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뜨거웠던 돈, 왜 미지근해졌나
2009년 1월부터 생성된 비트코인은 간간이 세간의 이목을 끌기도 했지만 그 정도는 미미했다. 그러나 올해는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올해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을 높여준 첫 번째 사건은 지난 3월 발생했던 키프로스 사태이다. 키프로스는 러시아와 유럽계 자금의 세금 도피처 역할을 하던 곳이었지만 금융 위기를 맞으면서 이런 예금에 과세를 단행했다. 당시 이 자금 중 일부가 세금을 피하기 위해 비트코인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높아졌다. 2월 말 30달러였던 비트코인의 가격은 4월 9일 230달러로 657% 급등했다
이 사건은 비트코인의 익명성과 관련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당시의 불확실한 경제·금융 환경과 맞물려 안전 자산이라는 측면이 크게 부각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비트코인은 애초에 최대 발행량이 2100만 비트코인으로 정해져 있다. 따라서 금이나 은과 같은 유한한 자원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헤지(위험 회피)가 가능한 안전 자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7월 3일 윙클보스 형제가 비트코인 가격과 연동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다시 관심을 받았다. 이들은 마크 저커버그가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도용해 페이스북을 완성했다고 주장하며 7년간 소송전을 벌였던 형제다. 비트코인이 가진 투자 대상으로서의 매력이 세간에 알려진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독일이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한 것은 번지는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독일 재무부는 8월 19일 "화폐를 민간에 맡겨야 한다"는 신자유주의 경제학자 하이에크(Hayek)의 이론을 거론하면서 비트코인을 세금 납부나 투자 목적의 거래도 가능한 '계산화폐(Unit of Account)'로 공인했다. 역사상 최초로 가상 화폐가 제도권의 공인을 받은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10월이 되면서 비트코인의 가격은 수직 상승하기 시작했다. 10월 16일에는 중국판 구글이라고 알려져 있는 포털 바이두가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도입했다는 소식이 보도됐고 10월 29일에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비트코인 거래가 가능한 ATM이 설치되었다는 뉴스가 전해진 것이 비트코인의 열풍에 부채질을 했다.
조병현 연구원 조선 : 201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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