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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를 일으키는 퇴행성 뇌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을 20만원대 혈액 검사로 조기에 발견할 수 길이 열렸다고 22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스웨덴 예테보리대 연구팀은 이날 미국의학협회(AMA) 학술지 'JAMA 신경학'(JAMA Neurology)에 혈액 검사로 알츠하이머병 유발 단백질을 식별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50대 이상의 노인(평균연령 66세) 786명을 대상으로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검사 키트를 사용해 혈액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혈액 내 타우(tau) 단백질을 감지하는 데 최대 97%의 정확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타우는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킬 수 있는 뇌의 독성 축적과 관련된 단백질 중 하나다. 타우는 알츠하이머병 증상이 나타나기 10~15년 전부터 뇌에 축적되기 시작한다. 따라서 검사 정확도만 높다면 그만큼 발병 위험을 빨리 발견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연구팀은 혈액 검사가 뇌척수액의 생체 지표를 이용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타우를 감지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위해 뇌척수액을 뽑아내는 요추 천자나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 뇌 영상 검사를 한다. 몸에 검사 장비나 기구를 넣거나 비용이 많이 드는 검사법이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니콜라스 애쉬튼은 혈액 검사 비용이 약 200달러(약 27만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런던 퀸메리대의 찰스 마셜 임상신경학 교수는 혈액 검사로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할 수 있게 되면 지금보다 진단 문턱이 낮아질 것이라 기대했다. 특히 조기 진단이 가능해지면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의 혜택을 빨리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영국 알츠하이머협회의 리처드 오클리 부국장은 스웨덴 연구팀의 혈액 검사가 기존 검사 방법만큼 정확해 보인다며 크게 환영할 만한 단계라고 평가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5500만명이 이상이 치매를 앓고 있다고 추산했다. 이 중 60%는 가난한 나라에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규 환자는 매년 1000만명씩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중앙일보 입력 202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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