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60 넘어도 뇌 썩지 않는 비결

해암도 2025. 1. 6. 06:51

60세 넘으면 뇌 썩는 건 맞다…‘똑똑한 뇌’ 지킨 노인의 습관



과학자들은 아주 오랫동안 기억이 뇌의 어떤 한 지점에 저장된다고 생각했다. 오래된 창고에 쌓인 물건들처럼 기억도 한 장면씩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이라 여겼다. 기억이 세월을 겪으며 모래처럼 흩어지면 그게 ‘망각’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1990년대 발명된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은 이런 낭만적 추측을 산산히 부쉈다. 사람들이 뭔가를 새로 배우거나 기억을 떠올릴 때 뇌의 여러 지점이 동시에 반짝이는 모습이 관찰된 것이다. 이는 곧 특정 기억에 관여하는 뇌의 부분이 한 곳이 아님을 뜻했다.

기억은 모든 풍경이 모여 있는 한 장의 사진이 아니라 이곳과 저곳이 얽혀 있는 네트워크의 형태로 존재했다. 우리의 눈, 귀, 피부 등 감각 기관이 정보를 개별적으로 받아들이고, 감정이 고양되고 마음이 요동치면 그 정보를 중요하다고 여겨 여러 뇌 영역을 연결시켜 저장한다.

따라서 기억을 불러 오려면 개별적 뇌 영역을 동시에 자극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애국가를 부르려면 왼쪽 측두엽의 언어 영역에서 가사를 뽑아오고, 뇌의 청각피질에서 멜로디를 가져와야 한다. 해마는 이 기억을 전체에 통합하고, 전두엽은 그 중 주요 정보만 추출하며, 편도체는 강렬한 감정적 자극에 반응해 기억을 새긴다.

이렇게 뇌의 부분들이 유기적으로 조응하면서 우리는 기억을 세상 모든 생물의 신경계 중 가장 고도로 발달한 대뇌피질에 남긴다. 그렇지 못한 기억 대부분은 단기 기억으로 분류돼 잊혀진다.

여기서 과학자들은 뇌가 늙어도 기능을 유지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세월이 가면 뇌세포가 뭉텅뭉텅 줄어들기만 하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지금 존재하는 뇌세포의 연결성을 강화한다면 양적 부족을 질적 향상으로 상쇄해 뇌의 퇴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75세가 넘은 사람 중 절반은 뇌의 퇴화를 두드러지게 겪지만, 나머지 절반은 젊었을 때 총기를 유지한다. 뇌의 연결망을 강화하고 원활히 작동하도록 기름칠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단 한 가지 원리를 소개한다.

📋목차
① ‘뇌썩남’, 사실일까
② 노인의 뇌를 지혜롭게 만드는 한 가지
③ 뇌에 ‘스파크’를 일으키는 한 가지 원칙
④ 최근 뜨고 있는 뇌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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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 넘어 뇌가 퇴화한다는 건 필연일까, 혹은 편견일까. 이하 그래픽 이가진·박지은


※아래 텍스트는 영상 스크립트입니다.

🧟‘뇌썩남’, 사실일까
뇌의 노화를 다루면서 꼭 한 번 다루고 싶었던 게 있었는데요.
이 명제입니다.
‘60세가 넘으면 뇌가 썩는다.’

한 정치인이 했던 유명한 발언이죠.
정확한 워딩은 아니지만, 전문을 보면 취지는 비슷합니다.
젊었을 때 훌륭한 업적을 남긴 사람도 나이가 들면 뇌세포가 많이 죽어서 멍청해진다는 거죠.
나이가 든 사람은 젊었을 적 그 사람과 전혀 다른 사람이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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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씨는 한 강연에서 젊었을 때 명민하던 사람도 나이가 들면 예전과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는 취지의 이른바 ‘뇌썩남’ 발언을 하면서 “65세가 넘으면 때려 죽여도 책임 있는 자리에는 가지 말자는 게 소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이걸 과학적 질문으로 살짝 바꿔 보겠습니다.
모든 사람은 노인이 되면 필연적으로 전반적인 뇌 기능이 떨어지냐는 것이죠.
정답은 안타깝게도 ‘대체로 그렇다’입니다.

