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송 사랑한 불문학도 출신, 佛 국민가수 러브콜 받아
"마티유가 직접 이메일 보내…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죠"
유명 음반사 '블루노트'도 구애
"마티유가 직접 이메일 보내…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죠"
유명 음반사 '블루노트'도 구애
프랑스 파리의 샤틀레극장 공연을 마친 다음 날인 지난달 27일 재즈 가수 나윤선(44)은 신문 기사를 읽은 부친으로부터 문자 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딸아, 정말 자랑스럽다.'지난 24일 서울 한 호텔 커피숍에서 만난 그녀는 부친에게서 받은 문자를 소개하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민망한 듯 그가 농담을 덧붙였다. "누가 보면 호텔에서 남자가 여자 울린 줄 알겠네요. 하하하."
150년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의 대표적 극장을 전석 매진시키고 엄청난 환호와 함께 세 번이나 앙코르를 요청받은 그녀는 부친 나영수 한양대 음대 명예교수만의 자랑이 아니다. 그녀의 오랜 음악 동료인 스웨덴 기타리스트 울프 바케니우스의 말처럼 "모든 한국인의 자랑"이 됐다. 지난 17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열린 그녀의 공연도 빈 좌석 하나 없었고 앙코르 역시 세 번 이어졌다.
150년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의 대표적 극장을 전석 매진시키고 엄청난 환호와 함께 세 번이나 앙코르를 요청받은 그녀는 부친 나영수 한양대 음대 명예교수만의 자랑이 아니다. 그녀의 오랜 음악 동료인 스웨덴 기타리스트 울프 바케니우스의 말처럼 "모든 한국인의 자랑"이 됐다. 지난 17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열린 그녀의 공연도 빈 좌석 하나 없었고 앙코르 역시 세 번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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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선은 “‘노래는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는 것으로부터 자유롭게 노래하다 보니 내 스타일이 생긴 것 같다. 무식해서 용감한 경우”라며 웃었다. /허브뮤직 제공
나윤선이 샹송 대신 재즈를 택한 것은 샹송에 프랑스 문화가 너무 깊이 배어 있기 때문이었다. "이를테면 '부르주아 가족의 아침' 같은 노래 가사엔 '은수저로 차가운 수프를 마시네' 같은 대목이 있는데 그걸 동양인의 얼굴로 부르기엔 부담이 컸어요."
프랑스의 대표적 여가수 미레이유 마티유(67)가 최근 나윤선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통산 1억2500만장의 음반을 판매하며 '제2의 에디트 피아프'로 불리는 전설적 샹송 가수다. 그녀는 나윤선 최근 앨범에 실린 노래 '러멘트(Lament)'를 프랑스어와 독일어로 번역해 리메이크하고 싶다고 했다. 내년 자신의 데뷔 50주년 기념 음반에 싣겠다는 것이다.
"믿을 수 있어요? 미레이유 마티유가 직접, 저한테 그리고 제가 작곡해 부른 노래를 녹음하고 싶다는 거예요. 이건 에디트 피아프가 제 노래를 부르겠다는 것과 똑같은 일이에요. 어떻게 저한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죠?"
나윤선은 2002년 프랑스 남부 도시 막시악에서 열리는 재즈 페스티벌에 초청받았었다. 그때만 해도 페스티벌 한쪽 무료 공연에 서는 처지였다. 그러나 작년 그녀는 이 페스티벌의 메인 무대인 7000석짜리 극장을 가득 채운 가수가 됐다. 이 공연의 앙코르에서 그녀는 감격에 겨워 엉엉 울고 말았다.
독일 음반사 액트(ACT)와 전속 계약을 한 뒤로는 "액트를 먹여 살리는 가수"라는 말을 들을 만큼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10년 내놓은 음반 '세임 걸(Same Girl)'은 10만장 이상 팔렸고, 지난달 발매한 신보는 이미 3만장을 기록했다. 프랑스 재즈 차트에서는 1·2·3위를 휩쓸었다. 세계 최고 재즈 음반사 '블루노트'를 필두로 수많은 회사에서 "전속 기간이 끝나면 우리랑 일하자"며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나윤선은 올해 미국에 본격 진출한다. 세계 최고의 재즈 무대로 꼽히는 스위스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에도 선다. 그녀는 "유명한 뮤지션들이 함께 음반 내자는 제안도 무척 많이 하지만 아직은 내 음악을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며 수줍게 웃었다.
한현우 기자 : 2013.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