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50대 벌떡 깨우는 ‘악몽’ 비밀…10년 뒤 70%가 이 병 걸렸다

해암도 2025. 1. 23. 18:24

마음 챙기기 꿈풀이연구소


품에 안기는 돼지, 후두둑 빠지는 치아, 절벽에서 떨어지는 나….
매일 밤 찾아오는 다양한 꿈의 의미가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여러분의 꿈엔 어떤 메시지가 숨겨져 있을까요?

 📄연구 리스트📄

① 한국인의 꿈 : 돼지꿈, 용꿈, 똥꿈까지… 우리는 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② 누구나 가지는 탄생 신화 : 어떤 꿈이 특별하고 비범한 태몽일까?
③ 악몽은 왜 꾸는 걸까?
④ 건강에 적신호가 되는 꿈?
⑤ 자각몽 : 꿈을 조종할 수도 있다?
⑥ 동물도 꿈을 꿀까?
⑦ 꿈이 말해 주는 나의 마음 상태
⑧ 귀신이 나오는 꿈은 길몽일까? 흉몽일까?
⑨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뇌과학자가 풀어주는 꿈 Q&A

🔎오늘 연구할 내용🔎 
 🌀 악몽의 비밀
밤마다 찾아오는 공포의 손님, 악몽. 왜 우리의 꿈속에 나타나는 걸까요?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고 잠에서 갑작스럽게 깨게 만드는 악몽은 단순히 마음의 산물일까요, 아니면 더 깊은 심리적·신체적 신호일까요? 악몽이 우리의 뇌와 몸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봅니다.

🫀 악몽과 건강의 관계
악몽을 꾸는 동안 느껴지는 두근거림, 숨이 찬 증상, 땀으로 젖은 몸. 이는 단순한 불안이 아닐 수 있습니다. 특히 50대 이상의 반복적인 악몽은 심각한 질병의 징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밝히는 악몽과 질병간의 관계, 그리고 이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확인하세요.

🧠 반복되는 꿈의 의미
누구나 한 번쯤 꿔봤을 법한 쫓기는 꿈, 떨어지는 꿈, 치아가 빠지는 꿈. 왜 이런 꿈이 자꾸 반복되는 걸까요? 우리의 뇌는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걸까요? 감정과 기억을 저장하는 뇌 구조의 비밀을 통해 꿈에 숨겨진 의미를 탐구해봅니다.

🌞 악몽을 줄이는 건강한 습관
밤마다 반복되는 악몽,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전문가들은 규칙적인 생활과 건강한 수면 습관이 악몽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햇빛을 쬐는 아침 습관부터 핸드폰 사용을 피하는 자기 전 루틴까지, 악몽 없는 건강한 밤을 만드는 팁을 소개합니다.

오늘의 이야기 손님


주은연 교수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 교수이자 삼성서울병원 수면장애 클리닉 전문의.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수면장애 분야에서 20년 넘게 연구하며 2만 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한 경험이 있다. 수면과 건강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고, 대한수면학회 국제이사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매일 숙면』이 있으며, EBS ‘명의’를 비롯한 방송과 강연을 통해 건강한 수면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박종석 전문의
연세봄정신건강의학과의원 대표 원장이자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외래교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서울대학교 병원 본원에서 임상강사로 활동했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의사 생활 자문을 맡았으며, 저서로 『우린, 조금 지쳤다』와 『살려주식시오』가 있다. 정신건강 및 수면 관련 연구와 상담을 통해 건강한 삶을 돕는 데 앞장서고 있으며, ‘정신의학신문’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Q. 악몽, 왜 꾸는 걸까


주은연: 악몽의 정의를 다시 세워야 할 것 같아요. ‘악몽’과 ‘나쁜 꿈’이라는 게 있습니다. 악몽은 영어로 ‘나이트메어(Nightmare)’라고 하는데, 꿈 때문에 놀라서 확 깨는 상태를 말합니다. 심장이 뛰고, 가슴도 두근거리며, 땀이 나고 꿈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는 것. 그것이 악몽이에요. 반면, 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죽은 사람들이 보였어”, “어제 너무 기분 나쁜 꿈을 꿨어”라고 얘기하는 것은 단순히 나쁜 꿈(Bad Dream)입니다. 악몽과 나쁜 꿈의 가장 큰 차이는 악몽이 깔려 있는 어떤 수면 질환 혹은 다른 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악몽이 반복된다면 기본적인 수면에 대한 검사나 다른 질환 검사를 하셔야 합니다. 나쁜 꿈이 반복된다면 대개 스트레스나 심리적인 요인이 많은 경우가 많아요.



