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암 환자의 희망, 면역항암제 - 부작용 적고 효능은 굿...면역항암제 '전성시대'

해암도 2019. 3. 8. 06:09

보험적용이 관건...          

[사진=Dmitry Kalinovsky/shutterstock]


국내 항암제 시장이 면역항암제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아바스틴’, ‘키트루다’, ‘옵디보’ 등 면역관문억제제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전이성 직장암과 유방암, 비소세포폐암 등에 처방되는 일부 제품은 지난해 매출이 1000억 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암제 시장이 환자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한 면역항암제 위주로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 ‘키트루다’, ‘옵디보’ 등은 지난해 8월 건강보험이 적용(급여)되면서 폭발적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면역관문억제제로, 면역세포의 활성화를 통해 암을 치료한다. 앞으로 ‘타그리소’ 등이 EGFR 변이를 동반한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급여기준이 확대될 경우 면역항암제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면역항암제의 태동은 201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제임스 P 앨리슨(미국 텍사스대 MD앤더슨암센터) 교수와 혼조 다스쿠(일본 교토대) 명예교수로 부터 출발했다.


이들은 지금까지의 암 치료법인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에서 탈피해 인체 면역력을 높여 몸이 스스로 암을 퇴치하도록 하는 메커니즘을 연구해왔다. 혼조 교수는 몸 속 면역세포인 T세포의 표면에 발현된 PD-1 단백질을 처음 발견했다. 그의 연구를 바탕으로 암세포와 PD-1 단백질의 결합을 차단하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옵디보’가 개발됐다.


면역항암제는 말 그대로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치료제로서, 직접적으로 암세포를 죽이지는 않는다.


이상진 국립암센터 책임연구원(면역치료연구과)은  “우리 몸은 암세포가 생기기 전부터 면역 시스템을 통해 이상 세포(돌연변이 세포)를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면서 “종양이 생기면 면역 시스템이 제거하므로 원칙적으로는 암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암세포는 면역세포의 공격을 회피하는 기능을 갖고 있어 암이 발생한다. 면역항암제는 몸의 면역체계를 강화해 암세포를 제거하거나, 암세포가 면역체계를 회피하는 것을 차단하는 치료제”라고 했다.


암환자들은 면역항암제가 급여화되면 비교적 싼 값으로 높은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일부 제품이 폭발적인 매출 신장세를 기록중인 것은 건강보험 적용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급여화가 되지 않은 일부 제품은 돈이 있어야 사용가능하다.


많게는 일 년에 억대가 넘는 약값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살고 있는 집까지 파는 사례가 많다.  환자나 가족들이 모인 환우회 사이트를 보면 “환자도 부자라야 마음껏 신약을 쓸 수 있다”면서 “평생 가족을 위해 고생한 환자 볼 낯이 없다”는 글이 많이 올라 있다.


우상명 국립암센터 생물의약품생산실장은 “면역항암제는 기존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특정 암종에서는 치료 효과가 매우 높으나 모든 암환자에게 뛰어난 효과를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박은정 국립암센터 면역치료연구과장은 “면역항암제들이 환자 치료에 이용되면서 자가면역질환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거나 면역세포 표면의 면역관문 인자들의 소실로 인해 치료제의 효과가 없어지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고 했다.

면역항암제가 통할 수 있는 환자들을 정확히 구분하고, 어떤 치료와 병용했을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되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도 이뤄져야 한다.


면역항암제가 모든 환자에게 ‘희망’이 될 순 없다. 하지만 효과가 검증된 면역항암제는 급여화를 서둘러야 희망의 싹을 키울 수 있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부작용 적고 효능은 굿...면역항암제 '전성시대'

면역세포 활성화로 암세포 죽여
바이오의약품 '키트루다' 매출
작년 7배 가까이 뛰어 703억원
국산 '이뮨셀LC'도 35% 껑충


부작용 적고 효능은 굿...면역항암제 '전성시대'
MSD ‘키트루다’



부작용 적고 효능은 굿...면역항암제 '전성시대'
BMS·오노 ‘옵디보’

글로벌 항암제 시장의 주도권이 차세대 면역항암제로 빠르게 이동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면역항암제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바싼 가격에도 가장 최근에 출시된 바이오의약품이라는 점과 효능이 우수하다는 점이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미국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는 지난해 국내에서 70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매출 112억원에 비교하면 7배 가까운 성장세다. 키트루다는 흑색종, 폐암, 신장암, 혈액암, 방광암 등에 두루 쓰이는 바이오의약품이다. 

미국 BMS와 일본 오노가 개발한 ‘옵디보’도 57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면역항암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산 면역항암제인 GC녹십자셀의 ‘이뮨셀LC’도 지난해 전년보다 35% 늘어난 매출 333억원을 기록했다. 

암을 치료하는 항암제는 약 성분의 작동 원리에 따라 크게 3종류로 나뉜다. 1세대 항암제인 화학항암제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까지 공격해 체중이 줄고 머리카락이 빠지는 등의 부작용이 단점이다. 2세대 항암제로 등장한 표적항암제는 암세포만 집중적으로 공격해 부작용은 덜하지만 적용 대상이 제한적이고 내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부작용 적고 효능은 굿...면역항암제 '전성시대'

3세대 면역항암제는 암세포에 가로막인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치료한다. 면역세포 활성화가 핵심이어서 특정 암이 아닌 다양한 암으로 치료질환을 확대할 수 있고 기존 항암제 대비 부작용이 적다. 다만 가장 최근에 등장한 바이오의약품인 탓에 가격이 비싸다는 게 단점이다.

국내 항암제 시장에서 면역항암제에 대한 수요가 늘자 표적항암제 매출은 급감했다. 표적항암제의 대명사였던 노바티스의 ‘글리벡’은 2017년 459억원에서 지난해 433억원으로 매출이 줄었고 세엘진의 ‘레블리미드’도 같은 기간 353억원에서 290억원으로 실적이 추락했다. 특허만료로 국산 복제약이 대거 등장한 것도 원인이지만 일선 의료현장에서 표적항암제 대신 면역항암제 처방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면역항암제는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도 폭발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이밸류에이트파마는 올해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키트루다와 옵디보가 각각 91억7,000만달러와 78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판매액 3위와 4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면역항암제가 글로벌 의약품 매출액 10위권 내에 진입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면역항암제가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격전지로 부상했지만 국내 기업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인 셀트리온(068270)은 지난해 말 면역항암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에 착수했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아직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놓고 검토 중이다. 신약으로는 신라젠(215600)이 글로벌 임상 3상 중인 ‘펙사벡’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바이오협회 한 관계자는 “면역항암제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향후 3년 내 글로벌 의약품 매출액 상위 제품이 기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에서 면역항암제로 완전히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며 “국내 바이오기업도 면역항암제 복제약 개발하는 것에서 나아가 신약 개발로 조기에 눈을 돌려야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2019-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