우선 미국 시애틀 종단 연구를 보면요.
1956년 시작된 연구로 사람들의 일생을 수십 년 추적해서 뇌의 노화를 탐구했죠.
50년 추적 끝에 연구팀은 하나의 그래프를 뽑아냈는데요.
사람들의 뇌의 능력이 나이가 갈수록 얼마나 처연하게 떨어지고 있는지가 보입니다.
귀납 추리, 공간 방위, 지각 속도, 수리 능력, 언어 능력, 언어 기억 모두 60이 넘어가면서 추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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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노화 연구에서 60세가 넘으면 뇌의 모든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다른 연구들을 봐도 비슷비슷합니다.
아니, 더 서글픈 현실을 보여주죠.
뇌의 어떤 기능들은 20대부터 훅훅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추론, 공간 시각화, 기억력, 처리 속도는 20대부터 일관되게 내리막을 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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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뇌의 능력은 20대부터 하향세를 탄다.

이건 유창성이나 순발력을 보여주는 여러 인지, 지능 테스트의 결과인데요.
마찬가지로 대체로 20대부터 떨어지면 떨어졌지, 올라가지는 않아요.
특히 순발력과 관련된 부분은 하락세가 상당하죠.
이걸 보면 왜 실시간 반응이 생명인 프로게이머들이 20대 후반이면 은퇴하는지 알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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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 내에 많은 것들을 연상하거나 재빨리 패턴을 지각해 연결하는 등 뇌의 순발력은 10대에서 20대에 정점을 찍고 가파르게 떨어지기 시작한다.

자 그런데, 제가 늙으면 뇌 기능이 떨어지냐는 질문에 ‘대체로 그렇다’고 했었죠?
그 말뜻은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는 겁니다.
수많은 능력이 하락세지만 단 하나 ‘언어 지식’은 꾸준히 올라갑니다.
노인이 돼서도 크게 하락하지 않아요.

다른 그래프를 봐도 처리 속도, 작업 기억, 장기 기억은 우하향 일변도지만, 언어 지식은 60이 넘어도 잘 유지됩니다
뇌의 능력이 나이가 들면서 어떻게 변하는지 종합해 보면 세계 지식은 나이가 들어도 잘 보존되고 심지어 높아지기도 하죠.
뇌과학에선 이걸 결정 지능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우린 이걸 지혜라고 부르죠.
실제로 노인들에게 지혜가 있다는 걸 과학은 이렇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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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도 유지되는 지능도 있다. 결정지능이라는 지혜와 연륜의 영역이다.

세상에 똑똑한 사람 중 상당수는 노인들입니다.
기업이 나이가 지긋한 분들을 고문 자리에 앉히고, 복잡한 상황 판단력이 필요한 정치인들의 나이가 많은 이유죠.

노인들은 대체로 현명하지만, 역시 다 그런 건 아닙니다.
그렇지 않은 사례도 주변에서 정말 많이 볼 수 있죠.
75세가 넘어가면 절반의 사람들은 지혜가 성숙하고 인지 능력도 명료하게 유지하지만
나머지 절반은 상당한 변화를 겪는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그럼 그 차이는 어디서 생기는 걸까요.
나이가 들어도 지혜를 쌓고 인지 능력을 또렷이 유지하려면 무얼 해야 할까요.
뇌 기능을 높이는 훈련법에 초점을 맞춰 말씀드리려 합니다.

🗝️노인의 뇌를 지혜롭게 만드는 한 가지
나이가 들면 뇌가 점점 쪼그라들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뇌의 정보 처리 속도가 떨어지고, 기억력도 점점 나빠집니다.
새로운 걸 익히는 데 시간이 걸리고 선명했던 기억이 빛바랜 사진처럼 점점 흐릿해지죠.

하지만 뇌는 노화에 적응합니다.
노인의 뇌는 청년의 뇌와 달리 생각을 하기 위해 서로 다른 뇌 영역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뉴런 사이에 새로운 연결을 형성하며 학습하고 기억하는 메커니즘은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물론 정량적인 측정에서 나이든 뇌는 젊은 뇌를 당해낼 수 없습니다.
여러 지표와 그래프는 그걸 분명히 보여주죠.
하지만 정성적 평가에서 나오는 결과는 사뭇 다릅니다.

