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말 한 기업 휴게실에서 여직원이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다/조선일보DB
영국 BBC방송은 11일(현지시간)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마이크로소프트(MS) 연구팀이 “페이스북 이용자가 누른 ‘좋아요’ 기록을 통해 이용자가 공개하지 않은 개인 신상 정보까지 상당히 정확하게 추론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학술지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미국인 페이스북 이용자 중 자신의 ‘좋아요’ 이력을 공개로 설정한 5만8000여명의 정보를 토대로, ‘좋아요’ 이력과 개인적 특성 간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들은 알고리즘에 근거해 이용자 95%의 성별을 정확하게 구분해냈으며, 성(性)과 정치성향은 각각 88%, 85%까지 맞추는 데 성공했다. 기독교도와 이슬람교도를 구분하는 데에는 82%의 정확도를 보였다. 또 이용자가 알코올 중독자인지, 부모가 이혼했는지까지 추론해냈다.
알고리즘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자는 백악관에, 공화당 지지자는 조지 W 부시에 ‘좋아요’ 버튼을 누른 경우가 많았다. 또 외향적인 사람은 제니퍼 로페즈 같은 배우에, 내성적인 사람들은 ‘다크나이트’ 같은 영화에 각각 ‘좋아요’ 버튼을 눌렀다. IQ가 높은 사람들은 TV 시사 코미디쇼인 ‘콜버트 리포트’와 영화 ‘대부’, ‘앵무새 죽이기’ 등에, IQ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들은 록밴드 포이즌과 오토바이 상표 할리 데이비드슨에 ‘좋아요’ 버튼을 눌렀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개인 정보의 과다 노출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스틸웰 케임브리지대 연구원은 “‘좋아요’버튼을 누르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라며 “하지만 사람들은 이것이 몇 년 후 자신에게 화살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잘 인지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페이스북 정보 외에도 웹서핑 기록이나 이메일, 휴대전화 사용 이력 등 다른 디지털 자료도 개인 신상 정보를 추론하는 데 쓰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이클 코신스키 케임브리지대 연구원은 “이용자가 원치 않는 정치적 견해나 성적 기호의 공개로 개인의 자유와 일상생활이 위협받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코리아 측에 따르면 한국의 페이스북 월 이용자수는 지난해 12월 1100만명을 넘었다. 이들 중 55% 이상은 하루에 한 번 이상 로그인을 하고 있다.
조선 : 2013.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