박종석: 일반적으로 꿈의 단계가 있는데요. 얕은 수면에 해당하는 1단계와 2단계, 그리고 깊은 수면인 서파수면이 있는 3, 4단계가 있습니다. 이를 지나면 다시 얕은 수면으로 돌아오고, 마지막에 렘수면(REM Sleep)이 옵니다. 이 주기가 약 1시간 반(90분) 정도 걸리고, 우리는 이 과정을 한밤에 4~5번 정도 반복합니다. 이 렘수면에서 꿈을 꿀 기회가 생깁니다. 렘수면의 길이와 효율은 사람마다 다른데, 이 효율은 개인의 나이, 인지 기능, 그리고 정서적 상태에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은연: 꿈은 보통 렘수면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90% 정도가 그렇고 나머지 10% 정도는 논렘수면(Non-REM Sleep)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렘수면에서 보이는 꿈은 색감도 있고 스토리가 있는 생생한 꿈인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논렘수면에서 보이는 꿈은 잡스러운 느낌의 꿈이 많아요.

Q. 악몽이 단순히 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심장이 뛰고 숨이 가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은연: 그걸  ‘자율신경계 항진 증상’ 이라고 그래요. 그게 동반되면서 깨어야만 우리가 ‘나이트메어’라는 말을 씁니다. 보통 우리가 렘수면을 몸의 신체 증상들이 조금 더 흥분돼 있는 상태라고 얘기하는데요. 마치 깨어 있는 것처럼요. 이 증상은 그게 병적으로 높아진 상태입니다. 그러다가 깨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Q. 군대 꿈 같은 반복적인 악몽은 왜 나타날까



박종석: 꿈이라는 건 예전에 있던 나쁜 기억이 재생되는 경우도 있는데요. 어렸을 때부터 무의식적으로 억압된 어떤 욕망의 발현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우선순위의 기억들은 해마체에 따로 저장이 되는데요. 그러니까 우리의 기억 저장소인 것이죠. 그런데 그 해마체 바로 옆에 편도체라는 공간이 있어요.


부정적인 감정이나 기억에 태그(Tag)을 달아주는 역할을 하거든요. ‘이건 특별히 기억을 해야 돼’라면서 빨간 동그라미를 그려주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긍정적인 기억은 잊어버려도 크게 살아가는 데 문제가 안 되잖아요. 그런데 놀람, 두려움, 공포, 분노 이런 불안과 직접적인 연관이 되어 있는 기억들은 우리가 반드시 기억을 하라고 특별히 우선순위를 분류를 해놓습니다. '군대에 갔다' 이런 나쁜 기억은 사실 오랫동안 해마체의 우선순위에 저장이 돼 있는 것이죠. 실제로는 여러 가지 꿈을 몇 시간 동안 섞어서 꿨더라도 일어나면 ‘군대 꿈’이 가장 먼저 강렬하게 생각이 나는 거죠

Q. 쫓기는 꿈, 떨어지는 꿈, 치아 빠지는 꿈 등 사람들이 공통적인 꾸는 악몽은 왜 나타나는 걸까?

박종석: 우리가 잠을 잘 때는 전두엽이나 대뇌가 쉬는 시간입니다. 여기에 눌러놨던 것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면서 꿈이 되는 거죠. 그래서 악몽을 반복해서 꾼다고 해서 꼭 나쁜 것은 아닙니다. 저는 뇌가 자정작용을 하는 과정으로 봅니다. 뇌가 “이제 다 청소될 때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라고 알려주는 신호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특히 꿈이 매번 바뀐다면, 이는 뇌가 감정을 정리하고 균형을 맞추기 위한 건강한 작용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악몽에 대해 두려워하거나 긴장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주은연: 젊은 분들은 꿈을 꾸고 나면 인터넷에 찾아보며 자각몽 같은 용어로 설명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저는 꿈의 내용에 큰 비중을 두지 않습니다. 사실 꿈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인 해석이 많은 것 같은데요. 대부분의 꿈은 렘수면에서 나오잖아요, 그런데 렘수면은 성인의 전체 수면 중 약 25%를 차지합니다. 나이가 들어도 그 비율이 크게 줄지 않는데요. 만약 렘수면이 쓸모가 없거나 좋지 않은 기능이었다면 진화 과정에서 줄었겠죠.

