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당뇨인이 가장 오래 살았다…노화 막는 마법의 ‘100원 약’

해암도 2024. 7. 29. 08:53

세상과 함께 불로장생의 꿈:바이오혁명




불로장생의 꿈:바이오혁명


홍해파리의 별명은 ‘불멸의 해파리’다. 학명은 투리톱시스 도르니(Turritopsis dohrnii). 5㎜도 채 안 되는 작은 생명체인데, 완전히 성숙한 개체가 된 뒤에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다시 유아기인 폴립 단계로 돌아갈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잡아먹히거나 병들지만 않는다면 늙어 죽을 일 없이 영원한 삶을 누린다.

벌거숭이두더지쥐의 생명력도 기이하다. 생쥐와 비슷한 크기의 이 동물이 처음 발견됐을 때, 과학자들은 이 동물의 수명이 생쥐와 비슷한 3~5년 정도 될 거라고 예상했다. 작은 크기의 동물은 번식력이 왕성한 대신 오래 살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벌거숭이두더지쥐는 30년 이상 살며, 암에 대한 저항력이 특히 강했다.

자연계엔 상식적인 노화 개념을 뛰어넘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이를 인간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까. 2000년대 이후 분자생물학의 급격한 발전 덕에 각종 노화의 원인과 이를 막는 방법을 찾는 연구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2010년대 들어서는 항노화 약물에 대한 임상시험이 하나둘 시작됐다. 현재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이 인체에 항노화 약물을 테스트하고 있다.

항노화 약물에 대한 연구가 곳곳에서 진행되자, 노화 연구의 세계 최고 권위자들이 올해 초 가장 유망한 약물을 면밀히 조사해 발표했다. 이들이 가장 주목하는 건, 의외로 가장 흔히 구할 수 있고 매우 값싼 약물이었다.

연구팀은 세계에서 실험 중인 수많은 약물을 네 가지 깐깐한 기준으로 선정했다. 첫 번째는 지난 10년 동안 인간 임상에서 충분히 실험된 것이다. 두 번째는 동물 실험에서 노화를 늦춘다는 확고한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세 번째는 장기적으로 써도 될 만큼 인간에게 안전한 것이다. 네 번째는 노화의 주요 특징을 약화시키는 작용 방식이 있는 것이다. 세계 노화 연구의 석학들이 정리한 항노화 약물의 유력한 후보들을 소개한다.

📋목차
① “마법의 약”
② 들꽃에서 찾아낸 불로장생약
③ DNA 스위치를 조정하는 신약
④ 항노화 약 효과 그대로 낼 수 있는 두 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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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는 질병이다.” 요즘 많은 노화 연구자들이 제기하는 도발적 주장이다. 암, 치매, 감염, 심장병 등 대부분 질병의 첫 번째 위험 요인은 나이다. 60세, 70세가 되면 모든 질병의 위험이 젊은 사람에 비해 10배, 100배 이상 증가한다. 이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노화를 막는 것이라는 게 이들의 핵심 아이디어다. 과연 노화 연구는 인간이 늙지 않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까. 이하 그래픽 이가진·박지은

※아래 텍스트는 영상 스크립트입니다.


🔮“마법의 약”
요즘 의료 정보 사이트에 간혹 이런 질문이 올라옵니다.
“당뇨가 없는데 항노화 목적으로 당뇨약인 메트포르민을 처방받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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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의료 정보 사이트엔 당뇨 환자가 아닌데 당뇨약을 처방받을 수 있냐는 질문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또 최근 하버드대 의대 출판부에선 이런 기사도 냈어요.
“메트포르민은 마법의 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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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의대도 메트포르민에 관심이 많다.

노화에 관심 많으신 분들은 이미 들어보셨을 텐데요.
메트포르민은 원래 당뇨병에 걸리면 가장 처음으로 처방하는 약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노화를 막아주는 약물 중 가장 유명하죠.

