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모르게 月9900원 자동결제… 2억 챙긴 성인사이트 운영자
직접 인증 안거치는 허점 악용… 불법 수집된 개인정보 입력
소비자 2만1719명 돈 빼내
본인 모르게 휴대전화를 통해 매월 소액을 빼내가는 신종 사기 수법이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불법으로 수집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피해자들이 자동결제를 신청한 것처럼 꾸며 2억여 원을 가로챈 R성인사이트 운영자 이모 씨(30)와 박모 씨(35)를 지명수배(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하고 가짜 인증 프로그램을 만들어준 강모 씨(37)를 불구속 입건(컴퓨터 등 사용 사기 방조 혐의)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씨 등은 다른 경로를 통해 수집한 개인정보로 신청하지도 않은 사람을 유료 회원으로 등록시키고 매월 결제한다고 약정한 것처럼 꾸민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일반 소액결제와 달리 월 자동결제시스템은 소비자가 직접 인증절차를 거치지 않고 서비스 제공 업체가 인증 절차를 대신하는 허점을 악용했다.
이 씨와 박 씨는 지난해 7월 12일부터 8월 1일까지 2만1719명이 R사이트에서 월 9900원씩 자동으로 결제하도록 했다. 이들이 이렇게 가로챈 금액은 총 2억1501만8100원. 결제인증이 이뤄졌다는 통보 문자메시지 대신 ‘[안내]초특가 대박이벤트 9900원 무제한 정액제 문의(r****.kr)’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해당 업체가 월 자동결제 사실을 소비자에게 통보할 때 결제금액과 서비스 명칭만 알려주면 된다는 결제대행사가 정한 관련 규정의 허점을 노려 ‘결제된다’는 핵심 사실을 빼놓은 것. 소비자들은 단순 스팸 메시지로 착각해 결제 사실을 알 수 없었다. 피해자 강모 씨(26·여)는 “한 번도 접속한 적이 없는 사이트라서 당연히 스팸 메시지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고지서에서 돈이 빠져나간 걸 보고 황당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소액결제가 필요하지 않은 소비자는 통신사에 서비스 해지를 요청하고 고지서를 꼭 확인해 결제하지 않은 요금이 부과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애진 기자 2013-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