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2336

외국인 첫 가야금 이수자 된 '알래스카 조씨'

미국인 조슬린 클라크 배재대 교수  지난 3월 21일 서울 중구 조선일보미술관에서 국내 최초로 외국인 가야금 이수자 된 조세린 클락 배재대 교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운호 기자 “처음 선정 소식을 듣고, 스스로도 믿기질 않았죠.” 전북무형유산 제40호 가야금 산조 이수자로 최근 선정된 미국인 조세린(본명 조슬린 클라크·55)씨는 곱게 쪽진 갈색 머리에 아름다운 자개 장식 비녀를 꽂은 머리가 무척 자연스러웠다. 그는 지난달 10일 국내 첫 외국인 ‘무형유산 이수자’로 선발됐다. 과거 판소리 분야에서 해외 거주 한국인이 이수자로 선정된 사례가 있지만, 실제 외국인이 선정된 사례는 처음이다. 전북도청 유산관리과는 “무형유산 이수자는 10년 이상 배운 한국인들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장기 체류가 어려운 해..

인물 2025.04.08

NYT 1200만 구독 만든 '황금손'…한국계 그녀의 성공비결은

뉴욕타임스(NYT)의 디지털 유료 구독 신화를 위해 뒤에서 묵묵히 일해온 한나 양 최고 성장 및 독자 관리자(CGCO). 김종호 기자뉴욕타임스(NYT)엔 '최고 성장 및 독자 관리자(Chief Growth & Customer Officer)'라는 자리가 있다. 유료 구독 성장을 책임지는 핵심 요직이다. 이 자리에서 NYT의 유료 구독 1200만(2025년 1분기 기준) 신화를 쓴 인물이 한국계 미국인 한나 양이다.디지털 구독이 NYT 매출에 기여한 금액은 2025년 현재 14억 달러(약 2조 514억원)에 달한다고 악시오스(Axios) 등 외신은 집계한다. 한나 양의 다음 목표는 2년 안에 1500만 유료 구독 달성이다. NYT와 파트너쉽을 맺고 있는 중앙일보·코리아중앙데일리와의 회의 및 고려대 미디어학..

인물 2025.04.07

'인간 윤석열' 10년 취재기, '대전 유배' 당시 술자리의 그였다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27일 한·일·중 정상회의 공동기자회견 뒤 퇴장하는 모습. photo 뉴시스 그에게 전화를 받았던 날을 아직도 기억한다. 지금처럼 여의도 일대 벚꽃나무에 꽃망울이 하나둘 맺힐 즈음이었다. 나는 3호선 지하철을 타고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었다. 저장되어 있지 않은 번호는 잘 받지 않는 터라 그날도 전화를 받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통화 버튼을 눌렀다. 도발적 음성이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자네가 박혁진인가? 나 윤석열이네.”잠시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지하철 문 옆 손잡이에 기대고 있던 나는 반사적으로 몸을 세웠다.‘윤석열? 그 윤석열 검사?’뜻밖의 전화에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머리와 달리 입으로는 매끄러운 대답이 나갔다.“아! 검사님! 반갑습니다. 제가 박혁진입니다. 이렇게 연..

인물 2025.04.06

한국인 첫 日미쉐린 별을 따기까지… "초밥은 수행이다"

日미쉐린 외국인 최초 1스타, 문경환 셰프가 말하는 '스시'  한국인 최초로 일본 스시 부문에서 미쉐린 1스타를 받은 문경환(38) 셰프는 정작 성인이 될 때까지 스시를 먹어본 적 없다. 충남 논산 딸기 농장집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중3 때 일본 만화 ‘미스터 초밥왕’을 보고 처음 초밥이란 세계를 알았다. “당장 뭘 할지 목표도 없는 상황에서 같은 나이의 ‘쇼타’(’미스터 초밥왕' 주인공)가 꿈을 위해 밤새워 연습하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 가상의 인물이지만 나도 여기에 에너지를 한번 쏟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18년 뒤 실제 이 소년은 일본 도쿄 아자부주반에 자신의 가게 ‘스시야 쇼타’를 열고, 첫 손님으로 ‘미스터 초밥왕’ 작가인 ‘데라사와 다이스케’를 맞는다. 최근 자신의 이런 꿈과 도전을..

인물 2025.03.28

4000명 넘는 필부필부 배웅…열심히 산 사람, 끝도 좋더라

‘대통령 염장이’ 유재철 대표가 본 삶과 죽음유재철 대한민국장례문화원 대표가 중앙SUNDAY와 인터뷰에서 30년 장례지도사를 하며 느낀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최영재 기자“산 사람과의 약속은 여간해선 잡지 않아요. 사자(死者)와는 선약을 할 수 없으니 부고가 들리면 바로 달려가는 게 염장이의 숙명이죠.”30년 넘게 장례지도사의 길을 걸어온 유재철(66) 대한민국장례문화원 대표는 자신을 ‘염장이’로 소개했다. 그는 “과거엔 장례지도사를 염사 혹은 염쟁이로 불렀다”며 “염쟁이는 업을 비하하는 것 같아 장인이란 뜻을 담아 명함에 염장이로 새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 염장이’로도 불린다. 최규하·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 등 전직 대통령 6명의 장례가 그의 손을 거쳐 치러졌다...