그게 2014년 영국 카디프대가 내놓은 충격적 연구 결과 때문인데요.
여기선 제2형 당뇨병 환자이면서 메트포르민으로 치료받은 사람, 당뇨병이 없는 사람, 그리고 당뇨병 환자이면서 다른 당뇨병약인 설포닐우레아로 치료받은 사람 이렇게 세 그룹을 비교했습니다.
2000년부터 추적 관찰했더니 당뇨병 환자이면서 메트포르민으로 치료받은 사람의 생존 기간이 가장 길었습니다.
당뇨병이 없는 사람보다 더 길었죠.
이 메트포르민뿐만 아니라 최근 5년 사이 항노화 후보 약물에 대한 임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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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환자가 비당뇨인보다 더 오래 산다? 실제로 그런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지금 미국에서는 14개 기관이 동시에 연구를 진행하는데요.
3000명의 정상인을 대상으로 해서 메트포르민의 임상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2년이나 한 3년 후에 결과가 나올 걸로 예상이 되고 있는데요.
대량 임상을 통해서 메트포르민의 노화와 관련된 여러 가지 증상들을 개선하는 효과가 과연 있는지 없는지를 시험합니다.
그 결과를 가지고 FDA에 메트포르민을 노화라는 질병을 치료하는 치료제로 승인을 받겠다는 거죠.”
(김경규 성균관대 정밀의학 교수)

그리고 얼마 전 노화 연구의 세계 최고의 권위자들이 ‘셀 대사학’ 저널에 현재 항노화 약물 후보군을 면밀히 검토해서 리뷰를 냈는데요.
총 8가지가 유망한 것으로 꼽혔습니다.
이 약물 중 어떤 것들은 우리 몸에 원래 내재돼 있는 어떤 경로를 모방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항노화 약물의 도움 없이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으로 노화를 막고 건강 수명을 늘릴 수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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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걸로 손꼽히는 노화 연구자 세 명이 항노화 약물을 샅샅이 찾아 현황을 밝혔다. 사진 미국 MIT, 하버드대

이 약물들은 무엇이고 우리 몸에 어떻게 작용할까요.
그리고 이 약물이 작용하는 원리를 우리 몸에 적용하려면 어떤 걸 해야 할까요.

현재 세계적으로 항노화 약물에 대한 수많은 임상시험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0년대 중반에 시작된 항노화 약물 임상은 최근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노화 방지 약물을 개발 중인 기업엔 엄청난 투자금이 몰려요.
알토스랩스, 캘리코랩스, 헤볼루션 재단, 이런 곳엔 수조원의 투자금이 들어갔고요.
이런 기업들은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해 노화 연구의 세계적 석학을 모셔와서 연구를 진행합니다.

올해 초엔 항노화 약물을 망라한 리뷰도 나왔습니다.
동물 실험에서 노화를 확실히 늦췄고 인간 임상까지 진행한 약물만 뽑았어요.
이 8가지 약물은 각각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우리 노화를 늦춰줍니다.
노화 때문에 생기는 암, 치매, 심장병 같은 질병 위험도 자연히 줄어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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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장 앞서 있는 항노화 약물 8가지. 사진 Leonard Guarente Et Al., Cell Metabolism 2024

암, 치매, 심장 질환은 유전자나 생활습관의 문제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이 나이예요.
그러니 노화를 막으면 이런 질병은 자연히 막아진다는 게 노화 연구자의 핵심 아이디어입니다.
자 그럼, 노화 연구의 석학들이 꼼꼼히 리뷰해 꼽은 주요 항노화 약물을 살펴보겠습니다.

🌼들꽃에서 찾아낸 불로장생약
첫 번째는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입니다.
메트포르민은 프랑스 라일락 혹은 염소 약초라고 불리는 풀에서 추출한 성분입니다.
프랑스 라일락은 꽃나무인 라일락과 이름만 비슷하지 전혀 다른 종인데요.
라일락은 국화에 가깝고 프랑스 라일락은 장미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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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포르민은 유럽에선 중세부터 사용되던 약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도라지 추출물에서 당뇨약이나 항노화약의 성분이 발견된 것과 비슷하다. 현재 당뇨약으로 흔히 처방되며 가격도 한 알당 100원 정도로 매우 싸다. 사진 Bernofarm

이 약초는 이미 중세 시대부터 당뇨 증상을 완화하려고 쓰였고요.
흑사병이 유행하던 때에도 땀을 내는 약으로 쓰인 유서 깊은 약초죠.
그런데 여기에 든 구아니딘이라는 성분이 혈당을 낮춰준다는 게 1918년 밝혀졌어요.

하지만 구아니딘은 독성도 강해서 이대로는 쓸 수 없었죠.
이를 실험실에서 구조를 살짝 바꿔서 좀 순화시킨 버전이 메트포르민입니다.

