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3일은 비트코인이 탄생한 지 10주년 되는 날이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2008년 11월 ‘비트코인 : 개인 대 개인의 전자화폐 시스템'이라는 9페이지의 논문을 공개하고 3개월 후인 2009년 1월 3일 오후 6시 15분 첫 비트코인을 채굴했다.
그가 제네시스(0번째) 블록에 남긴 메시지는 ‘은행을 위한 두 번째 긴급 구제 방안 발표 임박'. 자본주의의 폐해를 전자화폐로 해결해보겠다는 그의 바람은 실현됐을까. 비트코인은 개당 2000만원 넘게 치솟았다가 최근 400만원으로 추락하며 탄생 10년 만에 다시 중대 고비를 맞았다. IT조선은 블록체인·암호화폐 현황을 긴급 점검하고 시장을 전망한다. 기획 시리즈는 정답이 아니라 발제문이다. itchosun@chosunbiz.com으로 의견도 받는다. IT조선은 오프라인 세미나도 기획 중이다. [편집자주]
IT조선은 2018년 12월 21일 서울 광화문 씨스퀘어빌딩 1층에 위치한 스페이스 라온에서 비트코인 10주년을 맞아 ‘2019년 블록체인·암호화폐 대전망’을 주제로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자리에는 이병욱 한국외대 교수, 한대훈 체인파트너스 이사, 홍기훈 홍익대 교수(가나다 순)가 참가해 토론을 벌였다.
좌담회 후반부 내용을 이어서 정리한다.
◇ 정부의 대응과 합리적인 규제
― 사회자(류현정 IT조선 본부장) = 한국 정부 대응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홍기훈 홍익대 교수(이하 홍기훈) = "금융위원회가 비트코인 광풍이 불던 초기에 강경하게 대처한 것은 잘 했다고 본다. 자칫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볼 뻔 했다. 암호화폐, 블록체인 시장이 미래 먹거리라고 자꾸 주장하는데 이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형성되지 않았다. 뭐가 좋고 뭐가 나쁜지에 대해 모두가 다르게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규제기관이 규제를 만드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블록체인 산업이 4차산업혁명의 첨병이고 미래 먹거리라면 블록체인 산업계가 나서 자신의 역량과 미래성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왜 정부가 거래소 규제를 안하냐고 지적한다. 정부는 규제를 못하는 상황이다. 제대로 된 규제를 하려면 한국거래소(KRX) 수준의 규제를 해야 형평성에 맞다. 하지만 이는 암호화폐 기업한테는 문 닫으라는 소리와 같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가 규제를 한다면 산업의 특성 이해하지 못했다는 반발이 바로 나올 것이다."
한대훈 체인파트너스 리서치 센터장(이하 한대훈) = "미국에서는 작년부터 비트코인 ETF(Exchange Traded Fund) 논의가 한창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산업계는 문제점을 찾고 이를 보완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한국 규제 기관은 ‘안된다’고만 할 뿐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 금융위와 은행은 핑퐁 게임을 한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못한다. 그렇게 1년이 지났다.
규제 다 풀어달라는게 아니다. 뭐가 되고 뭐가 안된다는 것만 말해주면 보완해서 발전적 방향으로 갈텐데, 돌아오는 대답은 ‘안된다’는 것뿐이다. 할 수 있는게 없다. 업계서 ‘우리나라에서는 할 수 있는게 없으니 해외로 가자’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데, 해외 송금이 안돼 해외 투자도 할 수 없다. 해외도 안되고 국내서도 안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홍콩, 싱가포르 등에 체인파트너스와 비슷한 시기에 설립된 회사가 있다. 이들은 현재 체인파트너스와 비교해 30~40배 성장했다. 홍콩 모 회사도 우리와 비슷하게 시작했는데 격차가 상당히 벌어진 상태다. 정부가 규제가 아닌 규정을 만들어줬으면 한다."
좌담회 후반부 내용을 이어서 정리한다.
