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아침에 문여는 식당 - 하동관

해암도 2015. 5. 15. 17:20

사람마다 제각기 입맛이 다르고, 한 그릇의 음식을 함께 나눠 먹어도 맛 있다, 없다라는 평가는 저마다 다르게 마련이다.  그런데 곰탕에 관한 한 명불허전(名不虛傳), 유일무이(唯一無二), 최고(最高) 등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이견이 없는 식당이 곰탕 전문점 하동관이다.


1939년 종로구 수하동에서 문을 열었다니 올해로 76년된 노포다. 100년을 바라보는 노포이다 보니 몇십 년된 단골을 포함해 충성도 높은 수많은 단골을 확보하고 있다.


지방시찰을 가면서 헬기로 이집 곰탕을 공수해 먹었다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화나, 맛있게 먹었다는 감사의 표시로 계산을 항상 직접했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화는 유명하다. 그 외에도 이 식당 역사상 유일한 외상손님 이었다는 김두한 전 국회의원도 하동관의 오랜 단골 이었다고 한다.


곰탕이나 설렁탕 같은 고깃국은 일반 가정에서 소고기 1~2근을 가지고 조리해서는 그 맛을 낼수가 없다. 최소한 몇십 근, 일정량 이상의 고기와 양,곱창등 부속물이 들어가야 제맛을 내기 때문이다. 하동관이 하루에 사용하는 고기가 250~ 300근 이라고 한다. 그러면 곰탕 600~700 그릇 정도가 나오는데 오후 3~4시경 끓여 놓은 곰탕이 다 팔리면 그날 영업을 마친다.

▲명동 하동관 입구 전경.
▲수하동 옛 식당에서 쓰던 대문과 간판을 지금도 사용한다(가로 간판).

2007년 식당이 위치한 수하동이 재개발되면서 명동 외환은행 본점 뒤쪽 지금의 자리로 이전했다. 수하동 옛 식당에서 명동으로 이사 오면서 수하동 시절에 쓰던 놋그릇과 같은 식기는 물론, 오래된 식탁과 입구 대문, 현판을 떼어와 새로 이전하는 명동식당을 꾸밀 정도로 전통에 대한 자부심과 고집이 있는 식당이다. 

▲특 곰탕(15,000원).

사태,양지,내포로 끓여낸 하동관의 곰탕 국물은 기름지지 않고 담백하면서 개운한 것이 특징이다. 질 좋은 한우를 오랜 시간 기름을 걷어 가며 끓인 국물은 맑고 정갈해 보이는데 한 숟가락 맛을 보면 잔재주 없이 전통의 방식으로 만들어진 진국임을 알수 있다.

▲차돌 특곰탕(15,000원).

주문시 하동관 고유의 암호와 같은 주문법을 사용해서 여러가지 옵션 선택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스무공(15,000원인 ‘특’보다 고기가 더 들어간 특특 곰탕. 20,000원),  맛배기(밥을 줄이고 고기를 더 넣은 곰탕), 내포(고기 대신 곱창과 양 등 내장이 들어간 곰탕),  차돌(차돌박이만 들어간 곰탕),  뜨겁게(토렴을 여러번 해서 보통보다 국물 온도가 높은 곰탕), 기름빼고(기름기를 제거한 곰탕), 냉수(맥주잔에 따른 소주), 그밖에 ‘통닭’은 날계란을 의미하나 요즘 들어서는 냉수(소주)나 통닭(날계란)을 주문하는 것을 본 지 오래 돼서 현재도 사용하는지는 불분명하다.

▲알맞게 익은 김치.

계절을 불문하고 언제 방문해도 항상 먹기 알맞은 정도로 익은, 맛있는 김치를 내는것도 하동관의 장점이다.

▲가격표와 원산지 표시.

하동관의 유일한 단점이 높은 가격이다. 식사양이 적은 사람이라면 모를까 일반적인 성인 남자라면 특곰탕 정도 먹어야 충분한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데 특곰탕의 가격이 15,000원이다. 아침이나 점심 한끼 식사에 15,000원이라는 가격은 부담스럽다. 비싼 가격을 받는 만큼 소고기는 물론 쌀, 배추, 고춧가루 등, 사용하는 모든 재료를 국내산을 사용한다.

주소

명동 본점
: 서울시 중구 명동1가 10-4 전화 02-776-5656
여의도 직영점 :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5-24 삼희익스콘벤처타워 1층 전화 02-785-9292
코엑스 직영점 : 서울시 강남구 영동대로 513 코엑스몰 지하1층 전화 02-551-5959

영업시간: 오전 7시 ~ 오후 4시 (코엑스점은 오후 8시까지 영업). 매월 1,3주 일요일 휴무
메뉴: 곰탕 보통 12,000원, 곰탕 특 15,000원, 수육 50,000원


  • 권순홍 기자    조선    입력 : 2015.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