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살모사가 제몸 크기 지네 먹은 뒤 지네의 역습 받은 듯
뱀 껍질만 남고 내장은 지네에게 먹혀…뱀은 위험한 먹이 안가려
» 코뿔살모사의 뱃속에서 삐져나온 채 죽어있는 지네. 내장을 안에서부터 파먹은 것으로 보인다. 사진=드라간 아르소프스키 외, <에콜로지카 몬테네글리카>
한 무리의 뱀 연구자들이 지난해 5월 마케도니아의 골렘 그라드 섬에서 뱀에게 무선추적장치를 다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한 연구자가 돌을 들치자 전혀 예상치 못한 광경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작은 코뿔살모사 한 마리가 배에 구멍이 뚫린 채 죽어있었는데, 그 구멍에 머리를 내밀고 있는 것은 커다란 지네였던 것이다. 연구진은 이 발견을 과학저널 <에콜로지카 몬테네글리카>최근호에 보고했다.
측정 결과 뱀의 길이는 20.3㎝로 15.4㎝인 지네보다 약간 컸지만 무게는 오히려 지네 쪽이 무거웠다. 다시 말해 이 살모사가 지네를 삼켰을 때 먹이는 살모사 길이의 84%, 몸 폭의 112%, 무게의 114% 차지했던 것이다.
» 뱀의 아랫배를 뚫고 삐져나온 다 큰 지네의 머리. 사진=드라간 아르소프스키 외, <에콜로지카 몬테네그리나>
게다가 해부를 해 보니 더욱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뱀의 내장이 사라지고 없어 뱀은 사실상 껍질만 남았다.
연구진은 “경험 없는 어린 살모사가 지네의 크기와 힘을 과소평가하고 삼키는 치명적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적었다. 많은 뱀이 종종 잠재적으로 위험한 먹이 먹는데, 악어를 삼킨 뒤 배가 파열돼 죽은 채 발견된 비단뱀이 발견되기도 했다.(■ 관련기사: 5시간 사투 끝에 5m 뱀 악어 꿀꺽)
» 포식자 살모사(위)와 먹이 지네. 사진=드라간 아르소프스키 외, <에콜로지카 몬테네그리나>
코뿔살모사는 주로 작은 포유류, 도마뱀, 다른 뱀, 양서류, 새 등을 잡아먹는다. 그런데 어린 살모사는 종종 지네를 먹기도 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문제는 지네가 매우 강해서 다 자란 성체라면 좀처럼 죽지 않는다는 데 있다. 연구진은 “뱀이 산채로 지네를 삼켰는데, 역설적으로 먹이가 뱀을 뱃속에서부터 먹어들어가 결국 포식자의 배를 뚫고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Dragan Arsovski et. al., Two fangs good, a hundred legs better: juvenile viper devoured by an adult centipede it had ingested, Ecol. Mont., 1 (1), 2014, 6-8, http://ecol-mne.com/wp-content/uploads/2014/02/Arsovski-et-al.pdf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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