예를 들어 한 연구에서는 여러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집단 간 갈등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측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중 한 얘기는 타지키스탄인과 키르기스스탄인의 갈등이었습니다.
타지키스탄의 경제 성장으로 키르기스스탄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주해 왔는데요.
키르기스스탄 사람들은 자기 문화를 유지하려고 하는 반면, 타지키스탄인들은 자기 문화에 따르기를 바라는 거죠.
이 문제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를 물어봤는데, 노인들은 대체로 종합적이고 거시적으로 판단했어요.
반면에 청년들의 시각은 상대적으로 좁고, 불확실성을 무시하는 듯 보이기도 하죠.
노인들의 응답이 청년이나 중장년의 응답보다 지혜의 6가지 차원 측면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이라는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고령자들이 이 스트레스에 더 잘 대처했다는 결과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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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복잡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묻자 일반적으로 노인들이 젊은이보다 더 신중하고 넓은 시각에서 답했다.

뇌과학자들은 이걸 이렇게 설명합니다.
“나이가 들면 뇌 기능이 약간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여전히 스스로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이죠.

이를 뇌 가소성이라고 합니다.
내부적, 외부적 자극에 맞춰 뇌가 스스로 구조와 기능을 바꾸는 능력이죠.
뇌가 가진 가장 놀라운 능력 중 하나입니다.
나이가 들어도 명민한 지적 능력을 유지하고 지혜를 숙성시키는 비결이기도 하죠.

“뇌의 가소성이란 저희가 많이 사용하면 더 뇌의 기능이 좋아지게 되는 겁니다.
뇌세포 수는 대부분 정해져 있고요.
신경세포는 한번 태어나면 죽을 때까지 있기 때문에 신경세포 수는 변하지 않는데요.
대신 많이 쓰게 되면 가지 축삭돌기들이 막 나와서 서로 네트워크를 형성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제 하는 말로는 ‘Fire together, wire together’라고 해서요.
더 많이 쓰면 그만큼 네트워크가 많이 이뤄진다는 얘기고요.
진화론적으로는 이제 용불용설에도 가깝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 많이 쓰게 되면 그만큼 뇌 가소성이 많아지고 좋은데요.”
(묵인희 서울대 의대 교수(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장))

나이가 젊으나 늙으나 새로운 걸 듣고, 보고, 배우면 뉴런 사이에 새로운 연결이 형성됩니다.
이 능력은 무한해서 더 많이 쓸수록 강력해집니다.
심지어 뇌가 다쳐도 보상 회로가 형성됩니다.

생쥐 연구에서 나온 충격적인 실험 결과가 있는데요.
뇌를 다치게 해서 운동 능력이 영구적으로 손상된 생쥐가 있습니다.
앞다리를 앞뒤로 움직이고 뭔가를 잡는 능력이 상당히 떨어졌죠.
하지만 재활 훈련을 진행하자 뇌의 새로운 영역에서 능력이 만들어졌고, 결국 복잡한 움직임이 가능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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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 뇌를 망가뜨려 운동 능력이 심각하게 떨어지게 한다 해도, 뇌의 다른 부분들에 운동 신경이 만들어지면서 동작 수행 능력을 상당 부분 회복했다.

✨뇌에 ‘스파크’를 일으키는 한 가지 원칙
하지만 노년에도 뇌 기능을 유지하기 명심해야 할 건 새롭고 까다로운 것들에 도전해야 효과가 크다는 겁니다.
원래 알고 있던 것, 그저 편한 것에 머무르면 뇌는 반응하지 않습니다.

“모든 뇌세포가 사람마다 동일한 능력을 가지는 게 아닙니다.
뇌세포 하나가 가지고 있는 그 연결성이 얼마만큼 많으냐에 따라 그 하나의 뇌세포가 할 수 있는 일의 양이 달라지거든요.
공부도 많이 하고 경험을 많이 하고 많이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뇌세포 하나가 할 수 있는 일의 양이 많아집니다.
그거는 시냅스라고 우리가 뇌가 연결되는 연결 통로죠.
그런 통로들이 우리가 경험을 많이 하고 학습을 많이 할수록 이게 많아지거든요.
하나의 뇌세포가 다양한 뇌세포와 여러 연결을 가지고 있으면 다른 뇌세포가 퇴화하더라도 이 뇌세포가 그 일을 대신할 수가 있습니다.
이런 걸 뇌의 가소성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이 가소성이 좋게 만들려고 하면 학습도 많이 하고 노력도 많이 하고 여러 사람과 교류하고 활발한 이런 사회 활동을 하고 이런 것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박기형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교수)

