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리 디자이너 재키 윌리엄스가 고인의 치아로 만든 목걸이, 반지, 귀걸이. [인스타그램 캡처]
고인(故人)의 치아가 그의 손을 거치면 누군가에겐 '세상 하나 뿐인 보석'이 된다. 14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호주의 주얼리 디자이너 재키 윌리엄스(29)는 유가족의 주문에 따라 죽은 사람의 치아로 장신구를 만든다.
치아로 반지·귀걸이·목걸이 등 맞춤 제작
사랑니 가져와 프로포즈용 반지 주문도
유가족들이 고인이 생전에 남겼거나 화장(火葬)전 발치한 치아를 윌리엄스에게 가져오면 이를 반지 틀에 박거나 목걸이에 매다는 식이다. 그는 치아로 반지·목걸이·팔찌는 물론이고, 귀걸이와 브로치 등도 제작한다.
치아로 만든 반지. [인스타그램 캡처]
치아로 만든 귀걸이. [인스타그램 캡처]
주문 의뢰인이 요청할 경우 치아가 박힌 금속 틀에 다이아몬드나 사파이어와 같은 값비싼 보석을 추가 장식한다. 고인의 유골이나 머리카락을 장신구 제작에 활용하기도 한다.
대학에서 주얼리 디자인을 전공한 윌리엄스는 몇 년 전 절친한 친구를 잃은 경험이 이 일을 시작한 동기가 됐다. "그 일을 계기로 다른 사람들의 슬픔을 덜어주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슬픔은 나누면 절반이 된다는 말이 있잖아요."
주얼리 디자이너 재키 윌리엄스. [인스타그램 캡처]
치아로 만든 반지.[인스타그램 캡처]
치아로 만든 목걸이. [인스타그램 캡처]
고인 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의 치아로 제작 주문이 들어오기도 한다. 자녀의 젖니를 가져오는 엄마가 있는가 하면, 자신의 사랑니로 프로포즈용 반지 제작을 의뢰한 남성도 있었다. 하늘 나라로 떠난 반려 고양이의 털 뭉치를 투명한 보석 안에 넣어 반지로 만들어 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죽은 고양이 털 뭉치를 넣은 보석 반지. [인스타그램 캡처]
이런 '맞춤 장신구' 제작에는 6~8주 가량 걸린다. 이렇게 제작된 장신구의 가격은 최소 350달러(약 40만원)에서 최대 1만 달러(약 1100만원)다.
좋은 취지에서 시작했다지만 곱지 않은 시선도 감내해야 한다. 고인의 치아로 만들었단 이유로 "혐오스럽다"고 하거나 그를 향해 "무덤 도둑"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다.
윌리엄스의 입장은 일을 시작할 때와 다를 게 없다. "소중한 존재를 잃은 슬픔과 상실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중앙일보] 입력 2021.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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