인물 2025.03.22

암세포 재발 원리 찾아… "美선 정답보다 소통 중시, 그게 혁신의 길"

[한인 과학자에게 묻다] [3] '생물 물리학' 석학 하택집 하버드대 교수  지난 1월 하버드대 연구실에서 하택집 교수가 박사후 연구원 줄리언 알스톤씨와 연구용 플라스크를 들어 보이며 웃고 있다. 하 교수는 최근 손상된 DNA가 복구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한 논문을 완성했다. DNA가 자가 복구를 어떻게 이뤄내는지 정확한 과정을 밝혀낸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하택집 교수  인간의 피부색, 키, 얼굴형부터 타고난 성향과 질병까지 결정하는 DNA는 개개인의 ‘기본 설계도’ 같은 것이다. 이 설계도를 사람이 인위적으로 지우고, 덧그려서 잘못된 것을 보완할 수 있을까.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게 이른바 ‘유전자 가위’ 기술이다. 생물물리학 분야의 권위자인 하버드대 하택집(57) 교수는 ‘유전자 가위’ 연구를 한..

인물 2025.03.17

“내 핑계로 모여 술 마셨군” 루게릭 그녀, 눈으로 농담한다

어느날 루게릭이 찾아왔다2화. 어느 날 루게릭이 왔다 루게릭병 환우 신은정씨가 지난 5일 경기도 안양시 자택에서 12년 지기 '평심이' 엄마들과 만나 활짝 웃고 있다. 그는 이날 '(친구들 방문 덕에) 생기가 돌고 환자임을 잊게 된다'고 했다. 아이 친구 엄마에서 친구가 된 이들은 아픈 은정씨가 일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곁에서 돕고 있다. (왼쪽부터) 유영화·권재원·신은정·김미경·이종은씨. 전민규 기자# 2015년 11월언젠가부터 왼쪽 다리에 힘이 빠져 절뚝거렸다. 통증도 없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평소 건강 하나는 자신 있었으니까. 그것보다 초등 2학년생 아들과 네 살 딸, 직장 일을 챙기는 게 우선이었다. 하루 3~4시간밖에 못 자며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던 때였다.바쁘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 ..

인물 2025.02.14

공고 나온 ‘입주청소 아줌마’ 이 자격증, 의대 아들 키웠다

1961년생, 올해 64세, 나는 젊은 시절을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 공고를 졸업하고 대학에 다니던 중 결혼한 나는 결국 첫아이를 낳고 학교를 중퇴했다. 당시 대기업에 다니던 남편은 아이가 태어난 다음 달 사정상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 그때부터 나는 새벽에 우유·주스 등을 배달하며 생업에 뛰어들었다.작은 회사에 재취업한 남편과 맞벌이하며 1원 한 푼 허투루 쓰지 않고 악착같이 모아 화장품 가게를 차렸다. 둘째도 낳고 작은 아파트도 장만하고 생활에 안정이 찾아오자 나는 2년제인 백석대(현 백석예술대) 음대에 진학해 교원 자격증을 따서 피아노 학원을 차렸다. 학원은 입소문을 타면서 금세 수강생으로 북적였다.하지만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터졌다. 남편 회사가 사라져버렸고, 집 담보로 ..

인물 2025.02.11

"한국, 다른 나라 뒤에 숨을 수 있는 작은 나라 아냐… 능동적 결정해야"

[우크라이나 침공 3년] [2]역사학자 티머시 스나이더 인터뷰  지난달 28일 티머시 스나이더 미 예일대 역사학과 교수가 노르웨이 오슬로대 강당에서 미국 외교 정책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그는 본지 인터뷰에서 “한국에 ‘우린 작은 나라니 가만히 있겠다’는 건 선택지가 될 수 없다”며 “세계에 한국의 가치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PA 연합뉴스 “한국은 이제 ‘작은 나라’가 아닙니다. 존재감이 너무 커져 더 이상 다른 나라 뒤에 숨을 수 없어요.” 티머시 스나이더(Snyder·56) 미국 예일대 역사학과 교수에게 한국은 세계의 미래를 책임지고 고민해야 하는 ‘큰 나라’였다. 아직 미국·중국·러시아 같은 ‘대국’ 반열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그의 표현을 빌리면 “자신의 우방을..

인물 2025.02.05

안도 다다오도 반한 '여걸'… "손때 묻은 옛물건이 날 절망에서 구원"

옥관문화훈장 이행자 본태박물관장'여걸' 별명의 정주영 넷째 며느리 "손때 묻은 옛물건이 날 절망서 구원"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자리한 본태박물관에서 만난 이행자 고문. 거침없는 여장부인 그는 옛가구와 규방용품이 가득한 제1전시관을 가장 자랑스러워했다. 이 고문 뒤로 보이는 작품은 이스라엘 작가 데이비드 걸스타인의 '유포리아'. /신현종 기자 건축가 안도 다다오와 이행자는 오랜 친구 사이다. 제주 서귀포에 본태박물관을 세울 때 건축주와 설계자로 만난 두 사람은 ‘일 중독’인 서로를 한눈에 알아보고 의기투합했다. 안도는 불도저처럼 일을 밀어붙이는 이행자를 보고 ”이렇게 센 여인은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암 투병 중인 안도의 신작도 올 하반기 본태박물관 부지에 들어선다. 노출 콘크리트가 아니라 스테인리..

인물 2025.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