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일 전남 나주 광주가톨릭대 주교관에서 만난 윤공희(101) 대주교가 집무실로 향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객원기자 장정필 폐암입니다.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산전수전 다 겪은 100세 노인에게도 암은 무서운 존재다. 지난해 봄 윤공희 광주대교구 대주교(이하 경칭 생략)가 암 판정을 받던 날, 그는 있는 힘껏 덤덤한 척했다. 파노라마처럼 젊은 날들이 스쳤다. 열아홉부터 40년 넘게 피웠던 담배 때문일까….“수술도 약물·항암 치료도 안 받겠습니다.” 하지만 윤공희는 단호했다. 곁을 오래 지켰던 가족 같은 엔다(71) 수녀는 그의 숨이 평소보다 가빠질 때마다 남몰래 불안에 휩싸였다. 이어 죄책감이 따라왔다. 이제와 고백하건대, 그와의 이별을 준비했던 것 같다고 했다.그런데 1년이 훌쩍 지나 101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