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건축 231

꼭대기서 아래로 짓는 리프트빌드 공법 ‘주목’

美 ‘익스체인지 타워’ 준공 앞둬 꼭대기부터 아래로 층을 채워가는 공법으로 건설 중인 미국 디트로이트시 '익스체인지 타워'. 건물 양쪽의 주 기둥이 지붕을 지탱하는 듯한 초기 형태(위)에서 한 층씩 아래로 채워가 준공을 앞두고 있다. /LIFTbuild ‘셔츠를 먼저 입을까, 바지부터 입을까…' 아침에 일어나 상·하의 중 무엇을 먼저 입는지는 습관에 따라 다르지만, 건축에서는 ‘건물을 올린다’고 말하는 것처럼 아래부터 쌓아올리는 것이 정석(定石)이다. 그런데 윗옷을 먼저 입고 바지를 입는 모양새로 꼭대기층에서 아래로 채워가는 빌딩이 미국에서 준공을 앞두고 있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에 16층(63m) 높이로 들어서는 이 건물은 ‘익스체인지 타워’다. 453t 무게 지붕을 지난해 5월 처음 올린 뒤 아래로..

주택, 건축 2023.02.23

서울 한복판 대지 10평의 마법...작지만 충만한 '우리집' [집 공간 사람]

집은 ‘사고파는 것’이기 전에 ‘삶을 사는 곳’입니다. 집에 맞춘 삶을 살고 있지는 않나요? 삶에, 또한 사람에 맞춰 지은 전국의 집을 찾아 소개하는 기획을 금요일 격주로 에 연재합니다. 처음부터 동네에 있었던 것처럼 잘 어울리는 주택의 외관. 주변 주택의 관계를 생각해 같은 질감의 벽돌로 마감했다. 박영채 건축사진작가 제공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 서울 한복판의 오래된 주택가에 첨탑처럼 삐죽 솟은 5층 벽돌주택. 건축면적이 고작 33.42㎡(약 10평)에 불과하지만, 채우고 비운 알찬 공간이 켜켜이 쌓여 30대 부부의 생활 공간이 마법처럼 움텄다. 건축주 박규혁(39), 양리원(39) 부부가 붙인 이름은 '셰누(Chez Nous)', 프랑스어로 '우리집'이란 뜻이다. 15평 이하 대지에 세워진 좁고 작은..

주택, 건축 2022.12.09

‘전진소녀’ 이아진 목수 ① ②

열여덟 살, 나는 목수가 되었습니다 열여덟 살, 아빠를 따라 방문한 건설 현장에 반해 빌더 목수가 됐다. 나무가 주는 편안함이 좋아 경량 목조주택을 짓기 시작했다. 유튜브 채널 〈전진소녀의 성장일기〉에서 꿈을 향해 달리는 과정을 보여주고, 〈인간극장〉 〈아무튼 출근!〉 〈너의 목소리가 보여〉 등의 방송에도 출연했다. #쓰임 앳된 얼굴에 부드러운 손, 거친 공사 현장과는 이질감이 느껴지는 청년이 눈에 띈다. 하얀 안전모에는 직접 그린 노란 꽃과 전진을 뜻하는 ‘JJ’가 적혀 있다. 제일 좋아하는 장비는 성인이 된 기념으로 아빠에게 선물 받은 핑크색 망치다. 스물한 살 목수 이아진 씨는 소품 하나도 개성 넘친다. 현장 선배들을 ‘행님’ 하고 부르는 그의 행동은 여느 목수와 다르지 않다. 허리에 찬 툴벨트에는..

주택, 건축 2022.05.17

폭격? No! 갓 지은 건물입니다

이 한장의 사진 /사진가 마르셀 스타인바흐·MVRDV 반사적으로 우크라이나를 떠올리지 않았는가. 다행히도(?) 폭격으로 파괴된 건물이 아니다. CG로 가공한 이미지도 아니다. 올 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업무 지구에 들어선 주상복합건물 ‘밸리(Valley)’다. ‘골짜기’란 뜻의 이름처럼 건물이 움푹 팼다. 전체적으로 세 개 봉우리가 솟은 형태. 가장 높은 봉우리는 100m 가까이 된다. 오피스, 아파트, 상점, 문화 시설 등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건물을 설계한 곳은 네덜란드의 스타 건축가 그룹 MVRDV. 철저히 데이터에 기반해 혁신적 형태를 이끌어내는 ‘데이터스케이프(Datascape)’로 유명하다. 보드게임 ‘젠가’처럼 여기저기 블록이 툭 튀어나온 듯한 외관이 트레이드마크. ‘테트리스 건물’이란 ..

주택, 건축 2022.04.18

아프리카 최빈국 원주민이 건축계 노벨상 '프리츠커' 받은 이유

프란시스 케레가 고국에서 지은 오페라 마을(2016년), 지붕을 들어올려 자연환기가 된다. @Francis Kéré 아프리카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꼽히는 부르키나파소 출신 원주민이 세계 건축계의 최정상을 차지했다. 지난달 미국 하얏트 재단이 발표한 올해 프리츠커상 수상자는 프란시스 케레(56)였다. 프리츠커상의 43년 역사상 최초의 흑인 수상자다. 1979년 만들어진 프리츠커상은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도 불린다. 이례적인 수상자를 배출한 듯한데도 놀랍다는 반응이 쏟아지지는 않았다. 프리츠커상의 지향점을 선명하게 보여준 결과였기 때문이다. 2017년 프리츠커상 수상자로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에 있는 건축사사무소 RCR의 세 공동대표가 지목되자, ‘듣보잡’ 시골 건축들이 큰 상을 받았다는 것에 떠들썩했다. 당..

