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을 써서라도 일단은 잡고 봐야 하는 상황들 병이 시작될 때 처음부터 약을 쓰는 경우는 드물다. 의사가 먼저 꺼내는 말은 대개 생활습관 교정이다. 고지혈증이나 당뇨의 초기 구간처럼 굳이 약을 먹지 않아도 되는 단계에서는 그것이 맞다. 약에는 효과만큼 부작용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정도가 지나친 분들이 꽤 많다. 약은 몸에 안 좋다는 인식, 귀찮음, 그리고 한 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세간의 믿음이 합쳐져, 되도록 약을 안 먹으려 버티는 것이다. 문제는 그 사이에 흘러가는 시간이다. 약을 미룬 대가는 약을 먹은 대가보다 훨씬 늦게, 그러나 훨씬 크게 청구되는 경우가 많다. 낮은 날의 수치만 믿는 마음 혈압이 높게 나오면 ‘방금 걸어와서’, ‘커피를 마셔서’라며 오를 만한 상황을 찾아 모면하고 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