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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합니다" 청첩장에 주의... 위장 문자로 120억 뜯어낸 일당 검거

해암도 2025. 11. 26. 15:58

청첩장∙부고장∙과태료 고지서로 위장

피해자 1000여명으로부터 120억원 뜯어내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악성앱 설치 링크가 포함된 가짜 청첩장, 과태료 고지서 등을 문자로 보내 개인정보를 빼내는 수법으로 120억원을 가로챈 스미싱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중국인 총책 A씨 등 13명을 정보통신망법,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거하고 전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23년 7월부터 2년간 청첩장, 부고장, 과태료 고지서 등으로 위장한 가짜 메시지를 악성 링크와 함께 보내는 ‘스미싱’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 등은 중국 상해를 거점으로 두고 활동했다. 피해자가 링크를 누르고 접속하면 휴대폰 권한을 빼앗아 그들의 명의로 된 휴대폰 유심을 개통했다. 이렇게 본인인증 수단을 확보한 뒤 피해자들의 금융계좌∙가상자산 거래소 계정에서 돈을 빼내는 수법을 사용했다.

 
경찰이 현장에서 압수한 범행 도구./서울경찰청
 

이런 방식으로 당한 피해자만 1000여명이다. 이들 중 다수는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이다. 피해금액은 약 120억원으로 국내 최대 규모 스미싱 조직 사건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피해자 명의 휴대전화와 방범카메라 등을 추적해 수도권 아울렛 주차장에서 범행이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했다. 차량 내에서 신분증 위조, 금융기관 앱 침입 등을 벌이던 일당을 현장에서 붙잡고 휴대전화 공기계 15대와 현금 4500만 원도 압수했다. 아울렛 주차장에서 범행한 이유에 대해 경찰은 “경찰 추적을 피할 목적도 있고, 차를 사무실로 쓰다 보니 화장실 이용 등 장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중국에서 범행을 지시한 해외 총책 2명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를 하는 등 국제공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