여기에 아주 유명한 연구가 있는데요.
바로 런던 택시 기사 연구입니다.
런던 택시 기사가 되는 건 우리나라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블랙캡이라고 불리는 정규 택시의 기사가 되려면 자격이 엄청나게 깐깐합니다.
우선 2년 동안 실습을 거쳐야 하고요.
런던 경시청이 주관하는 택시 기사 면허시험을 통과하려면 2만5000개의 거리와 2만 개의 건물을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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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공식 택시 기사가 되려면 엄청난 수의 도로와 건물 위치를 눈 앞에 훤히 보듯 달달 외워야 한다.

합격하는 데 평균 8000시간이 필요한데, 대충 4년 정도 걸립니다.
이런 런던 택시 기사 합격생을 대상으로 뇌의 해마 회백질 부피를 측정했더니 다른 사람에 비해 현저히 증가했다는 사실이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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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택시 기사 합격생들은 불합격생이나 일반인에 비해 회백질의 부피가 더 커졌다. 뇌를 쓰면 쓸수록 능력이 강화되는 것이다.

흑인 저학력자에게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보조교사라는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일을 6개월 동안 주 15시간 시켰더니 뇌의 신호 변화가 엄청나게 달라졌다는 결과도 있죠.
이는 모두 기존의 지식만 쓰는 ‘수용적’ 활동보다, 새로운 걸 배우고 적용해야 하는 ‘도전적’ 활동을 한 집단의 뇌가 더 강하고 튼튼해진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러니까 외국어 학습이든, 악기 연주든, 그림 그리기든, 사진 찍기든, 뜨개질이든 완전히 자신이 해보지 않은 어색하고 새로운 분야에 발을 들여서 지속적으로 애쓰는 게 뇌 건강에 무엇보다 좋다는 얘깁니다.

“예를 들면 글을 못 배우셨던 분들이라면 뭔가 글을 배우는 활동들이 들어가는 것이 되게 좋을 수 있을 것 같고요.
내가 평상시에 말을 많이 하지 않는 분들이라면 말로 대화를 한다든가 어떤 해보는 시도들이 도움이 된다고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기존에 갖고 계셨던 나의 성향을, 특히 나이가 드셨는데 완전히 바꿔서 뭔가 새로운 걸 밖에 나가서 해보시라고 하면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 경우에는 사실 가족의 도움이 되게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주 내성적이신 분들이라 하더라도 나랑 친한 사람들 친척이건, 가족이건, 친구건 좀 친한 분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의 활동들을 추천드리고 있습니다.”
(김건하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

🧩최근 뜨고 있는 뇌 훈련
여기서 뇌과학에서 새롭게 대두되는 분야가 ‘인지 훈련’입니다.
뇌를 새로운 환경에 단련시키는 일종의 연습이죠.
퍼즐을 푸는 등의 활동을 통해 뇌의 처리 속도, 공간 지각 등 특정 기능을 훈련하는 방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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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그메드(Cogmed)’라는 뇌 인지 훈련 프로그램에 나오는 게임 타입의 훈련법.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수행하는 훈련법은 여러 연구에서 인지 능력을 개선시켜 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코그메드

실제로 한 연구에서 운동과 명상, 인지 훈련 세 가지를 시킨 뒤 비교해 봤는데요.
인지 훈련만 BDNF 수치가 올라갔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BDNF는 뇌유래신경영양인자로 새로운 뉴런과 시냅스 형성을 촉진해 장기 기억에 굉장히 중요한 단백질입니다.
그런데 또 다른 연구에선 인지 훈련은 별 효과가 없었고 운동만 엄청난 결과를 보여서 논란이 있긴 합니다.

“뇌를 많이 쓰게 하는 것들이 좋기 때문에 연필과 종이로 하는 그냥 문제집 풀듯이 하는 그런 훈련 외에도 다양한 뇌를 자극하는, 게임처럼 할 수 있는 활동들도 많이 나와 있고요.”
(김건하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

세계 유력 기관들도 인지 훈련과 교육의 효과를 강조합니다.
미국 의학연구소, 알츠하이머협회, 랜싯 위원회, 심장협회, 국립아카데미, 세계보건기구가 공통적으로 추천하는 두 가지는 운동과 고혈압 치료고요.
6곳 중 5곳이 추천하는 게 인지 자극과 교육, 당뇨 치료 그리고 금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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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치매 관련 저명한 기관들이 추천하는 치매 예방 활동들.

