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관심 있는 당신, 꼭 알아야 할 치명적 리스크 4
1. 보이지 않는 약점金이나 지폐같은 실체가 없어… 하루아침에 시세 물거품 될수도
2. 뚫리면 끝장해킹 완벽하게 막을 방법 있을까
3. 규제는 필연익명성에 자금세탁 등 악용 우려… 각국 정부, 결국 제재할 수밖에
4. 여기저기… 난립 조짐벌써 비슷한 가상화폐 20여개
온라인 화폐인 '비트코인(Bitcoin)'의 열풍이 전 세계를 시끄럽게 휩쓸고 지나가고 있다. 작년 중순만 해도 1비트코인당 5달러에 불과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초 1200달러까지 치솟아 1년 반 만에 240배나 폭등했다. 하지만 한 달도 채 안 돼 1비트코인당 700달러로 다시 거의 반 토막 났다. 비트코인의 가치는 마치 롤러코스터처럼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1. 보이지 않는 약점金이나 지폐같은 실체가 없어… 하루아침에 시세 물거품 될수도
2. 뚫리면 끝장해킹 완벽하게 막을 방법 있을까
3. 규제는 필연익명성에 자금세탁 등 악용 우려… 각국 정부, 결국 제재할 수밖에
4. 여기저기… 난립 조짐벌써 비슷한 가상화폐 20여개
해외 언론의 뜨거운 주목을 받고, 급기야 지난 11월 세계 경제 대통령이라 불리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유망하며 더 빠르고 안전하면서 효율적인 경제 시스템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평가했을 때만 해도 비트코인은 기존 화폐를 갈아치우기라도 할 기세로 무섭게 가치가 올라갔다.
하지만 중국·프랑스 등 주요국 금융 당국이 가파르게 오르는 비트코인에 제동을 걸면서 거품 꺼지듯 비트코인 열기도 식어 버렸다. 지난 5일 비트코인 최대 거래국인 중국의 인민은행이 금융기관의 비트코인 취급을 금지한 데 이어 지난 16일엔 제3자 지불 결제 서비스 업체 10여 곳에 비트코인 같은 가상 화폐에 대한 온라인 지불 결제 서비스 중단을 요청했다. 프랑스 중앙은행도 비트코인이 금융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투자에 우려를 밝혔고,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Fed) 의장은 비트코인을 '거품'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금융 당국도 비트코인을 화폐로서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비트코인 투자가 '투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깨우쳐 준 사례다.
비트코인은 지금까지 존재해 왔던 어떤 가상 화폐보다 획기적이며 강한 영향력을 형성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이 시대는 어쩌면 향후 전 세계 화폐 시스템의 일정 부분을 차지할 신개념 화폐가 탄생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재의 관점에서 본다면 비트코인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의 치명적인 리스크를 가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비트코인 투자 열기에 동참할지 고민하는 투자자라면 반드시 다음과 같은 리스크 요인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 ▲ 비트코인은 실물이 없는 가상 화폐로 2009년 정체불명의 컴퓨터 프로그래머에 의해 창안됐다. 그래픽의 동전은 일본에서 비트코인 사업 관계자들이 언론 매체에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낸 비트코인 상징물이다. /사진 블룸버그 그래픽 정인성 기자
첫째, 본질적인 가치(Intrinsic value)가 없다는 점이다. 현존 화폐들에는 정부가 강제로 부여한 '법화(legal tender)'로서의 가치가 포함돼 있다. 그 이전 금본위제 시대에는 금이라는 실물 가치가 바탕이 있었지만, 이제는 발행 국가의 신용이 화폐의 본질적인 가치의 바탕이 돼 있는 것이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가상의 화폐이기 때문에 금이나 발행 국가의 신용이 바탕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비트코인은 오로지 시장 참여자들의 평가에 의해서만 가치가 결정된다. 시장 참여자가 하루아침에 '비트코인은 화폐가 아니다'라고 생각하면 현재 형성돼 있는 시세는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비트코인의 가치는 변동성이 심할 수밖에 없다. 고평가와 저평가를 판단할 수 있는 판단 준거가 없기 때문에 투기적인 자금의 유출입에 시세가 과도하게 움직일 수 있다.
둘째, 사이버 보안 리스크다. 비트코인의 생성 방법 자체에 대한 해킹은 현재의 기술로서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비트코인을 화폐와 교환하는 거래소 시스템이나 주로 PC에 저장되어 있는 개인 소유의 비트코인 지갑은 사이버 범죄의 목표가 될 수 있다. 유럽 최대 비트코인 중계업체인 'BI PS'는 지난달 1295비트코인을 도난당한 것으로 알려졌고, 다른 거래소들도 사이버 테러 공격을 수차례 받아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인터넷에 연결된 채 방치되었던 개인 PC에서 해킹을 통한 비트코인 도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셋째, 규제 리스크다. 각국 정부의 제재나 통제가 시도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단 비트코인이라는 정체불명의 화폐가 기존 화폐 제도에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은 정책 당국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일이다. 여기에 비트코인의 태생적 익명성은 금융 당국의 규제를 유도한다. 계좌의 생성에서 거래까지 거래 주체의 신분은 전혀 노출되지 않는다. 이 같은 특성은 결국 올바르지 못한 자금의 세탁 혹은 무기나 마약과 같은 불법적인 거래의 채널로 이용될 소지가 크기 때문에 점차 정부의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대체 가능 리스크다. 비트코인이 엄청난 인기를 얻으면서 이미 시중에는 유사한 형태의 전자화폐가 다수 등장하고 있다. 이미 라이트코인(Lite-coin)이나 리플(Ripple), BBQ coin 등 널리 알려진 것만도 20여 개 이상이 등장했다. 이와 같은 화폐의 난립은 비트코인의 향후 가치와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직 비트코인은 '미완의 화폐'
비트코인은 분명 획기적인 아이디어이고 새로운 시도이지만 그 문제점 또한 명확하다. 따라서 지금 당장 비트코인의 성공을 확신하고 투자 대상으로서 접근하기는 위험성이 크다.
그러나 단편적인 논리들만 가지고 비트코인의 가능성과 미래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비트코인이 기존의 통화 체제를 대체하는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일시적인 신드롬에 그칠 가능성도 모두 부정할 수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가상 화폐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적지 않다는 것은 분명해졌으며 이와 같은 시도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 비트코인
디지털 단위인 ‘비트(bit)’와 ‘동전(coin)’을 합친 이름으로 온라인상에 존재하는 가상 화폐이다.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정체불명의 프로그래머, 혹은 단체가 기존 화폐 시스템의 대안으로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나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서 제시되는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면 비트코인이 생성되는 방식으로 설계돼 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 조선 : 201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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