◇ 정부의 대응과 합리적인 규제
― 사회자(류현정 IT조선 본부장) = 한국 정부 대응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홍기훈 홍익대 교수(이하 홍기훈) = "금융위원회가 비트코인 광풍이 불던 초기에 강경하게 대처한 것은 잘 했다고 본다. 자칫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볼 뻔 했다. 암호화폐, 블록체인 시장이 미래 먹거리라고 자꾸 주장하는데 이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형성되지 않았다. 뭐가 좋고 뭐가 나쁜지에 대해 모두가 다르게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규제기관이 규제를 만드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블록체인 산업이 4차산업혁명의 첨병이고 미래 먹거리라면 블록체인 산업계가 나서 자신의 역량과 미래성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왜 정부가 거래소 규제를 안하냐고 지적한다. 정부는 규제를 못하는 상황이다. 제대로 된 규제를 하려면 한국거래소(KRX) 수준의 규제를 해야 형평성에 맞다. 하지만 이는 암호화폐 기업한테는 문 닫으라는 소리와 같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가 규제를 한다면 산업의 특성 이해하지 못했다는 반발이 바로 나올 것이다."
한대훈 체인파트너스 리서치 센터장(이하 한대훈) = "미국에서는 작년부터 비트코인 ETF(Exchange Traded Fund) 논의가 한창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산업계는 문제점을 찾고 이를 보완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한국 규제 기관은 ‘안된다’고만 할 뿐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 금융위와 은행은 핑퐁 게임을 한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못한다. 그렇게 1년이 지났다.
규제 다 풀어달라는게 아니다. 뭐가 되고 뭐가 안된다는 것만 말해주면 보완해서 발전적 방향으로 갈텐데, 돌아오는 대답은 ‘안된다’는 것뿐이다. 할 수 있는게 없다. 업계서 ‘우리나라에서는 할 수 있는게 없으니 해외로 가자’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데, 해외 송금이 안돼 해외 투자도 할 수 없다. 해외도 안되고 국내서도 안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홍콩, 싱가포르 등에 체인파트너스와 비슷한 시기에 설립된 회사가 있다. 이들은 현재 체인파트너스와 비교해 30~40배 성장했다. 홍콩 모 회사도 우리와 비슷하게 시작했는데 격차가 상당히 벌어진 상태다. 정부가 규제가 아닌 규정을 만들어줬으면 한다."
― 한국은 엄밀하게 말하면, 암호화폐 규제 공백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병욱 크라스랩 대표(이하 이병욱) = "암호화폐 거래소가 스스로 규제 안을 만들겠다며 나섰다. 스스로 규정을 만드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주식거래소를 사적으로 운영하고 스스로 규율을 만들겠다는 걸로 들린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암호화폐를 왜 보호하고 육성해야 하나."
한대훈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도 국가기관은 아니다. 투자자 판단은 투자자 몫이고 투자자보호는 거래소의 몫이다. NYSE는 엄격하게 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투자자 보호에 미흡했다는 점을 자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금융권 수준에 맡게 지키겠다며 스스로 나선 것이다."
― KYC(Know Your Customer·고객알기제도)를 하면 익명성 문제는 사라지지 않나.
(KYC는 2006년 1월 18일부터 불법자금거래의 차단 및 국제기준에 부합되는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시행된 제도다. 금융실명법에 의한 실지명의 이외에 주소, 연락처 등을 추가로 확인한다.)
이병욱 = "KYC가 작동한다면, 정부 차원에서도 육성할 수 있다고 본다. 디지털 금 시장은 이미 KYC가 작동하고 있다. 다만, 암호화폐의 경우 암호화폐라는 용어 대신 다른 용어를 써야 한다. 또 국가가 통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상황으로는 어렵다. 한시간이면, 거래소 스스로도 자신들의 코인을 만들 수 있고 투자자는 이걸 산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를 빨리 막아야 한다.
자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규정이 없어서 자정이 필요한 게 아니다. 블록체인에 대한 정의, 이 중 육성해야 할 부분과 육성하지 않아야 될 부분을 정의하기 전에는 규제가 나올 수 없다. 이런 정의가 없는데, 중개소(거래소) 규정부터 만든다는 게 앞뒤가 맞지 않다."
