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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공을 소금물에 띄워 봤더니…이것이 무게중심

해암도 2014. 3. 26. 04:28

  

‘1930년대 활약한 PGA의 전설적 골프선수 벤 호건은 직접 소금물에 골프공을 띄워 무게중심을 확인한 후 퍼팅라인을 그어 사용했다.’
   
   이게 무슨 말일까. 궁금한 주말골퍼들이라면 직접 실험을 해보면 안다. 자신이 사용하는 골프공을 부력이 강한 소금물에 띄워 보자. 항상 일정 부위가 떠오른다. 이것이 무게중심, 일종의 균형점이다. 제대로 된 골프공이라면 직진성을 나타내는 퍼팅라인이 이 균형점의 정중앙을 지나가야 한다. 하지만 모든 골프공이 그렇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신생 골프공 회사 ‘리얼스핀’(대표 김오례)은 시중에 판매되는 골프공의 20~30%는 이런 무게중심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주말골퍼들에게 흔한 슬라이스나 퍼팅 실수는 골프공의 무게중심이 잘못돼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여기서 ‘무게중심이 잘못됐다는 것’은 일부 골프공에 그어진 화살표 등 직진성을 가리키는 퍼팅라인이 잘못 그어져 있다는 말과 같다. 무게중심과 공의 진행 방향이 일치하지 않고 퍼팅라인이 엉터리로 표시돼 있다 보니 화살표를 따라 퍼팅을 하거나 드라이버를 칠 경우 무거운 쪽으로 회전력이 증가되어 공이 목표 방향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무게중심을 잡아 퍼팅라인을 정확히 그은 공을 사용하면 “30야드 추가 비거리와 직진성이 확보되고 핸디 5타를 줄일 수 있다”는 게 리얼스핀 측의 주장이다. 2012년 설립된 리얼스핀은 요즘 ‘리얼라인 밸런스볼’이라는 신개념 골프공을 선보이면서 이런 ‘골프공의 과학’을 강조하고 있다.
   
   리얼스핀 김오례 대표는 주간조선에 “대부분의 골프 메이커들이 자사 후원 PGA(미국 프로 골프) 프로 선수들에게 제공하는 골프공은 자체 연구소에서 수작업으로 제작해 무게중심을 확인하고 제대로 퍼팅라인을 그은 골프공”이라며 “후원 선수들에게만 이 밸런스 골프공을 소량 제작해 경기용으로 제공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일반 판매용 골프공은 무게중심이 고려되지 않은 제품으로 선수용 골프공과는 다른 제품”이라며 “유명 메이커들도 무게중심을 잡은 밸런스공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리얼스핀 측이 파고든 것은 바로 이 틈새시장이다. 일반인들에게도 정확히 무게중심을 잡은 밸런스볼을 대량 생산해 제공하자는 아이디어다. 유명 메이커인 타이틀리스트와 기타 브랜드들이 양분하고 있는 골프공 시장 구조를 무게중심을 제대로 잡은 고급 제품과 저가 비밸런스 제품으로 바꿔 나가자는 전략이다.
   
   2010년 3월부터 밸런스볼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한 리얼스핀 측은 2012년 10월 미국 골프협회(USGA)와 영국 왕실골프협회(R&A) 공인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현재 리얼스핀 측이 시장에 선보인 밸런스볼은 ‘리얼라인 AM3’와 ‘리얼라인 몬스터2’ 두 가지. 이 중 몬스터2는 비거리 10% 증가 등 고반발·비거리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고, AM3는 정밀스핀 컨트롤에 초점을 맞춰 강력한 파워스핀이 가능하게 만든 제품이다. AM3는 지난해 미국 PGA 공인구로 등록됐고, 몬스터2도 최근 PGA 공인구로 등록됐다. 김오례 대표는 “우리가 제대로 그어놓은 퍼팅라인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면 거리와 직진성이 향상될 뿐 아니라 드로, 페이드 구질도 구사할 수 있게 된다”며 “지난해 10명의 1부 KPGA 및 KLPGA 선수에게 밸런스볼을 제공한 결과 18홀 기준 1타 이상의 평균 퍼팅 수 감소와 10% 이상의 드라이버 페어웨이 적중률 향상의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정장열 부장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