Q. 그렇다면 렘수면이 가진 순기능은 무엇일까요?

주은연: 첫 번째로 감정적인 피로를 풀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두 번째로 기억력 강화에도 매우 중요합니다. 기억은 감정과 함께 저장될 때 더 강렬하고 오래 남는데요. 렘수면은 낮 동안의 기억을 정리하고 저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하죠. 물론 깊은 잠인 서파수면(Non-REM 수면)도 기억력 저장에 중요한 기능을 합니다. 두 가지 모두 수면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런데 제 환자들이 와서 ‘꿈이 너무 많아요’, ‘잔 것 같지 않아요’, ‘꿈 좀 없애주세요’라고 하면요. 없앨 수는 있어요. 렘수면을 억제하는 항우울제 같은 약물로 꿈을 줄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렘수면이 줄어들면 잠의 품질이 좋아진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렘수면 억제는 기억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데요. 꿈을 억제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꿈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예외적인 경우를 말씀드리면, '악몽이 질병의 표현형이다'라는 겁니다. 나이 드신 분들 중에서 자다가 숨이 막혀서 깨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렘수면 중 '수면 호흡장애'가 악화된 것일 수 있습니다. 반복적으로 악몽을 꾸는 고령층이라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실제로 70대 이상의 환자에게 양압기 치료를 했더니 악몽이 좋아지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나이 드신 분들의 악몽은 단순히 스트레스의 결과로 보지 말고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Q. 렘수면 행동장애(RBD)가 노년층에게 왜 위험한가?

주은연: 렘수면 행동장애(RBD)는 렘수면(REM Sleep) 상태에서 몸이 이완되지 않고 꿈속의 행동을 실제로 따라 하는 증상을 말합니다. 원래 렘수면 상태에서는 뇌가 몸 전체에 힘을 빼놓습니다. 눈동자와 호흡근만 활동하고, 몸은 움직이지 않는 상태가 되는 게 정상이에요. 하지만  50대 후반이나 60대부터 이 밸런스가 깨집니다. 잘 때 몸의 힘이 빠지지 않고, 꿈에서의 행동을 실제로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꿈속에서 ‘누군가와 싸운다’, ‘위협을 받는다’, ‘도망간다’ 같은 공격적인 상황이 나타나면서, 팔을 휘두르거나 다리를 움직이고, 벌떡 일어나 앉거나 심지어 침대 밖으로 뛰쳐나가는 일도 발생합니다. 문제는 이런 행동으로 인해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이 증상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로 뇌의 퇴행성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렘수면 행동장애를 보이는 환자의 약 70%가 10~15년 내에 파킨슨병이나 치매 같은 뇌 퇴행성 질환으로 발전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환자들은 지금 당장은 건강해 보이더라도, 잠을 자는 동안 이런 증상이 반복되고 다치게 되니 불안해서 병원을 찾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증상이 모든 환자에게서 퇴행성 뇌질환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60대 이상의 남성에게서 여성보다 2배 이상 높은 발생률을 보입니다. 그런데 수면 무호흡증이 심한 경우에도 렘수면 행동장애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를 ‘허위 렘수면 행동장애(Pseudo RBD)’라고 하는데, 이 경우 렘수면 행동장애와는 치료 방법이 완전히 다릅니다. 그래서 반드시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수면 무호흡증이 동반된 상태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박종석: 렘수면 행동장애는 치료가 가능한 질환인가요?

주은연: 렘수면 행동장애는 현재로서는 완치되는 병이 아닙니다. 끝까지 가요. 특히 수면 무호흡증은 렘수면 행동장애와 동반되었을 때 뇌의 퇴행을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60대 이상의 남성들은 대부분 수면 무호흡증이 어느 정도는 있다고 봐야 합니다. 이런 경우, 수면 무호흡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 방법입니다. 증상을 조절하면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수면 무호흡증이 있을 경우 이를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가장 먼저입니다. 그리고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절대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술은 뇌를 더 빠르게 퇴행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Q.어린아이들이 꾸는 악몽, 발달 과정에서 어떤 의미가 있을까?