― 홍콩은 거래소를 어떻게 규제하나.
한대훈 = "홍콩은 일단 뭘 한다고 하면 그냥 놔둔다."
이병욱 = "규정이 없다는게 맞다. 홍콩, 중국은 일단 놔둔다. 홍콩과 싱가포르를 예로 많이 드는데, 모두 1당 독재가 이뤄지는 곳이다. 즉, 규제를 잘못 만들면 바로 없앨 수 있다.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 한국은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 일단 만들면 없애기가 어렵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이 차이를 두고 한국 규제가 심하다고 말하면 안된다."
이병욱 크라스랩 대표(이하 이병욱) = "암호화폐 거래소가 스스로 규제 안을 만들겠다며 나섰다. 스스로 규정을 만드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주식거래소를 사적으로 운영하고 스스로 규율을 만들겠다는 걸로 들린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암호화폐를 왜 보호하고 육성해야 하나."
한대훈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도 국가기관은 아니다. 투자자 판단은 투자자 몫이고 투자자보호는 거래소의 몫이다. NYSE는 엄격하게 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투자자 보호에 미흡했다는 점을 자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금융권 수준에 맡게 지키겠다며 스스로 나선 것이다."
― KYC(Know Your Customer·고객알기제도)를 하면 익명성 문제는 사라지지 않나.
(KYC는 2006년 1월 18일부터 불법자금거래의 차단 및 국제기준에 부합되는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시행된 제도다. 금융실명법에 의한 실지명의 이외에 주소, 연락처 등을 추가로 확인한다.)
이병욱 = "KYC가 작동한다면, 정부 차원에서도 육성할 수 있다고 본다. 디지털 금 시장은 이미 KYC가 작동하고 있다. 다만, 암호화폐의 경우 암호화폐라는 용어 대신 다른 용어를 써야 한다. 또 국가가 통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상황으로는 어렵다. 한시간이면, 거래소 스스로도 자신들의 코인을 만들 수 있고 투자자는 이걸 산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를 빨리 막아야 한다.
자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규정이 없어서 자정이 필요한 게 아니다. 블록체인에 대한 정의, 이 중 육성해야 할 부분과 육성하지 않아야 될 부분을 정의하기 전에는 규제가 나올 수 없다. 이런 정의가 없는데, 중개소(거래소) 규정부터 만든다는 게 앞뒤가 맞지 않다."
― 홍콩은 거래소를 어떻게 규제하나.
한대훈 = "홍콩은 일단 뭘 한다고 하면 그냥 놔둔다."
이병욱 = "규정이 없다는게 맞다. 홍콩, 중국은 일단 놔둔다. 홍콩과 싱가포르를 예로 많이 드는데, 모두 1당 독재가 이뤄지는 곳이다. 즉, 규제를 잘못 만들면 바로 없앨 수 있다.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 한국은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 일단 만들면 없애기가 어렵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이 차이를 두고 한국 규제가 심하다고 말하면 안된다."
◇ 닷컴버블과의 비교
― 블록체인을 ‘돈의 인터넷(The internet of Money)’라고 한다. 인터넷도 닷컴버블이라는 게 있었다. 그리고 화려하게 꽃피웠다.
이병욱 = "블록체인의 경우 빙하기가 왔다가 꽃피는 일은 없을 듯 하다.블록체인의 기술적 가치는 결코 높지 않다. 블록체인이 던진 여러 개념은 의미가 있지만. 탈중앙화는 소프트웨어(SW)로 구현되는 것이 아니라 역설적으로 제도가 뒷받침 돼야 한다. 앞으로 블록체인의 개념은 기술쪽보다는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차량용 블랙박스는 열심히 데이터를 저장한다. 사용자 입장에서 이 데이터는 사고나기 전까지 정보가 아니다. 쓸모없는 데이터다. 반면 자율주행차를 하려는 기업들은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며 데이터를 모아야 한다. 사용자와 기업을 연결할 수 있다면, 기업은 개인으로부터 싼 값에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되고 고객은 보상을 얻게 된다.
