전 오늘은 제가 처음 한국에 도착한 날”이라고 말했다.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그는 한국의 ‘단군신화’부터 태극기, 한강, 골프와 운전룰까지 유머러스하면서도 예리한 시각으로 그동안 겪어온 한국의 문화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한국에 40년..

인물 2021.05.12

동학 사상 풀어낸 도올 김용옥 "우리가 바로 하느님이다"

백성호의 현문우답 동학의 경전 『동경대전』 2권 출간 고조선부터 이어진 천지인 정신 수운은 여종 둘, 딸과 며느리 삼아 인간 평등이 당시에는 혁명사상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동학의 ‘다시 개벽’ 사상이다.”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통나무출판사에서 도올 김용옥(73) 선생을 만났다. 최근 그는 동학의 경전인 ‘동경대전(東經大全)’을 풀어서 두 권짜리 두툼한 책으로 출간했다. 소제목이 눈에 띈다. 1권이 '나는 코리안이다', 2권은 '우리가 하느님이다'. 꽤 파격적이다. 도올은 1968년 고려대 철학과에 들어간 뒤 수업시간에 동경대전을 처음 접했다. 그로부터 50년 만에 ‘동경대전’을 풀어내는 작업을 한 셈이다. 그에게 동학에 면면히 흐르고 있는 ‘우리의 정신’에 대해 물었다. 처음 ‘동경대전’을 접..

인물 2021.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