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들고 10분만 걸어도 물 속 병원균이 사라지는 신기한 물병

해암도 2024. 4. 15. 16:40

사이언스 카페 보행시 발생하는 인체 정전기 이용

 

병원체 99.99% 사멸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보행 중 발생하는 인체 정전기를 이용해 병원균에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휴대형 물병이 개발됐다.

공법을 통해 수인성(水因性) 병원균을 사멸시키는 휴대용 장치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전기천공법은 전기장을 통해 세포에 구멍을 뚫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보행 시 발생하는 정전기를 수확해 전기장을 만들고, 이를 전도성 고분자 나노로드(단면 지름이 1㎚인 극미세선)로 극대화해 물통 속의 병원체를 사멸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람이 걸을 때는 정전기가 생기는데, 물병의 알루미늄 전극을 잡고 걸으면 나노로드를 통해 정전기가 물병 안으로 모인다. 이렇게 만들어진 강한 전기장 주변을 지나는 병원체는 전기천공법에 의해 죽게 된다. 보행 속도가 빠를수록 더 큰 전기장을 만든다. 경보 수준의 빠른 걸음에선 493V의 전압을 얻을 수 있다.

 
 

연구팀이 정수된 물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표면에 구멍이 형성되어 완벽히 사멸됐다. 휴대용 정화 장치를 들고 10분간 보행 시 99.99%의 병원체가 사멸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80회 이상의 반복 실험에서도 이 같은 성능이 유지됐다.

 

김상우 교수는 “수인성 질병은 상하수도 시설이 열악한 아프리카와 일부 아시아의 국가의 공중 보건을 위협한다”며 “보행으로 얻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 병원균을 직접 소독하는 기술은 안전한 식수를 제공하여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연구의 제1저자인 김영준 박사는 “저렴하고 지속 가능한 정수 방식의 휴대용 용기가 저개발 국가와 고립 지역 및 재해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워터(Nature Water)’에 지난 12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