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아낌없이 퍼주는 무한리필 식당을 찾아서

해암도 2014. 9. 2. 16:30


[월간기획] 무한리필


예로부터 상다리가 휘도록 한 상 가득 차려놓고 먹어야 비로소 ‘잘 먹었다’는 말이 나왔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음식의 푸짐함을 큰 미덕으로 삼았으며, 학생들이 붐비는 대학가나 회사원들이 밀집한 곳의 식당들도 그들을 응원하는 듯 푸짐한 음식을 담아 전달한다.


그리고 중요한 시험이나 인생의 전환점을 앞두었을 때 어머니는 ‘밥 든든히 챙겨 먹으라’는 말을 자주 하시곤 했다. 양껏 먹인다는 것은 단순히 배를 채우게 하는 것뿐 아니라 마음까지 채워주는 우리네 정(情)인 것이다. 요즘 어딜 가나 무한리필 전문점이 보인다. 간장게장부터 시작해 한우구이까지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메뉴의 종류도 다양하다.


무한리필 선호 현상은 우리의 식문화 특성이지 않을까 싶다. 또한 위축된 경기와 소비 심리 역시 무한리필에 열광하게 하는 요소일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외식 형태는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마음껏 먹는 것이다. ‘무한리필 음식은 싸구려 음식’이라는 편견을 없애줄 맛 좋고 푸짐한 무한리필 전문 식당 5곳을 둘러보았다.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시래기밥? <시월애밥상>

	시월에 밥상 시래기밥
시월에 밥상 시래기밥
<시월애밥상>은 대전의 대표 시래기 요리 전문점이다. 시래기라는 단일 식재료를 활용해 네 가지 메뉴만으로 급부상 중인 곳이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시래기밥정식(7,000원)과 시래기감자탕(2만5,000원)인데 점심의 경우 시래기밥을 무한리필로 제공하며 시래기감자탕 손님에게는 시래기밥을 서비스로 주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게다가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위해 모든 재료는 국내산만을 고집하며, 특히 시래기는 안동에서 받아와 일일이 손으로 까는 작업을 거친다. 또한 가정에서 쉽게 먹기 힘든 산야초를 활용한 먹을거리를 내어주는데, 이 역시 충북 영동에서 업주가 직접 채취한 보물들이다. 이 곳은 계절에 따른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반찬을 만들기 때문에 매번 바뀌는 반찬 역시 손님이 좋아하는 요소 중 하나다.

 <시월애밥상>은 모든 음식의 맛을 낼 때 효소(발효액)를 사용해 맛이 자극적이지 않다. 강한 음식에 길들여진 현대인들에게 편안한 맛으로 다가간다. 이 집을 꾸준히 찾는 이유는 건강한 음식과 함께 점심에 갓 지은 시래기밥을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한 푸근한 인심 때문일 것이다.
<시월애밥상> 대전광역시 중구 부사동 134-2, 042)282-6558



12,000원에 닭갈비가 무한리필 <춘천 무한리필 숯불닭갈비>

	춘천 무한리필 숯불닭갈비
춘천 무한리필 숯불닭갈비
처음 원조 닭갈비를 접했을 때 주인아주머니는 ‘숯불에 구워야 진짜 닭갈비’라고 강조했다. 널찍한 철판에 채소와 함께 볶아낸 닭갈비만 먹어왔던 터라 첫 맛은 어색했지만 이내 숯불에 구운 칼칼한 풍미의 닭갈비에 매료됐다. 남양주에 위치한 <춘천 무한리필 숯불닭갈비>는 무한리필로 제공하는 숯불닭갈비(1인 12,000원) 덕분에 서울에서도 찾아가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이 집은 가격 거품을 말끔히 제거했다. 1만2000원이라는 가격에 닭갈비를 무한리필로 제공하며, 초등학생은 3,000원 밖에 하지 않는다.

흔히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처럼 음식 가격이 저렴하면 재료를 의심한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모든 식재료를 국내산만 고집한다. 게다가 양파, 배, 버섯 등 천연재료를 배합해 양념을 만든다. 주인장이 수고할수록 손님에게 좋은 음식을 대접할 수 있다는 것이 주인장의 생각이다. 닭갈비를 구울 때는 강원도 횡성의 백탄을 사용하는데 고기를 구울 때 백탄(참숯)에서 원적외선이 나와 닭갈비가 고루 익어 닭고기의 육질을 보완한다. 무한리필 숯불닭갈비를 먹으려 모인 손님들로 북적이는 매장은 이 주인장의 넉넉한 인심 덕분에 고소한 닭갈비와 사람 냄새로 가득해진다.
<춘천 무한리필 숯불닭갈비>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묵현리 25-3, 031)595-5225