아시다시피 운동은 치매 예방에 꼭 필요한 것 딱 한 가지만 꼽으라고 하면 거기에 들어갈 정도로 중요하죠.
나이가 들면서 뇌가 퇴화하는 영역과 운동에 의해 보존되는 영역만 봐도 이렇게 일치합니다.
운동으로 퇴화를 막을 수 있다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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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로 인한 뇌의 퇴화 영역과 운동으로 보존되는 뇌의 영역은 거의 일치한다.

“운동을 열심히 하게 되면 인슐린의 수용체가 굉장히 좋아져요.
그러면 우리 몸에서 포도당 이용률이 굉장히 높아지거든요.
그리고 뇌도 포도당 이용률이 굉장히 높아집니다.
특히나 인슐린 수용체가 해마에 또 굉장히 많거든요.
그래서 이 해마에 인슐린 수용체가 활성화가 되면 우리가 기억을 할 때 장기 기억이라고 그러잖아요.
장기 기억 강화 이런 얘기를 하는데, 그 장기 기억 강화가 훨씬 더 활성화가 되고 뇌세포의 가소성 이런 것들이 훨씬 더 활성화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을 하게 되면 그 신체 건강뿐 아니라 기억력 이런 것들이 다 좋아져요.”
(박기형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교수)

운동만큼은 아니더라도 새로운 것에 뇌를 도전하게 만드는 활동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런 인지 훈련은 치매가 시작된 뒤에 하면 효과가 제한적이니 건강할 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경도 인지 장애는 정상인의 15년치 뇌 손상을 겪고요.
알츠하이머는 23년의 뇌 손상을 겪는다는 보고도 있으니까요.

이런 인지 자극을 꾸준히 해나가려면 무엇보다 즐거워야 합니다.
인간 뇌의 편도체는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흥미와 재미가 있을 때 장기 기억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지거든요.

영어 격언 중에 ‘Use or lose it’ 그리고 ‘No pain, no gain’이 있죠.
사람의 뇌는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합니다.
동시에 고통 없이는 얻는 것도 적습니다.
새로운 걸 배우는 게 힘들겠지만, 그걸 감수하고 뇌를 적극적으로 써야 얻는 게 크겠죠.

📝참고 자료
☞The Seattle Longitudinal Study: Relationship Between Personality and Cognition
☞Selective review of cognitive aging
☞Cognition in Healthy Aging
☞The aging mind: neuroplasticity in response to cognitive training
☞Reasoning about social conflicts improves into old age
☞Age Advantages in Emotional Experience Persist Even Under Threat From the COVID-19 Pandemic
☞A form of motor cortical plasticity that correlates with recovery of function after brain injury
☞Acquiring “the Knowledge” of London‘s Layout Drives Structural Brain Changes
☞Evidence for Neurocognitive Plasticity in At-Risk Older Adults: The Experience Corps Program
☞Differential Effects of Physical Exercise, Cognitive Training, and Mindfulness Practice on Serum BDNF Levels in Healthy Older Adults: A Randomized Controlled Intervention Study
☞BDNF Responses in Healthy Older Persons to 35 Minutes of Physical Exercise, Cognitive Training, and Mindfulness: Associations with Working Memory Function
☞Promoting Successful Cognitive Aging: A Ten-Year Update
☞Cognitive plasticity in normal and pathological aging

불로장생의 꿈: 바이오 혁명

인간이 건강을 결정하는 시대입니다. 기술이 질병을 통제하는 시대입니다. 세상엔 수만 가지 치료법과 신약이 떠돕니다. 하지만 믿을 만한 정보는 한정적입니다. 영상 시리즈 〈불로장생의 꿈 : 바이오혁명〉은 세계적 권위의 전문가 인터뷰를 토대로 세상을 선도하는 신약과 최신 치료법에 대해 가장 앞선 이야기를 전합니다. 새로운 치료법과 신약을 기다리시는 분, 바이오테크의 미래가 궁금하신 분, 생명과학의 놀라운 발전을 쉽게 이해하고 싶으신 분에게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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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정봉  이가진  박지은  정수경   중앙일보    발행 일시2025.01.06ang.co.kr/article/25305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