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463

누가 지금과 같은 정치의 책임자인가

[김형석 칼럼] 분열 아랑곳 않고 정권 탈취 몰두하는 野파국에 불 댕기고 “승리했다” 말하기도국민 위한 정당, 지도자다운 리더도 없어국민의 애국심을 정치 제물로 삼지 말라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 성숙한 나라의 국민은 먼저 정당을 살핀 후에 대통령이나 총리를 선출한다.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 실패한 정치가들은 정당의 명칭까지 바꾸곤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대중 정권의 후예로 태어났다. 노무현 정권 때는 극심한 정치적 혼란을 유발했다. ‘이민 가고 싶다’는 여론이 비등했을 정도였다. 그 뒤를 계승한 문재인 정부 동안에는 친북좌파인 운동권들이 정치의 주류를 차지했다. 대한민국의 ‘동질성’이 분열되면서..

논설 2025.01.24

'윤석열의 끝'이 '이재명의 시작'은 아니다

[강천석 칼럼]윤석열은 憲政 파괴, 이재명은 국가 마비 책임국민의힘, 모든 기득권 포기하고 대통령 임기 단축해 2線 후퇴시켜 '질서 있는 퇴장'과 改憲 추진해야 국가 지도자로서 윤석열 대통령은 끝났다. 대통령이란 직명(職名)이 얼마나 더 오래 붙어 있을지 모르지만 국가 지도자 자격은 잃었다. 국민 마음에서 지워졌다.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라는 희비극(喜悲劇) 이전의 국가 지도자로 결코 돌아갈 수 없다. 국가 명예와 국민 자존심을 무너뜨렸다. 국민의 희생과 투쟁으로 회복한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심대(甚大)하게 훼손했다. 제1 동맹국인 미국과의 관계는 서먹해지고 트럼프 차기 정부의 심상치 않은 한반도 정책에 대한 대비(對備) 태세의 발목을 잡았다. 안보·경제·공직 기강(紀綱)·사회 질서 유지를 흔들어 놓았다...

논설 2024.12.07

정말 이 정도까지인 줄은 몰랐다

이성적 아닌 감정적, 사려 깊음 대신 충동적국민 정서 모르고 알려고 하지도 않아혼자 동떨어진 생각… 다음도 이 연장선상인가'안전벨트를 매십시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밤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계엄군이 국회 본청으로 진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 많은 폭탄을 던져 왔다. 그 폭탄은 거의 모두 자신과 정부·여당 안에서 터져 자해만 입혔다. 윤 대통령이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마음 내키는 대로 하는 사람이란 얘기는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수없이 들었지만 정말 이 정도로 비정상적일 줄은 몰랐다. 많은 사람이 윤 대통령과 나라를 걱정해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간곡히 조언하고 고언했지만 돌아온 것은 정반대 행동이었다. 윤 대통령은 결국 계엄 ..

논설 2024.12.05

나라인가, 아내인가

공민왕은 애민 군주였지만노국 공주 떠난 뒤 자제력 잃어태조 이성계의 세자 선택도신덕왕후 때문에 정당성 잃어통치자는 개인 초월한 존재나라 위해서 때론 악인 돼야태종·세종도 인간적 연민 극복지금 국민의 인내, 한계 달했다 칸트로비치(E. Kantorowicz)에 따르면, 왕에게는 ‘두 개의 신체’(two bodies)가 있다. 자연인의 신체와 왕의 신체다. 왕은 한 개인인 동시에 왕국의 통치자다. 한 몸에 둘이 있으니,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왕의 영혼은 공인과 사인이 싸우는 거센 격투장이다. 공이 사를 이기면 나라가 산다. 그 반대면 나라가 망한다.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이 그런 사례다. 늙은 리어왕은 왕국을 삼분해 세 딸에게 상속하려 했다. 조건은 아버지에 대한 사랑의 고백이다. 하지만 상속을 노리는 사랑은..

논설 2024.10.16

"한국인, 서로 밀쳐내는 고슴도치 같다"

인간다움을 묻다 ② 권수영 교수 권수영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 상담코칭학과 교수는 “나를 돌아보는 것”을 인문학적 공동체 문화 회복의 첫 걸음으로 봤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22년 ‘보다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BLI)에서 한국의 사회적 연결 지표는 41개국 중 38위였다. 생활·교육 수준은 높았지만, ‘도움이 필요할 때 의지할 사람이 있다’는 응답은 80%로 OECD 평균 91%를 밑돌았다. 어쩌다 효와 예, 공동체적 가치를 중시해온 우리의 관계 지표가 최하위 수준으로 추락한 걸까. 지난 6일 만난 ‘관계 전문가’ 권수영(57)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상담코칭학과 교수는 “한국인은 원래 관계를 중시했는데, SNS(소셜미디어) 등으로 ..