한국인이 좋아하는 등심부위를 마음껏 <무한정>

	무한정 고기
무한정 고기
한국 사람들의 한우 사랑은 유별나다.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무한정>은 1등급 한우를 1인 2만8000원에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무한리필 식당이다. 고무줄 식감의 특수 부위만 골라 제공하는 타 무한리필 전문점과 달리, 소고기에서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등심 부위를 무한으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곳의 업주는 오랫동안 축산 전문가로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질 좋은 고기를 선별해 제공한다.

사용하는 등심은 전용 저장고에서 일정 기간의 숙성을 통해 손님에게 전달되며 숙성되는 동안 등심의 씹는 맛이 좋아지고 풍미가 극대화된다. 특히 참숯에 고기를 구워먹게 함으로써 한우를 느끼하지 않게 더 많이 먹을 수 있다. 또한 무한리필 한우와 함께 다양한 식사 메뉴를 판매한다. 시원한 냉면도 좋지만 한우로 푹 끓여내 푸짐하게 담아낸 한우가마솥육개장(8,000원)이 인기가 좋다. 꼭 무한리필 한우가 아니더라도 육개장만 맛보러 오는 손님들도 더러 있을 정도다.
<무한정>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만정리 383, 031)655-8595



포만감과 추억을 동시에 채워주는 <건국수제돈가스>

	건국수제돈가스 돈가스
건국수제돈가스 돈가스
돈가스는 함박스테이크와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메뉴다. 옛날 경양식집처럼 고풍스러운 분위기는 없지만 추억의 메뉴를 살려낸 식당이 있다. 7,000원이라는 가격에 돈가스와 떡갈비(함박스테이크)를 무한리필로 제공한다. 일단 배고프고 주머니 가벼운 학생들에게 무한리필은 그 단어만 들어도 심장 박동을 높이는 매력적인 요소다. 이곳에서는 돼지고기 등심 부위를 두툼하게 손질한 뒤 튀겨내 웬만한 돈가스 전문점 못지않다. 특히 국내산 돼지고기 사용은 물론이고 생 빵가루를 사용해 바삭한 매력을 제대로 살려내 호평을 받는다.

돈가스 소스는 데미글라스 소스와 매콤한 맛 중 기호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다. 동일하게 무한리필로 제공하는 떡갈비는 샐러드와 함께 모닝빵 사이에 넣어 수제 햄버거로 만들어 먹을 수 있어 인기다. 가게에 들어오는 입구에서 돈가스를 만드는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무한리필이지만 허투루 음식을 다루지 않는다는 점 역시 손님들에게 신뢰감을 준다. 이 집에서는 식전 스프부터 밥, 샐러드와 돈가스, 여기에 수제 햄버거까지 즐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은 부담 없이 배불리 채울 수 있고 어른들은 옛 경양식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친근함이 매력이다.
<건국수제돈가스> 서울시 광진구 화양동 34-10, 02)499-1005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족발 전문점, 칼국수 사리가 무제한 <오목집>

	오목집 족발
오목집 족발
족발 이미지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었던 데는 사이드메뉴 역할이 큰 몫을 했다. 주요 번화가에만 나가도 족발 전문점들이 셀 수 없이 많다. 이들 사이에서는 사이드 메뉴 전쟁이 소리 없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서울 목동 <오목집>은 이런 경쟁 속에서 확실한 사이드 메뉴 확보로 자리매김한 경우다. 개업 초기 <오목집>에서는 족발(中 3만2000원)과 함께 5년 숙성 재래된장으로 만든 한우된장전골(7,000원)로 인기 몰이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좀 더 다양한 사이드 메뉴를 선보인다. 족발을 주문하는 손님에게 해물냄비를 무료로 제공하는데 시원하고 칼칼한 맛 덕분에 많은 애주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여기에 해물육수에 넣어 먹을 수 있도록 칼국수 사리를 무한리필로 제공해 족발과 함께 해물칼국수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무한리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점심에 방문할 경우 식사 메뉴를 주문하는 고객에게는 국내산 돼지고기로 만든 돈가스를 무한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굳이 족발이 아니어도 무한리필 돈가스 먹으러 오는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아이스크림 기계를 도입해 제공하는 후식용 소프트아이스크림은 무한리필의 화룡점정을 찍는다.

외부기고= 글,사진 김원빈    입력 : 2014.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