주택, 건축 2022.04.09

아프리카 오지의 목수 출신... 건축계 노벨상 ‘프리츠커상’

43년 만에 첫 흑인 수상자, 프랑시스 케레 토착 재료로 마을 주민과 함께 학교 등 만들며 사회적 건축 실현 ”건축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의 삶 개선” 2014년 케레가 고국 부르키나파소에 지은 ‘외과 클리닉 및 보건 센터’. 커다란 패널 지붕을 겹쳐 얹어 햇빛을 차단하고 빗물을 모으기 쉽게 했다. /@프랑시스 케레 변변한 건물 하나 없는 오지(奧地)에서 자란 건축가가 세계 건축계 정상에 올랐다. 미국 하얏트재단은 15일(현지 시각)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출신 건축가 디에베도 프랑시스 케레(57)를 2022년 프리츠커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프리츠커상은 1979년 프리츠커 가문이 하얏트재단을 통해 제정한 건축상으로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43년 만에 첫 흑인 수상자가 탄생했다. 백인, 남성 중심 문..

주택, 건축 2022.03.16

“집값폭등은 토지 문제, 고층 압축개발로 극복 가능”

[차학봉의 부동산 봉다방] 천의영 한국건축가협회장 인터뷰 기본 건축비는 평당 500만원 정도, 토지 부족이 집값 폭등시켜 층수 용적률 완화 대신 개발 이익은 청년층과 공유해야 신도시 개발로는 수요 분산 한계, 도심 고밀 개발이 교통 수요 줄이는 친환경 대장동 사건 , 도시계획 결정에 전문가 시민 참여 공개 심의하면 예방가능 비용만 중시하는 건축 관리시스템이 아파트 붕괴사고 초래, “아파트의 기본 건축비는 평당 500만~600만원 정도이다. 그런데도 아파트 가격이 천문학적으로 치솟는 것은 적절한 택지공급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요가 급증하는 지역의 용적률 규제완화, 압축도시 등 유연한 정책을 펼치면 토지 공급 확대 효과를 낼 수 있고 집값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천의영 한국건축가협회장은..

주택, 건축 2022.03.06

치약 짜듯 시멘트 쌓는다… 3D프린터로 집 한 채 찍어내는데 12시간

지난달 21일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에 사는 싱글맘 에이프릴은 방 세 개, 화장실 두 개 딸린 주택에 입주했다. 저소득층인 그가 이 집을 가질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3D프린터. 시민단체와 3D 프린터 업체가 함께 지은 이 집은 3D프린터를 이용해 12시간 만에 만들어졌다. 목재와 철근을 이용하는 전통적인 미국 건축 공법과 달리 시멘트로만 지어져서 건축 시간뿐만 아니라 비용까지 절감하면서 싼값에 공급이 가능했다. 에이프릴은 시민단체에서 300시간 봉사하는 조건으로 이 집을 얻을 수 있었다. ◇치약 짜듯 시멘트 쌓아서 집 지어 올해는 집을 짓지 않고 찍어내는 3D프린터 주택이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안으로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3D프린터 기..

주택, 건축 2022.01.05

이 빠진 모양인데 건축상 휩쓸다…황매산 '겸손한' 휴게소 보니

공간문화대상 대통령상 수상 한국건축가협회상 등 3관왕 식상한 휴게소 대신 '힐링공간' 경남 합천군 황매산 정상 길목에 자리한 관광휴게소 '철쭉과 억새 사이'. 올해 공간문화대상 대통령상과 한국건축가협회상을 수상했다. [사진 윤준환 건축사진작가 촬영.] 주변의 산세에 어우러지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춰 지어진 황매산 군립공원 관광휴게소 '철쭉과 억새 사이'. 절제된 규모에 야트막한 높이로 설계됐다. [사진 윤준환 건축사진작가] 황매산 군립공원 관광휴게소 '철쭉과 억새 사이'는 멀리서 보면 반원 형태다. [사진 윤준환 건축사진작가]] 경남 합천군 황매산 군립공원을 찾는 사람들은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서 관광휴게소를 거쳐 간다. 해발 850m 기슭에 반원형으로 낮게 펼쳐진 건물 '철쭉과 억새 사이'다. 이곳은 지방..

주택, 건축 2021.12.20

1미터 이중벽 쌓는 데 5분···집 ‘뽑아내는’ 3D프린팅 건축, 이미 현실로

두바이에 건설된 세계 최대 규모의 ‘3D프린팅 건축물’. 아피스 코르(Apis Cor)사가 건축한 것이다. 특허청 제공(사진 출처 www.apis-cor.com) 2020년 11월 독일 발렌하우젠의 한 신축 아파트 건설 현장. 바닥면적이 380㎡인 3층 규모의 이 아파트에는 ‘3D프린팅 건축’이라는 특수공법이 적용됐는데, 건물의 뼈대가 되는 벽체를 건설하는 데 불과 6주가 걸렸다. 당시 잉크 대신 고압의 시멘트를 분사하는 2.5m 길이의 프린터가 가로·세로 1m짜리 2중 벽체를 쌓는 것은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3D프린팅 기술을 건축에 활용하면서 공기가 대폭 단축된 것이다. 이 아파트에는 현재 5가구가 입주해 살고 있다. 3D프린팅 건축 기술이 세계 건축 업계에서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다. 국내·외 기..

주택, 건축 2021.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