이게 상생경제의 핵심이자 토큰 이코노미다. 이 두 가지를 연결할 때 탈중앙화한 시스템이 필요한가. 그렇지 않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지점만 잘 찾으면 된다. 보상을 통해 사람의 행동 바꾸는 것인데, 그게 꼭 블록체인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마치 암호화폐를 반드시 발행해야 토큰 이코노미가 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다."
한대훈 = "블록체인이 제2 인터넷이 될 가능성은 높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버블 사라지면서 수많은 IT기업이 파산하고 이후에 구글, 아마존같은 IT기업이 나오면서 주가를 회복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지금 블록체인은 버블이 꺼지는 과정이라고 판단된다. 당분간은 이어질 듯 보인다.
다만, 블록체인 상용화 프로젝트 나오면 대중이 이를 사용하고 이걸로 새로운 변화 나타나면 블록체인은 제2의 인터넷이 될 것이다.
IT버블과 블록체인 버블이 비슷하다. IT버블 때는 닷컴이라는 이름만 들어가면 주가가 급등했다. 반대로 부실했던 기업은 주가가 급락했다. 블록체인도 마찬가지다. 화폐가격은 급락했지만 투자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가트너 조사에 따르면 블록체인 투자는 2018년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투자가 있다는 것은 블록체인 기술에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병욱 = "인터넷과 블록체인은 근본적 차이 있다고 본다. 비트코인은 지난 10년간 실체가 전혀 없다. 들여다 볼수록 완전히 인터넷(닷컴버블)과 다르다. 탈중앙화 실패했으니, 아마존을 탄생시킨 인터넷처럼 유통 혁명을 만들 수도 없다. 오히려 중앙화된 시스템에 토큰 이코노미를 실현하는 것이 더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블록체인 투자도 보안 도구나 핀테크로 포장돼 이뤄진다. 보안, 핀테크 업체들이 투자를 잘 받으려고 블록체인 이름을 쓸 뿐이지, 사실 보안과 핀테크 솔루션을 만드는 데 블록체인의 유용성은 떨어진다. 블록체인은 보안도구, 핀테크 도구가 아니다.
인터넷 혁명은 단순한 선의의 연결이 아니라 HTML과 브라우저에 기반한 콘텐츠가 일으킨 것이다. 블록체인도 기술이 아닌 상생경제의 콘텐츠 측면에서 살펴보는 것이 유일하게 남은 희망이다."
― 세계경제포럼(WEF)는 블록체인으로 금융 시스템 구축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이병욱 = "가능성은 있다. 가령, 탈중앙화한 시스템이 자발적으로 돌아가고 금융결제원이 하던 일을 대체한다면 실제 비용이 절감될 것이다. 각국 중앙은행이 이를 테스트해 봤다. 다만,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점만 거듭 확인하고 있을 뿐이다."
한대훈 = "비용은 절감될 것이다. 100% 맞는 예는 아니지만 카드사와 예탁결제원 업무를 일부 대체할 수 있다고 본다. 이거만 생각해도 비용적 측면 절감 가능하다고 본다."
― 앞으로 자산의 디지털화가 진행할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해주셨는데, 그렇다면 암호화폐의 중개와 환전을 담당하는 거래소의 효용성은 있지 않나.
한대훈 = "거래소가 암호화폐 생태계를 이끌었다고 생각된다. 다만 일련의 사태로 민간 거래소는 대부분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소 다음 모델은 지불결제를 어느정도 보증해주거나 대행해주는 모델이라고 생각된다."
홍기훈 = "암호화폐는 디지털 자산 한 종류일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디지털 자산이 꼭 암호화폐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암호화폐 중개소인 거래소 효용은 암호화폐가 기존화폐와 교환되어야 할 수요가 있을 때만 존재한다고 본다. 즉 암호화폐 구매와 판매 수요가 암호화폐 거래소 효용의 기반이 되는 것이다.
만약 이런 수요가 사라지면 암호화폐 거래소도 더 이상 필요없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자산의 디지털화와 암호화폐 거래소 효용은 별개 문제라고 생각한다."
