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도 알 건 다 알지그대로 자라 어른이 되지 일러스트=한상엽 며칠 전, 반려견과 동네에서 산책하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갓 초등학생이 된 것 같은 어린이가 걸어왔다. 나는 개줄을 바짝 당겨 개를 바닥에 앉혔다. 개를 무서워하는 어린이도 많고, 행여 위험한 일이 생길지도 몰라서 평소 아이들이 가까이 있을 때는 개와 대면하지 않도록 조심한다. 어린이는 우리 쪽으로 다가오며 물었다. “개 안아 봐도 돼요?” 낯선 어린이에게 대뜸 개를 안아 보게 할 수는 없어서 “안 돼요. 미안해요” 하자, 어린이는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다시 물었다. “그럼 만져 봐도 돼요?” “미안해요. 개가 겁이 많아요.” 아이는 못내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 앞에서 등 돌리기 쉽지 않아 가방을 주섬주섬 뒤지며 말했다. “간식은 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