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2342

문무겸전… 한국 주짓수 시초, 한국 문학 가르치는 미국인 교수였다

한국 주짓수 시초 존 프랭클 사범 누구나 매일 싸운다. 싸움은 불가피하다. 살기 위해, 때로 자기 자신과도 싸운다. 훈련해야 한다. 지난주 월요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존 프랭클 주짓수’ 도장을 찾았다. 주짓수 고수 20여 명이 이른 아침부터 스승을 기다리고 있었다. 도복 차림으로 몸을 풀고 있던 이들, 한 남자가 등장하자 옷매무새를 다듬고 곧장 예를 갖췄다. 존 프랭클(58) 사범이었다. “자, 모여보세요.” 금발에 푸른 눈, 그러나 너무도 유창한 한국말. 바닥에 누운 채 상대의 압박을 어떻게 풀고 반격하는지 짧은 시범이 시작됐다. “주짓수는 유술(柔術)이에요. 부드러울 유, 재주 술. 그런데 주짓수가 마냥 부드러운 운동은 아니에요. 팔도 꺾고 목도 졸라야 하니까요. 중요한 건 사상이 부드러워야 한다..

인물 2025.06.21

“폐암입니다” 1년 뒤…‘신유빈 덕질’ 101세 대주교에 생긴 일

지난달 2일 전남 나주 광주가톨릭대 주교관에서 만난 윤공희(101) 대주교가 집무실로 향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객원기자 장정필 폐암입니다.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산전수전 다 겪은 100세 노인에게도 암은 무서운 존재다. 지난해 봄 윤공희 광주대교구 대주교(이하 경칭 생략)가 암 판정을 받던 날, 그는 있는 힘껏 덤덤한 척했다. 파노라마처럼 젊은 날들이 스쳤다. 열아홉부터 40년 넘게 피웠던 담배 때문일까….“수술도 약물·항암 치료도 안 받겠습니다.” 하지만 윤공희는 단호했다. 곁을 오래 지켰던 가족 같은 엔다(71) 수녀는 그의 숨이 평소보다 가빠질 때마다 남몰래 불안에 휩싸였다. 이어 죄책감이 따라왔다. 이제와 고백하건대, 그와의 이별을 준비했던 것 같다고 했다.그런데 1년이 훌쩍 지나 101세가..

인물 2025.06.06

"유시민 망언… 노무현 팔아 호가호위한 '가짜 진보'의 민낯"

死後 '자랑스러운 서울법대인상'장기표 대신 수상한 아내 조무하지난달 2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故 장기표 선생의 아내 조무하 여사가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조 여사는 "장기표 선생은 혁명가"였다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해서 "장 선생과 많은 부분 똑같고 각론에 강한 사람"이라고 했다. /남강호 기자 남편과 걷던 동네 공원에 홀로 남은 조무하는 "모든 사람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몸을 던진 아름다운 혁명가"로 장기표가 기억되길 바란다고 했다. 손에 든 책은 장기표의 유작 '위기의 한국, 추락이냐 도약이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경고해 화제가 됐다. /남강호 기자 아파트 담장에 목향장미 흐드러진 날, 조무하는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지난해 작고한 남편 장기표에게 ‘자랑스..

인물 2025.06.02

'연봉 1억' 회계사 관두고 청소 알바 시작한 30대... "지금이 더 행복"

회계법인을 그만두고 청소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는 이씨. /유튜브 회계사를 그만두고 청소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30대 여성의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사연은 유튜브 채널 ‘나는 사장님’ 채널을 통해 소개됐다. 영상에 따르면, 일본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일본에서 4년 한국에서 3년 총 7년을 회계사로 일해 왔다는 이윤재(31)씨는 현재는 한의원 등에서 청소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생활하고 있다. 회계법인 재직 당시 연봉을 1억원까지 받아봤다는 이씨는 ‘특별한 삶’을 위해 퇴사를 결심했다고 한다. 이씨는 “회계법인에는 회계사만 있지 않나”라며 “제가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평범한 한 명의 회계사라는 기분이 들었다. 거기서도 또 특별해지려면 내가 뭐를 해야 하지라는 마음 때문에 입사하고 되게 힘들었다..

인물 2025.05.25

150명에 부고장… 박정자 "장례식에 미리 초대합니다"

김동호·손숙 등 문화계 인사 초청 박정자(가운데) 배우가 출연 중인 영화 ‘청명과 곡우 사이’의 한 장면. 박 배우는 한 여배우의 늙어감과 죽음을 들여다보는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강릉 해변 상여 장면 촬영을 축제 같은 ‘사전 장례식’ 삼아, 친한 지인 150여 명에게 ‘부고 초대장’을 보냈다. /유준상 감독 제공 “그리고 오늘 여든세 살 나의 장례식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장례식은 엄숙해야 한다고 누가 정했을까요. 오늘만큼은 다릅니다. 당신은 우는 대신 웃어야 합니다.” 박정자(83) 배우의 가까운 지인 150여 명은 최근 특별한 초대장을 받았다. 제목은 ‘부고(訃告): 박정자의 마지막 커튼콜’. 글은 길고 간곡하다. “꽃 대신 기억을 들고 오세요. 마지막으로 들었던 나의 목소리를, 내가 좋아했던 대사..