박종석: 어린아이들은 성인보다 상상력과 창의력이 훨씬 풍부합니다. 특히 낮 시간 동안 공상을 많이 하는 아이들은 그 공상이 꿈속에서 연장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에는 꿈을 더 많이 꾸고, 그 내용을 표현하는 빈도도 높습니다. 꿈을 자주 꾸는 아이들 중에는 감정적으로 민감하고 공감을 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MBTI에서 F형 성향을 가진 아이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들은 변연계(Limbic System)가 발달해 있는 경우가 많은데, 변연계는 감정, 기억, 동기 부여와 관련된 뇌 구조의 집합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불안 민감도가 높고, 두려움에 쉽게 영향을 받으며, 누군가의 공감과 케어를 필요로 합니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충분히 이야기를 들어주고, 안정감을 제공하는 양육 태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공감을 통해 아이가 자신의 불안감이나 두려움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악몽을 줄이고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Q. '이런 꿈' 꾸면 꼭 병원에 가야한다?

박종석: 몇 가지 경우는 병원 진료가 필요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있습니다. PTSD는 큰 외상을 경험한 뒤 반복적으로 그 사건을 꿈으로 재경험(Re-experience)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사고나 폭력 같은 충격적인 경험을 한 사람이 그 기억을 계속 꿈에서 재현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런 경우 악몽이 자연스럽게 해결되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꿈을 줄이고 환자의 불안을 완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Q. 하지불안 증후군은 꿈과 관련이 있을까?

주은연: 하지불안 증후군은 꿈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 증후군은 자기 전에 다리에 불편한 감각이 느껴지는 것으로, 뇌의 도파민 문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하지불안 증후군 환자들 중에는 수면 중 다리를 반복적으로 떠는 ‘주기적 다리 떨림증(PLMD)’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수면 중 각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결국 꿈과의 연결 고리는, 각성을 유발하는 어떤 원인이든지 수면을 방해하면 꿈을 더 자주 기억하거나 나쁜 꿈으로 기억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불안 증후군이나 주기적 다리 떨림증도 이런 맥락에서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꿈을 더 많이 기억하게 할 수 있습니다.

Q. 악몽이나 나쁜 꿈을 줄이기 위해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박종석: 사실 하루의 수면 질은 아침에 어떻게 시작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카페인을 찾습니다. 저도 카페인을 좋아하는데요. 더블 샷 커피를 큰 잔에 담아 마시며 하루를 시작하면, 아침에 이미 뇌를 강제로 깨우는 셈이 됩니다. 이런 방식은 결국 밤에 잠드는 데 방해가 됩니다.



주은연: 카페인은 현대인에게 없어서는 안 될 각성제지만, 잠들기 최소 10시간 전에는 끊어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커피는 오전에만 마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박종석: 또 한 가지, 잠이 안 와서 꿈을 피하려고 술을 마신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술은 뇌를 기절시키는 것과 같아요. 술로 인해 잠이 드는 것은 사실상 뇌가 마비되는 겁니다. 다음 날 금단 증상으로 인해 불면증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술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최악의 선택입니다.



주은연: 저는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몸은 항상성을 가장 좋아합니다. 자고 깨는 시간, 밥 먹는 시간, 일하는 시간이 일정하면 몸의 모든 장기가 가장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또한, 아침에 일어나면 일정한 시간에 햇빛을 받는 것도 중요합니다. 밖으로 나가 햇빛에 20~30분 정도 노출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촉진되어 밤에 더 쉽게 잠들 수 있습니다. 이때 선글라스를 끼지 않고 맨 얼굴로 햇빛을 받아야 효과적입니다.

자기 전에 핸드폰 사용도 문제가 됩니다. 요즘 사람들은 남녀노소 모두 핸드폰을 들고 잠자리에 드는데요. 아무리 블루라이트 차단 기능을 사용하더라도, 핸드폰의 빛은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합니다. 멜라토닌은 수면-각성 주기를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수면 2~3시간 전에 분비가 시작되는데 빛에 매우 민감합니다. 핸드폰 사용은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해 잠들기 어렵게 만듭니다.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건강한 수면 환경을 만드는 것이 악몽이나 나쁜 꿈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중앙일보    발행 일시 2025.01.23    에디터    최미연   권다빈    정인혜    고석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