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건축

꼭대기서 아래로 짓는 리프트빌드 공법 ‘주목’

해암도 2023. 2. 23. 06:20

美 ‘익스체인지 타워’ 준공 앞둬

 
 
꼭대기부터 아래로 층을 채워가는 공법으로 건설 중인 미국 디트로이트시 '익스체인지 타워'. 건물 양쪽의 주 기둥이 지붕을 지탱하는 듯한 초기 형태(위)에서 한 층씩 아래로 채워가 준공을 앞두고 있다. /LIFTbuild
 

‘셔츠를 먼저 입을까, 바지부터 입을까…' 아침에 일어나 상·하의 중 무엇을 먼저 입는지는 습관에 따라 다르지만, 건축에서는 ‘건물을 올린다’고 말하는 것처럼 아래부터 쌓아올리는 것이 정석(定石)이다. 그런데 윗옷을 먼저 입고 바지를 입는 모양새로 꼭대기층에서 아래로 채워가는 빌딩이 미국에서 준공을 앞두고 있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에 16층(63m) 높이로 들어서는 이 건물은 ‘익스체인지 타워’다. 453t 무게 지붕을 지난해 5월 처음 올린 뒤 아래로 하나씩 층을 채워가는 톱다운(top down·하향식) 방식으로 짓고 있다.

 

시공사의 자회사인 리프트빌드(LIFTbuild)가 주도해 ‘리프트빌드 공법’으로도 불리는 이 기술은 지상에서 제작한 각 층을 들어올려 꼭대기부터 건물을 완성해 간다. 이번 공사에서는 마치 ‘ㅠ’ 자처럼 건물 양쪽의 주 기둥이 지붕을 지탱하는 듯한 형태에서 한 층씩 아래로 채워갔다. 각 층의 무게는 500t에 달했고, 이를 들어올리는 평균 속도는 시속 6~9m였다.

 

이처럼 색다른 공법으로 시공한 이유는 건축 부지가 모노레일 운행 구간과 바로 인접해 기존 공법으로 짓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시공사는 리프트빌드 공법이 기존 방식과는 달리 공사 과정에서 추락 사고 위험이 낮고 공사 기간도 46%쯤 단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으로는 자동차 생산 라인의 공정을 건축에 접목한 혁신으로 리프트빌드 공법을 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