2000년대 들어 동물 실험을 했는데, 메트포르민을 먹인 쥐가 수명이 길어진다는 게 밝혀지면서 본격적으로 항노화 연구가 시작됩니다.
그림에서 화살표는 쥐의 나이 54주째부터 메트포르민을 먹이기 시작했다는 거고요.
메트포르민을 먹은 쥐가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메트포르민이 사망률을 낮추는 효과가 없었다는 연구도 있기 때문에 약간 논란이 있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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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포르민을 먹인 쥐의 수명이 늘어난 걸로 밝혀지면서 본격적인 항노화 약물로 급부상했다. 화살표는 메트포르민을 먹이기 시작한 시점.

그렇지만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 기능을 강화하고, 면역 체계도 강화하는 효과가 있었고요.
동물 실험에선 항염증 효과와 함께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도 보였습니다.
여러 가지를 종합하면 메트포르민은 부작용이 적으면서 노화를 늦추고 건강 수명을 늘려주는 항노화 약물이라는 게 연구팀의 결론입니다.

“메트포르민 자체가 양전하를 많이 띠고 있는 물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체에 들어가면 여러 군데 결합할 수 있을 거라고 사람들이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DNA도 결합할 수도 있고 단백질도 결합할 수 있고 이렇게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는데요.
여러 가지 메커니즘 중에 하나는 미토콘드리아의 호흡 사슬이라고 있습니다.
ATP를 합성하는 기능을 하는데 그때 그 사슬에 메트포르민이 결합해서 저해시키는 작용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ATP의 양이 줄어들고 반대로 AMP라는 ATP 동족체의 양이 늘어나죠.
그래서 AMP 카이네이즈라는 프로테카이네이즈가 이제 활성화되면 항당뇨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들이 많이 보고가 돼 있고요.
메트포르민 자체가 여러 DNA, 단백질과 결합을 하기 때문이에요.
다양한 기전을 통해서 항노화 또는 당뇨, 그러니까 특히 포도당 양을 낮추는 기능들을 한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김경규 성균관대 정밀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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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규 교수는 “메트포르민뿐 아니라 여러 항노화 약물이 인체의 수명 연장 기전을 모방하는 식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DNA 스위치를 조정하는 신약
다음은 NAD+입니다.
NAD+는 서투인이라는 단백질을 활성화하는 효소입니다.
서투인은 1990년대 효모, 벌레, 파리, 쥐의 노화를 늦추고 수명을 연장하는 게 밝혀졌죠.
효모, 벌레 수명을 늘린 게 얼마나 대단한가 싶지만요.
빵을 부풀려주는 효모는 사실 인간과 70%의 유전자를 공유하고요.
벌레인 예쁜꼬마선충 역시 인간과 49%의 유전자를 공유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서투인 DNA를 포함해 인간의 장수 유전자를 그대로 갖고 있어요.
인간의 장수를 실험하기에 안성맞춤인 생물이죠.

서투인은 우리 몸의 유전자를 끄고 켜는 단백질입니다.
스트레스 가득한 환경에선 성장 대신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단백질을 활성화해 수명을 늘려주고요.
살기 좋은 환경이 되면 다시 성장과 번식을 활성화하는 식으로 작동하죠.

서투인은 NAD+에 크게 의존하는데, NAD+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줄어듭니다.
그래서 NAD+를 합성하는 재료인 NR이나 NMN을 보충하면 NAD+를 젊은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죠.
서투인을 활성화하는 물질은 이것 말고도 레스베라트롤, 케르세틴, 피세틴이 있는데요.
NAD+가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NAD+에 의해 서투인이 활성화되면 생물학적 나이가 낮아지고, 간 수치와 혈액 수치가 개선되고 신체 기능이 향상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서투인 같은 경우는 사실은 되게 오래됐습니다.
효모에서 SIR2라는 단백질을 발현시켰을 때 효모의 생명이 연장된다는 것들을 발견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사람들이 열광을 하고 관련된 연구를 진행시켰습니다.
사람한테서는 서투인 1, 2, 3, 6이 있다는 것들이 이제 알려져 있는데요.
메커니즘은 칼로리 제한을 시켰을 때 NAD+가 미토콘드리아 사슬에서 사슬이 천천히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NAD+가 증가하고 NAD+가 이제 서투인을 활성화시켰기 때문에 AMP 카이네이즈에 영향을 줍니다.
그러면 라파마이신이나 메트포르민하고 비슷한 메커니즘에 의해서 수명 연장과 관련된 활동을 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김경규 성균관대 정밀의학 교수)

