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우의 미세한 풍경] 최근 찾은 애견용품 박람회, 축구장보다 훨씬 큰 전시장에 ‘人山犬海’ 犬체공학적 가슴줄, 50만원짜리 개소파… 유모차보다 개모차가 더 팔려 저출생 시대, 개같이 벌어봐야 줄 사람도 없다는 말이 우스개 아니더라 일러스트=이철원 얼마 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애견용품 박람회에 갔더니 입구에 이렇게 쓰인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개같이 벌어 개한테 쓴다.” 처음에는 우습게만 여겼는데 곱씹을수록 그럴듯한 표현이란 생각이 들었다. 돈 버는 일은 점점 더 힘들고 개 키우는 사람은 줄곧 늘어나고 있다. 결혼도 안 하고 아이도 안 낳으니 개 먹이고 치장하는 게 낙이다. 나는 설령 개같이 벌더라도 그 돈을 개한테 쏟아부을 생각이 없지만 어쨌든 그 플래카드 밑을 지나 내돈내산, 아니 ‘개벌개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