― 블록체인을 ‘돈의 인터넷(The internet of Money)’라고 한다. 인터넷도 닷컴버블이라는 게 있었다. 그리고 화려하게 꽃피웠다.
이병욱 = "블록체인의 경우 빙하기가 왔다가 꽃피는 일은 없을 듯 하다.블록체인의 기술적 가치는 결코 높지 않다. 블록체인이 던진 여러 개념은 의미가 있지만. 탈중앙화는 소프트웨어(SW)로 구현되는 것이 아니라 역설적으로 제도가 뒷받침 돼야 한다. 앞으로 블록체인의 개념은 기술쪽보다는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차량용 블랙박스는 열심히 데이터를 저장한다. 사용자 입장에서 이 데이터는 사고나기 전까지 정보가 아니다. 쓸모없는 데이터다. 반면 자율주행차를 하려는 기업들은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며 데이터를 모아야 한다. 사용자와 기업을 연결할 수 있다면, 기업은 개인으로부터 싼 값에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되고 고객은 보상을 얻게 된다.
이게 상생경제의 핵심이자 토큰 이코노미다. 이 두 가지를 연결할 때 탈중앙화한 시스템이 필요한가. 그렇지 않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지점만 잘 찾으면 된다. 보상을 통해 사람의 행동 바꾸는 것인데, 그게 꼭 블록체인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마치 암호화폐를 반드시 발행해야 토큰 이코노미가 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다."
한대훈 = "블록체인이 제2 인터넷이 될 가능성은 높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버블 사라지면서 수많은 IT기업이 파산하고 이후에 구글, 아마존같은 IT기업이 나오면서 주가를 회복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지금 블록체인은 버블이 꺼지는 과정이라고 판단된다. 당분간은 이어질 듯 보인다.
다만, 블록체인 상용화 프로젝트 나오면 대중이 이를 사용하고 이걸로 새로운 변화 나타나면 블록체인은 제2의 인터넷이 될 것이다.
IT버블과 블록체인 버블이 비슷하다. IT버블 때는 닷컴이라는 이름만 들어가면 주가가 급등했다. 반대로 부실했던 기업은 주가가 급락했다. 블록체인도 마찬가지다. 화폐가격은 급락했지만 투자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가트너 조사에 따르면 블록체인 투자는 2018년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투자가 있다는 것은 블록체인 기술에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병욱 = "인터넷과 블록체인은 근본적 차이 있다고 본다. 비트코인은 지난 10년간 실체가 전혀 없다. 들여다 볼수록 완전히 인터넷(닷컴버블)과 다르다. 탈중앙화 실패했으니, 아마존을 탄생시킨 인터넷처럼 유통 혁명을 만들 수도 없다. 오히려 중앙화된 시스템에 토큰 이코노미를 실현하는 것이 더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블록체인 투자도 보안 도구나 핀테크로 포장돼 이뤄진다. 보안, 핀테크 업체들이 투자를 잘 받으려고 블록체인 이름을 쓸 뿐이지, 사실 보안과 핀테크 솔루션을 만드는 데 블록체인의 유용성은 떨어진다. 블록체인은 보안도구, 핀테크 도구가 아니다.
인터넷 혁명은 단순한 선의의 연결이 아니라 HTML과 브라우저에 기반한 콘텐츠가 일으킨 것이다. 블록체인도 기술이 아닌 상생경제의 콘텐츠 측면에서 살펴보는 것이 유일하게 남은 희망이다."
― 세계경제포럼(WEF)는 블록체인으로 금융 시스템 구축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이병욱 = "가능성은 있다. 가령, 탈중앙화한 시스템이 자발적으로 돌아가고 금융결제원이 하던 일을 대체한다면 실제 비용이 절감될 것이다. 각국 중앙은행이 이를 테스트해 봤다. 다만,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점만 거듭 확인하고 있을 뿐이다."
한대훈 = "비용은 절감될 것이다. 100% 맞는 예는 아니지만 카드사와 예탁결제원 업무를 일부 대체할 수 있다고 본다. 이거만 생각해도 비용적 측면 절감 가능하다고 본다."