인물 2025.05.14

"로켓과 우주는 내면의 초월의지"…81세 NASA 연구원이 神 믿는 이유

백성호의 현문우답미국 항공우주국(NASA)에는 ‘발명가 명예의전당’이 있다. 역대 NASA 과학자들 중 아주 특별한 발명 공로가 있는 이들이 선정된다. 챗GPT에게 그 명단을 물었다. 맨 위에 1순위로 올라온 사람의 이름이 ‘최상혁’이었다. 올해 81세, NASA의 현역 과학자(수석 연구원)이다.최 박사가 지금껏 발명한 건수만 181개. 현재 발명 중인 것을 합하면 무려 200개가 넘는다. NASA 과학자들의 발명 건수는 대개 10개 안팎이다. 그가 명예의전당에 오른 이유다.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최 박사를 지난달 23일 서울 숙소에서 만났다. 최 박사에게 로켓과 우주, 과학과 자유를 물었다.미국 NASA 수석연구원 최상혁 박사는 올해 81세다. 그런데 미국 항공우주국에서 현역 수석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

인물 2025.05.09

외국인 첫 가야금 이수자 된 '알래스카 조씨'

미국인 조슬린 클라크 배재대 교수  지난 3월 21일 서울 중구 조선일보미술관에서 국내 최초로 외국인 가야금 이수자 된 조세린 클락 배재대 교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운호 기자 “처음 선정 소식을 듣고, 스스로도 믿기질 않았죠.” 전북무형유산 제40호 가야금 산조 이수자로 최근 선정된 미국인 조세린(본명 조슬린 클라크·55)씨는 곱게 쪽진 갈색 머리에 아름다운 자개 장식 비녀를 꽂은 머리가 무척 자연스러웠다. 그는 지난달 10일 국내 첫 외국인 ‘무형유산 이수자’로 선발됐다. 과거 판소리 분야에서 해외 거주 한국인이 이수자로 선정된 사례가 있지만, 실제 외국인이 선정된 사례는 처음이다. 전북도청 유산관리과는 “무형유산 이수자는 10년 이상 배운 한국인들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장기 체류가 어려운 해..

인물 2025.04.08

NYT 1200만 구독 만든 '황금손'…한국계 그녀의 성공비결은

뉴욕타임스(NYT)의 디지털 유료 구독 신화를 위해 뒤에서 묵묵히 일해온 한나 양 최고 성장 및 독자 관리자(CGCO). 김종호 기자뉴욕타임스(NYT)엔 '최고 성장 및 독자 관리자(Chief Growth & Customer Officer)'라는 자리가 있다. 유료 구독 성장을 책임지는 핵심 요직이다. 이 자리에서 NYT의 유료 구독 1200만(2025년 1분기 기준) 신화를 쓴 인물이 한국계 미국인 한나 양이다.디지털 구독이 NYT 매출에 기여한 금액은 2025년 현재 14억 달러(약 2조 514억원)에 달한다고 악시오스(Axios) 등 외신은 집계한다. 한나 양의 다음 목표는 2년 안에 1500만 유료 구독 달성이다. NYT와 파트너쉽을 맺고 있는 중앙일보·코리아중앙데일리와의 회의 및 고려대 미디어학..

인물 2025.04.07

'인간 윤석열' 10년 취재기, '대전 유배' 당시 술자리의 그였다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27일 한·일·중 정상회의 공동기자회견 뒤 퇴장하는 모습. photo 뉴시스 그에게 전화를 받았던 날을 아직도 기억한다. 지금처럼 여의도 일대 벚꽃나무에 꽃망울이 하나둘 맺힐 즈음이었다. 나는 3호선 지하철을 타고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었다. 저장되어 있지 않은 번호는 잘 받지 않는 터라 그날도 전화를 받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통화 버튼을 눌렀다. 도발적 음성이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자네가 박혁진인가? 나 윤석열이네.”잠시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지하철 문 옆 손잡이에 기대고 있던 나는 반사적으로 몸을 세웠다.‘윤석열? 그 윤석열 검사?’뜻밖의 전화에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머리와 달리 입으로는 매끄러운 대답이 나갔다.“아! 검사님! 반갑습니다. 제가 박혁진입니다. 이렇게 연..

인물 2025.04.06

한국인 첫 日미쉐린 별을 따기까지… "초밥은 수행이다"

日미쉐린 외국인 최초 1스타, 문경환 셰프가 말하는 '스시'  한국인 최초로 일본 스시 부문에서 미쉐린 1스타를 받은 문경환(38) 셰프는 정작 성인이 될 때까지 스시를 먹어본 적 없다. 충남 논산 딸기 농장집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중3 때 일본 만화 ‘미스터 초밥왕’을 보고 처음 초밥이란 세계를 알았다. “당장 뭘 할지 목표도 없는 상황에서 같은 나이의 ‘쇼타’(’미스터 초밥왕' 주인공)가 꿈을 위해 밤새워 연습하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 가상의 인물이지만 나도 여기에 에너지를 한번 쏟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18년 뒤 실제 이 소년은 일본 도쿄 아자부주반에 자신의 가게 ‘스시야 쇼타’를 열고, 첫 손님으로 ‘미스터 초밥왕’ 작가인 ‘데라사와 다이스케’를 맞는다. 최근 자신의 이런 꿈과 도전을..

인물 2025.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