다음은 당뇨병 약이자 다이어트 약인 GLP-1 수용체 작용제입니다.
위고비, 오젬픽, 삭센다 같은 약이 이런 방식으로 작용하죠.
이건 포만감을 부르고 식욕을 감소시켜서 살을 빼주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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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 오젬픽, 삭센다 같은 비만치료제 역시 항노화 약물의 강력한 후보군이다. 즉 덜 먹으면 오래 산다는 것이다.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오젬픽 홈페이지

쥐 실험에선 뇌의 노화를 늦추고 심지어 역전까지 시키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GLP-1을 쓸수록 뇌신경 세포도 점점 나이가 역전됐고요.
뇌혈관 세포 역시 GLP-1을 쓸수록 나이가 역전되고 있죠.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인간 임상시험에선 심혈관 질환 지표를 개선하고 단기 기억력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칠레 이스터섬의 흙에 사는 세균에서 분리한 라파마이신도 항노화 약물 후보군 중 하나입니다.
라파마이신은 mTOR라는 단백질에 영향을 줘서 세포 성장을 잠시 멈추는 대신 우리 몸에 쌓인 찌꺼기를 대청소하도록 유도합니다.
자가 포식이라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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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마이신은 세균에서 추출한 물질이다. 우리 몸을 대청소하는 약물로 아주 오랜 기간 임상을 거치며 검증 단계에 들어섰다.

동물 실험에선 이미 여러 차례 수명을 연장시킨 결과를 보였습니다.
아주 늙은 쥐조차 라파마이신을 먹이자 수명이 수컷은 9%, 암컷은 14% 늘었습니다.

“우리 몸에 영양 성분이 많아지면 mTOR가 활성화돼서 세포를 계속 성장시키겠다는 신호를 보내게 됩니다.
라파마이신 같은 경우에는 mTOR를 억제시킵니다.
그래서 그 밑에 증식, 성장 신호를 막아버리기 때문에 식이 제한과 동일한 효과를 얻게 되고요.
마찬가지로 메트포르민은 AMP 카이네이즈를 활성화시키는데, AMP 카이네이즈는 거꾸로 mTOR를 저해시키는 기능들이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종합해서 말씀드리면 식이 제한에 의해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신호 전달의 변화를 라파마이신 또는 메트포르닌이 마찬가지로, 똑같은 중간에 관여하는 단백질들의 기능을 저해시키는 방법으로 같은 효과를 낸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김경규 성균관대 정밀의학 교수)

그 외 천연물질인 스퍼미딘, 노화 세포를 제거하는 세놀리틱스도 유망하지만 아직 인간 임상이 좀 더 쌓여야 할 것으로 보이고요.
장내 미생물을 개선하는 프로바이오틱스 역시 임상 초기라 좀 더 시간이 필요한데요.
미생물 중엔 락토바실러스와 비피도박테리움이 두드러졌습니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아스피린, 이부프로펜 같은 진통제가 포함되는 항염증제도 후보군이었지만,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아 더 많은 임상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2013년에 스페인 암센터에서 셀에 논문을 낸 게 ‘노화의 특징’입니다.
노화를 규정하는 9개의 특징적인 현상들을 보고했죠.
하지만 그 밑에 그 9개를 다 꿰뚫는 어떤 하나의 메커니즘이 있는지 없는지는 아직은 사실은 모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새 가장 주목받고 있는 거는 역시 후성유전학인 것 같습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DNA에 메틸 그룹이 붙게 돼서 메틸화가 생깁니다.
메틸화가 되는 정도가 노화와 어떤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들이 연구가 됐죠.
메틸화 정도를 보면 이 사람의 세포의 후성유전학 나이는 얼마다 이런 어떤 관계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사람의 세포 나이를 연구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이 개발됐고요.
후성유전학적인 측면에서 노화를 시켰더니 쥐가 갑자기 늙어지고 거꾸로 젊은 쥐에서 나타나는 후성유전학 특징을 유전학적인 방법을 통해서 도입을 했을 때 세포도 젊어진다는 사실도 발견됐습니다.
쥐 개체도 젊어지고 특히 이제 눈 같은 것도 젊어지는 거죠.”
(김경규 성균관대 정밀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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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9가지 기전.