논설 2024.03.21

출산 장려용 복지정책은 왜 계속 실패하는가

[朝鮮칼럼]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동기가 있어야 행동 대한민국 수도권은 초고밀도 인구 밀도 높아 경쟁 심해지면 결혼·출산 미루고 자신에게 투자 복지 정책은 착한 제도지만 출산율 높이는 데는 낙제점 원래 계획 있던 부부에게만 도움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지난 2월 28일 통계청은 우리나라의 작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0.72명이었다고 발표했다. 2022년(0.78명)보다 0.06명 줄었다. 게다가 작년 4분기는 0.65명으로 출산율 감소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더 충격적인 수치는 서울시의 0.55명이다. 우리나라는 2002년에 1.3 이하로 내려온 이후 계속 추락하고 있다. 합계출산율이 2.0 정도는 되어야 기존 인구수를 유지할 수 있는데, 이..

논설 2024.03.20

“남조선이 대한민국이라고?”

[양상훈 칼럼] 백두 혈통 위협하는 한라 혈통 탈북민과 북 가족이 대한민국 선망 일으킬까 김정은 입에서 나온 ‘대한민국 것들과 전쟁’ 김정은이 ‘남조선’ 대신 ‘대한민국 것들’이란 표현을 쓰기 시작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대한민국’은 금기어였다. 그들 나름의 외교 전략이 있겠지만 이 급작스러운 정책 변경은 북한 사회의 참담한 실상이라는 내부적 요인도 한 배경이라고 생각한다. 김정은이 같은 회의에서 “평양과 지방 격차 해소”라는 이례적 지시를 한 것도 그런 내부적 요인을 짐작하게 한다. 일론 머스크가 엑스(트위터)에 올린 한반도 야간 위성 사진. /엑스 탈북민들 얘기를 들어보면 평양과 지방은 다른 나라다. 평양 특권층은 프랑스 명품을 입고 샤부샤부를 먹는다. 평양 일반 주민도 한국 1980년대 생활은 하..

논설 2024.01.18

아직도, 우리의 소원은 통일인가

김정은의 노동당 연설… 통일 민족주의, 棺에 못 박아 남이건 북이건 힘 더 강했을 때 상대에게 ‘통일하자’ 큰소리… 김정은 발언은 결국 두려움일 뿐 지금 한반도에서 시급한 건 통일 아닌 평화적 외교 관계다 2023년 12월 3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설하고 있다./노동신문 뉴스1 우리의 소원은 통일인가? 북한 지도부의 답변은 결단코 ‘노’이다. 지난 12월 30일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연설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남북 관계가 ‘동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 관계’임을 분명히 했다. 또 조선중앙통신은 ‘민족, 동족이라는 개념’이 북에서 이미 삭제됐다고 천명했다. 놀랍지만 놀랍지 않다. 1990년대 김정일 위원장이 강조한 ‘우리 민족 제일주의’의 민족이 ..

논설 2024.01.17

‘인간’을 잃어버린 현대의학

안태환 의학박사·이비인후과 전문의 1923년 12월 파리에서의 초연 이후 10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세계 곳곳의 연극 무대에 오르는 쥘 로맹의 희곡 ‘크노크, 어쩌면 의학의 승리’. 극도로 민감한 의학 자본주의와 군중 통제의 이면을 다뤘는데, 코로나의 길고 긴 터널을 지나오며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요즘 말로 역주행을 하고 있다. 작품 속 크노크는 사익에 가득 찬 돌팔이 의사의 전형이다. 질병이라는 무기를 앞세워 선량한 마을 사람에 공포심을 심어주려 한다. 주민들을 잠재적 환자로 규정하며 비과학적이며 허구에 가득 찬 그의 의학적 선동은 나치의 괴벨스를 절로 연상시킨다. 크노크의 프로파간다는 탐욕적이며 효과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인간에게 생명에 대한 위협만큼 두려운 것은 없을 터이니. 이런 대사가 있다...

논설 2023.12.16

국민은 국회를 탄핵하고 싶다

巨野, 탄핵을 국정 마비와 협박 도구로 삼아 불체포특권은 범죄자 보호용 방탄으로 사용 與, ‘험지 출마’니 뭐니 서로 등 떠밀며 버텨 국가 미래 고민 없이 자기 이익에만 목매 제도는 잘못 없다, 문제는 그걸 사용하는 ‘인간’ 일러스트=이철원 권력이 인간을 타락시킨다는 건 틀리는 말이다. 아일랜드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권력이 인간을 타락시키는 게 아니라, 바보들이 권력을 타락시킨다고 말했다. 잘 쓰면 권력만큼 세상에 이로운 것이 없다. 문제는 그게 바보들 손에 들어갔을 때 어떤 흉기가 돼서 세상을 어지럽힐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바보들 손에 권력을 쥐여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요즘 대한민국 국회만큼 잘 보여주는 곳이 또 있을까 싶다. 그게 어떤 흉기인지도 모르면서 일단 휘휘 휘두르며 노는 모..

논설 2023.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