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 한계돌파DNA 협력사에 `팍팍`

해암도 2014. 2. 26. 09:01
                 
삼성전자가 발굴한 `2014 강소기업` 10곳
자금·기술 지원해 글로벌기업으로 육성
  기사의 0번째 이미지             
       
     


                 

텔레비전 테두리와 받침대를 만들던 한 중소기업이 고급 인테리어 자재, 자동차 부품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미국과 일본 업체가 장악한 반도체 웨이퍼 연마장비 시장에서 국산화를 시도했던 다른 중소기업은 해외시장 진출을 꿈꾸고 있다. 각각 알루미늄 표면처리 강자인 파버나인과 웨이퍼 연마장비인 CMP를 생산하는 케이씨텍 이야기다.

이들의 공통점은 삼성전자의 협력사로 `한계 돌파`에 성공한 `강소기업`이라는 점이다.

스마트TV 프레임과 스탠드를 제작해 오직 삼성전자 하나만을 보고 납품하던 파버나인은 2011년 316억원 매출을 기록한 이후 정체의 늪에 빠졌다. 경쟁업체들은 하루가 다르게 쫓아오는 상황이었다. 이제훈 파버나인 대표는 도약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삼성전자에 손을 내밀었다. 삼성전자는 파버나인을 강소기업 후보사로 선정하고 개발 제조 구매 물류 등 각 분야 전문 컨설턴트 18명을 투입해 지원했다. 알루미늄 가공법과 가공기술을 전수하기도 했다. 마침내 파버나인은 85인치 이상 초대형 TV 프레임 양산에 성공했고 알루미늄 표면처리 기술 분야에서 세계 1위로 부상했다. 이를 바탕으로 단순 금속가공에서 벗어나 디자인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한 디자인 소재 회사로 변신해 지난해 매출이 1200억원대로 팽창했다. 올해부터는 고급 인테리어 자재와 자동차 부품으로 확대해 수출을 시도할 계획이다.

케이씨텍은 2009년 두산메카텍의 반도체장비사업 부문을 인수해 웨이퍼 연마기기인 CMP장비 시장에 뛰어들었다. 미국과 일본 업체가 장악하고 있는 1조원 시장을 보고 시작한 사업이지만 기술력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삼성전자는 협력회사에 엔지니어를 파견해 300번이 넘는 기술교류 회의를 가졌다.

케이씨텍이 개발한 시제품을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에서 시험할 수 있도록 해주고 웨이퍼 제작과 평가에 필요한 비용을 무상으로 지원했다. 여기에 힘입은 케이씨텍은 국산화에 성공해 국내 시장을 대거 케이씨텍 제품으로 바꿔나가고 2013년에는 CMP 설비만으로 230억원 신규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해외시장 진출로 530억원의 새로운 매출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파버나인과 케이씨텍을 포함해 올해 강소기업 10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범진아이엔디, 에이테크솔루션, 동양이엔피, 디에이피, 멜파스, 이랜텍, 테라세미콘, 프로텍이 주인공들이다. 삼성 강소기업은 협력사 중에서 성장 가능성을 가진 곳으로 선택돼 다각도로 지원받는다. 강소기업으로 선정되면 업계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는 것은 물론 대외 신용도와 브랜드 등 위상이 높아진다.

삼성전자는 2011년부터 협력사 중 강소기업 후보사를 발굴해 자금 기술 인력 등 맞춤형 지원을 실시했다. 이번에 선정된 10개사에 총 309억원의 자금을 지원했고, 이들 기업 매출은 2011년 2조5300억원에서 2013년 3조7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25일 수원 `삼성 디지털 시티`에서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 10개 협력사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강소기업 선정식을 개최했다. 권 부회장은 "강소기업 선정이 더 큰 도약을 위한 혁신의 디딤돌이 돼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4개 기업, 올해 10개 기업을 강소기업으로 선정한 데 이어 내년까지 50개 강소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이진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