― 앞으로 자산의 디지털화가 진행할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해주셨는데, 그렇다면 암호화폐의 중개와 환전을 담당하는 거래소의 효용성은 있지 않나.
한대훈 = "거래소가 암호화폐 생태계를 이끌었다고 생각된다. 다만 일련의 사태로 민간 거래소는 대부분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소 다음 모델은 지불결제를 어느정도 보증해주거나 대행해주는 모델이라고 생각된다."
홍기훈 = "암호화폐는 디지털 자산 한 종류일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디지털 자산이 꼭 암호화폐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암호화폐 중개소인 거래소 효용은 암호화폐가 기존화폐와 교환되어야 할 수요가 있을 때만 존재한다고 본다. 즉 암호화폐 구매와 판매 수요가 암호화폐 거래소 효용의 기반이 되는 것이다.
만약 이런 수요가 사라지면 암호화폐 거래소도 더 이상 필요없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자산의 디지털화와 암호화폐 거래소 효용은 별개 문제라고 생각한다."
◇ 암호화폐 가격 전망
― 골드만삭스가 투자를 하기 위해 암호화폐 가격을 일부러 떨어트렸다는 음모론을 펼치는 사람도 있다. 2019년 암호화폐 가격을 어떻게 전망하나.
이병욱 = "그런 음모론을 비롯해 모든 시나리오는 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암호화폐 가치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채굴업자들이 채산성이 안 맞아 떠날 준비하고 있다. 그들이 암호화폐를 던지니,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술적 반등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비트코인은 전망이 어둡다고 본다.
비트코인골드와 비트코인캐시 등 비트코인을 둘러싼 하드포크 싸움은 결국 기술적으로 지속가능성 없다는 판단에 덤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에는 비트코인을 채굴할 이유가 사라졌다. 채굴을 하면 할 수록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다른 코인을 채굴하면 돈 더 벌 수 있다.
하드포크 싸움이 난 이유가 이를 증명한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조금이라도 유지되고 있을 때 이를 덤핑처리하고 그렇게 나온 물량 해소를 위한 인위적 시세조종을 통해 시세를 조금 더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아닐수도 있지만 기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한대훈 = "가격은 잘 모르겠지만 2019년에는 하방압력이 높을 듯하다. 블록체인은 올해도 여전히 시끄러울 것이다.도태되고 없어지는 회사도 많이 생겨 어려운 한 해가 될 듯하다."
홍기훈 = "음모론은 재미있을 수는 있으나 도움되는 정보는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시장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암호화폐 가격은 지속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 골드만삭스가 투자를 하기 위해 암호화폐 가격을 일부러 떨어트렸다는 음모론을 펼치는 사람도 있다. 2019년 암호화폐 가격을 어떻게 전망하나.
이병욱 = "그런 음모론을 비롯해 모든 시나리오는 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암호화폐 가치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채굴업자들이 채산성이 안 맞아 떠날 준비하고 있다. 그들이 암호화폐를 던지니,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술적 반등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비트코인은 전망이 어둡다고 본다.
비트코인골드와 비트코인캐시 등 비트코인을 둘러싼 하드포크 싸움은 결국 기술적으로 지속가능성 없다는 판단에 덤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에는 비트코인을 채굴할 이유가 사라졌다. 채굴을 하면 할 수록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다른 코인을 채굴하면 돈 더 벌 수 있다.
하드포크 싸움이 난 이유가 이를 증명한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조금이라도 유지되고 있을 때 이를 덤핑처리하고 그렇게 나온 물량 해소를 위한 인위적 시세조종을 통해 시세를 조금 더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아닐수도 있지만 기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한대훈 = "가격은 잘 모르겠지만 2019년에는 하방압력이 높을 듯하다. 블록체인은 올해도 여전히 시끄러울 것이다.도태되고 없어지는 회사도 많이 생겨 어려운 한 해가 될 듯하다."
홍기훈 = "음모론은 재미있을 수는 있으나 도움되는 정보는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시장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암호화폐 가격은 지속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