🍴항노화 약 효과 그대로 낼 수 있는 두 가지 방법
그런데 우리는 항노화 약물이 나오기 전에도 이들의 작용 방식을 똑같이 따라 할 방법이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항노화 약물이 오히려 우리 몸의 노화 억제 기전을 모방하기도 하죠.
그러니까 약물을 쓰지 않아도 우리 몸의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식사를 부족하게 하는 겁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영양 실조에 걸리지 않는 수준의 소식입니다.
메트포르민, 라파마이신의 기전이 이 단식을 모방한 겁니다.
칼로리를 제한하면 우리 몸은 성장 대신 DNA 손상을 복구하기 시작하고, 노폐물을 잡아먹습니다.
염증 수치가 자연히 감소하고 노화 관련 질병이 줄어들어 건강 수명이 늘어납니다.

영장류 실험에서도 하루 먹는 칼로리의 30%를 줄이자 수명이 50% 늘었고 노화 관련 질병이 줄었습니다.
식단도 가공식품을 최소화하고 육류를 줄이고, 식물성 식품을 늘리며, 술을 자제할수록 건강 수명이 늡니다.

두 번째는 운동입니다.
운동은 노화 방지 약물과 거의 비슷하게 작용합니다.
운동의 방법과 효과는 이전에 만든 영상에서 자세히 설명드렸으니 참고하시고요.

최고의 운동법

70세까지 운동 한번 안 했다, 30대 몸 돌아간 93세 비밀
“음식물을 먹으면 우리 몸에서 최종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포도당이 얼마나 있냐는 건데요.
세포 내에 포도당 양이 많아지면 포도당 또는 인슐린을 인식해서 그 신호가 mTOR를 활성화시키는 과정이 있고요.
mTOR가 활성화되면 세포 성장이 일어납니다.
식이적인 요법에서 음식을 많이 먹으면 아무래도 항노화에 반대되는 그런 현상이 벌어지게 된다는 것들은 이미 세포 수준에서 연구가 됐고요.
운동과 관련해서는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6년짜리 연구를 시작했는데요
사람하고 쥐에서 운동에 있어서 세포의 어떤 영향에 의해서 노화와 관련된 것들이 나타나느냐를 연구합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2000억의 연구비를 들여가지고 연구를 막 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엑서카인이라고 운동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의 어떤 종류가 발견이 됐는데요.
엑서카인이 실제로 세포의 항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도 이제 결과들을 속속 만들어내고 있는데요.
이 부분은 우리가 연구를 더 해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들을 하고 있습니다.”
(김경규 성균관대 정밀의학 교수)

이 두 가지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가장 확실한 건강 수명을 늘리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당연히 몸을 해롭게 하는 것들은 하지 않는 걸 전제로 해야 합니다.
금연, 절주, 충분한 수면 같은 것 말이죠.

“사실 건강 수명과 관련해서는 세포 수준의 연구보다는 역학적인 연구들이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역학적인 결과들을 바탕으로 해서 제안하는 여섯 가지가 있는데요.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거예요.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그다음에 운동을 하고 잘 자고 스트레스 없어야 되고요.
안 좋은 물질에 노출되는 것, 거기에는 이제 술과 담배를 포함해서요.
그다음에 사회적 관계를 늘려라.
이렇게 6가지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건강한 생활을 하려면 약도 중요하겠지만 여섯 가지를 잘 지키면서 주위에 있는 분들하고 건강하게 사는 게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김경규 성균관대 정밀의학 교수)

단행본으로 보는 ‘불로장생의 꿈’ 시리즈



불로장생의 꿈: 바이오 혁명

인간이 건강을 결정하는 시대입니다. 기술이 질병을 통제하는 시대입니다. 세상엔 수만 가지 치료법과 신약이 떠돕니다. 하지만 믿을 만한 정보는 한정적입니다. 영상 시리즈 〈불로장생의 꿈 : 바이오 혁명〉은 세계적 권위의 전문가 인터뷰를 토대로 세상을 선도하는 신약과 최신 치료법에 대해 가장 앞선 이야기를 전합니다. 새로운 치료법과 신약을 기다리시는 분, 바이오테크의 미래가 궁금하신 분, 생명과학의 놀라운 발전을 쉽게 이해하고 싶으신 분에게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에디터  이정봉  정수경  이가진  박지은   중앙일보    일시2024.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