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28

팔뚝에 시계 이식, ‘시간이 돈’인 미래사회

화폐의 본질 잘 구현한 영화 ‘인 타임 2011년 개봉한 앤드루 니콜 감독의 '인 타임(In Time).' ‘시간은 돈이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벤저민 프랭클린이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하려고 사용한 표현입니다. 그런데 만약 시간이 정말로 돈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서기 2169년입니다. 달러와 유로가 사라졌고, 시간이 법정 화폐입니다. 사람들은 일을 하고 대가로 시간을 받습니다. 물건을 사거나 세금과 월세를 내려면 시간을 지출해야 합니다. 시간을 선물할 수도 있고 훔칠 수도 있습니다. 시간이 부족하면 은행에서 빌릴 수 있는데, 나중에 이자 시간을 포함해서 갚아야 합니다. 상속도 가능하고, 도박으로 날릴 수도 있는 게 시간입니다. 사람들은 유전공학 덕분에 25세가 되면 노화가 멈추고 정부에서 1년씩을 무..

영화 2023.10.22

"내일 저는 세상과 작별합니다"…조력자살 일주일의 기록

조력자살을 앞둔 시한부 환자의 마지막 일주일을 따라간 다큐멘터리 '지상에서의 마지막 일주일'. [사진 DMZ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내일 정오쯤 저는 세상과 작별합니다.” 집에 모인 이들이 손뼉을 쳤다. 파킨슨병으로 4년째 투병 중인 밥(65)은 조력자살 전날 가족과 친구들을 초대해 파티를 열었다. 그가 사는 미국 워싱턴주에서는 6개월 내 시한부 선고를 받으면 의사 조력자살이 가능하다. 이미 탈수증으로 체중이 줄어 몸은 깡말랐고 굳어졌다. 운동장애ㆍ치매ㆍ환각으로 고생한 지 오래다. “갈퀴로 뼈 한 군데를 긁어 내리는 듯한 통증”이라고 말한다. 종이신문을 챙겨 읽고, 대선 기상도에 귀를 쫑긋하며 여전히 세상사에 관심이 많지만 따라주지 않는다. 매혹적인 삶이었다. 엘튼 존, 베르사체, 실베스터 스탤론의 욕..

영화 2023.09.16

병석의 부모님이 “끝내고 싶다” 말한다면…

소피 마르소 주연작 ‘다 잘된 거야’ 뇌졸중 후유증 고통 아버지 요구에 스위스로 가 조력사 맞이하려던 딸 아버지가 돌연 삶의 의지 보여 혼란 배우들 깊은 내면 연기… 칸 초청작 “끝내고 싶으니 도와다오.” 병석에 누운 백발의 아버지가 중년의 딸을 보며 입을 뗀다. 무뚝뚝한 아버지가 딸의 손까지 붙잡고 부탁한다. 놀란 딸은 병실에서 뛰쳐나가 버린다. 7일 개봉하는 프랑스 영화 ‘다 잘된 거야’(사진)는 초반부 뇌중풍(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반신이 마비된 84세 아버지 앙드레(앙드레 뒤솔리에)의 모습을 중점적으로 보여준다. 앙드레는 글씨조차 스스로 쓸 수 없다. 배변도 해결할 수 없어 변이 묻은 침대 위에서 몇 시간이고 도와줄 이가 오길 기다려야 한다. 공장을 운영하고 미술품을 수집하며 품격 있는 삶을 살아..

영화 2022.09.06

3만 원에 '몸 파는' 할머니... 윤여정에게 큰 빚을 졌다

[나를 키운 여자들] [나를 키운 여자들] 속 소영 는 늙는다는 것의 처연함을 잘 보여주는 영화다. 65살 소영(윤여정)은 종로 탑골 공원 할아버지들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하는 일명 '박카스 할머니'다. 탑골 공원 한편에 도도한 표정으로 서 있던 소영은 지나가는 노인들에게 넌지시 말한다. 나랑 연애하고 갈래요? 잘해줄게. 안 비싸. 소영은 노인들 사이에서 '죽여주게 잘하는 여자'로 명성이 높다. 그래봤자 소영이 성매매 할 때 받는 돈은 3만 원, 모텔비 포함이다. 이마저도 경찰 단속이 뜨거나 소영의 몸에 "하자"가 있을 때는 공치는 날이 많다. ▲ 65살 소영(윤여정)은 일명 '박카스 할머니'다. ⓒ CGV 아트하우스 영화에는 소영이 성매매를 하는 모습이 몇 차례 묘사된다. 낡은 모텔 붉은 조명 아래 촛불..

영화 2022.07.14

"ㅁㅁㅁㅁㅁ 뭐야?" 세계가 열광한 韓 '조지아 코드' 정체

단편 '조지아'의 스틸컷. 경북 밀양 여고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박재일 감독 제공] 해외에서 더 화제가 되는 한국 단편영화, ‘조지아.’ 한국에서 태어나고 미국에서 성장한 박재일 감독이 만든 이 30분 길이의 단편영화가 이달까지 휩쓴 상은 41개. 부산국제영화제 등 국내 유수의 영화제는 물론 미국ㆍ태국ㆍ일본의 영화제에서 상을 타냈다. 가장 최근에 받은 상은 미국의 벤톤빌 영화제 대상. ‘제이 박’으로도 잘 알려진 박 감독은 지난 1일 이 소식을 인스타그램에 전하면서 ‘#50까지만’이라는 위트있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지난달엔 세계적 콘텐트 그룹인 콘데 나스트(Condé Nast)가 ‘조지아’의 배급사를 자청했다. 콘데 나스트는 보그(Vogue)부터 뉴요커(the New Yorker), 배니..

