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윤성씨가 지난달 30일 제주시 산지천에 빠져 허우적거린 초등생을 구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천에 빠진 공을 꺼내려다 미끄러져 물에 빠져 허우적대던 초등학생을 30대 청년이 주저없이 구해냈다. 30대 청년은 해병대를 제대한 소윤성(30)씨다.
소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6시쯤 제주시 건입동 산지천 인근에서 자신이 근무하는 업체의 화보 촬영을 돕다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초등학교 저학년 남자아이를 보게 됐다.
소씨는 이 남자아이가 물에서 노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상한 낌새를 느껴 가까이 가보니 남자아이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물길을 이기지 못하고 바다 쪽으로 떠밀려 가고 있었다.
지난달 30일 제주시 산지천에서 해병대 출신 30대 청년이 물에 빠진 초등생을 구조했다./제주소방서
이 아이는 소씨를 보자 “살려달라”고 다급하게 구조요청을 보냈다. 소씨는 그 말을 듣자마자 지체 없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소씨는 순식간에 헤엄쳐 아이에게 다가가서는 “괜찮으니까, 움직이지 말고 삼촌한테 몸을 맡기라”고 말하며 아이를 안심시켰다.
소씨는 곧바로 아이 뒤쪽으로 헤어쳐 다가갔고, 당황해 허둥대던 아이도 소씨의 말을 듣고 얌전히 소씨에게 몸을 맡겼다. 소씨는 하늘을 향해 누운 상태로 아이를 안은 채 수영하며 물 밖으로 빠져나왔다.
아이는 친구와 산지천 주변에서 공놀이하던 중 공이 물에 빠지자, 그 공을 꺼내기 위해 물에 젖은 바위를 밟았다가 미끄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이가 빠진 곳은 성인 남성의 발이 닿지 않을 정도의 수심이 깊은 곳으로, 소씨의 신속한 대처가 없었더라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소씨는 “현장을 목격한 뒤에는 아무런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이 먼저 반응했다”며 “해병대 수색대대 소속으로 인명구조 교육을 받은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제주소방서는 15일 헌신적인 구조활동을 펼친 소윤성씨에게 소방활동 유공 표창을 수여했다.
소윤성씨. /연합뉴스
오재용 기자 조선일보 입력 2021.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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