영화 2022.07.07

‘어바웃 타임’ - 시간여행자처럼 오늘을 살아라

시간여행이 가능한 한 남자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영화 ‘어바웃 타임’. 사진 IMDB 시간은 앞으로만 직진한다.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처럼 뒷걸음질 치지 않는다. 연어처럼 떠났던 자리로 회귀하거나 사춘기 반항아처럼 옆길로 새는 일도 없다. 깨진 조각들이 모여 멀쩡한 유리컵이 되고 엎질러진 물을 감쪽같이 담을 수 있는 건 필름을 거꾸로 돌려볼 때만 가능하다. 그래서 인간은 상상한다.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왜 이제 말하는 거야? 진작 말해줬다면 함께 멋진 여름을 보냈을 텐데.” 팀의 고백을 들은 여자가 아쉬운 듯 말한다. 팀은 신이 나서 과거로 돌아가 다시 마음을 털어놓는다. 그러자 여자가 떨떠름하게 말한다. “와우, 멋져. 그런데 나중에 답해도 되지? 휴가 마지막 밤에 다시 물어..

영화 2022.02.18

술을 마시면 행복해질까

[박꽃의 영화뜰] 그 남자의 삶은 그럭저럭 안정적이다. 자신은 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선생님이고, 아내는 경력 있는 간호사다. 10대가 된 두 아들은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무던하게 커 나간다. 아픈 데도 없고, 돈 걱정으로 밤잠 설칠 일도 없다. 그런데 친구들과 둘러앉아 근사한 저녁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문득, 사는 게 지나치게 허전하다는 생각이 든다. 명치끝에서부터 올라오는 뜨거운 우울이 눈물로 맺혀 흐르는 지경에 이르자 그는 생전 입에 대지 않던 술 한 잔을 꿀떡, 집어삼켜본다. 낯선 취기가 은은하게 몸을 감싼다. 술 한두 잔. 그게 갈피 잃은 중년에 찾아오는 지독한 우울감을 떨쳐내줄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매즈 미켈슨 주연의 영화 에서 시작된다. 덴마크에 사는 중년 남자 '니콜라이'(매즈 미켈..

영화 2022.02.14

한바탕 살고 가는 것… 친구여, 슬퍼말게나

[한시를 영화로 읊다]〈29〉나의 첫 번째 장례식 영화 ‘나의 첫 번째 장례식’에서 윌은 붉은 터번을 쓰고 인도인 비제이로 위장해 자신의 장례식에 참석한다. 판다미디어 제공 삼 가르바르스키 감독의 영화 ‘나의 첫 번째 장례식’(2013년)에서 주인공 윌은 생일날 자신에 대한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무심함에 실망한다. 우연한 사건으로 인해 자신이 죽은 것으로 오인되자, 윌은 인도인 비제이로 위장해 자신의 장례식에 참석한다. 도연명(陶淵明·365?∼427)도 자신의 장례에 문상 간 것처럼 스스로를 애도하는 만시를 읊었던 적이 있다. 위진남북조 시기 문인들은 장례 때 불리던 만가를 본떠 만가시(挽歌詩)를 썼다. 만가시는 특정인이 아니라 모두의 죽음을 다뤘고, 때로 망자의 말을 삽입하기도 했다. 도연명은 이를 이..

영화 2021.12.09

10년 묵은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갈 수밖에 없던 이유

[편집자주] 국산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글로벌 흥행이 국내 OTT 시장에 파장을 일으킨다. 국산 콘텐츠의 글로벌 흥행과 경쟁력 확대는 환영할 일이나 국내 제작업계의 글로벌 플랫폼 종속과 국내 OTT 플랫폼의 위기론이 교차한다. 오징어게임이 드러낸 국내 제작업계와 토종 OTT의 현주소, 성장을 위한 과제를 짚어본다. [[MT리포트] 오징어게임 흥행의 명과 암(上)] "오징어게임 이상하다며 다들 거절" 10년 묵은 대본, 넷플은 OK 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포스터"'오징어 게임'은 오직 넷플릭스에서만 할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다들 안 된다고 했는데 넷플릭스가 된다는 것을 보여줬어요. 용기를 가지고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같습니다"(황동혁 감독 언론 인터뷰)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

영화 2021.09.30

456억에 목숨 건 ‘오징어 게임’…22개국서 1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에 출연한 박해수, 이정재, 정호연. [사진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봤어?” 추석 연휴의 승자는 단연 ‘오징어 게임’이었다. 마땅한 화제작이 없었던 극장가나 지난해의 ‘나훈아 신드롬’ 같은 대박을 내지 못한 TV 예능의 빈자리를 ‘오징어 게임’이 차지했다.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단톡방에서는 ‘오징어 게임’의 시청 후기가 줄을 이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도전하는 이야기. 변변한 직장도 없고 간혹 생기는 돈은 경마로 날려버리는 성기훈(이정재),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수재에 여의도 투자회사에 다니며 성공한 줄 알았지만 잘못된 투자로 빚더..

영화 2021.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