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영화의 한 획을 그은 영화 홍길동입니다. 신상옥 감독이 1986년에 만들었습니다.
물론 현재 영화 앞머리에 소개되는 제작진 이름에는 신 감독 이름이 사라졌습니다. 얼마전 제가 박정희 역으로 한순간에 떴다고 소개했던 배우도 영화에서 도둑 부두령으로 있다가 홍길동 부하가 되는 것으로 나옵니다.
영화에 ‘검은 그림자 군단’이라며 등장하는 배우들은 홍콩인가에서 액션 배우들을 돈 주고 초빙해왔다고 하니 북한 입장에선 파격적으로 돈도 쓴 것이죠.
주구장창 수령님 어쩌고저쩌고 하는 저질 영화를 보다가 갑자기 수령님이 증발한 순전 액션물을 보니 사람들이 눈이 뒤집어졌죠.
저도 7번인가 봤습니다. 이것보다 더 많이 본 영화도 있습니다. 나중에 소개하겠습니다.
북한 영화관은 가서 영화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오직 영화 한 개만 합니다. 그리고 인기 좋으면 자꾸 또 돌리기 때문에 어린 저는 시간 있으면 가서 봤고 대사까지 다 외울 정도입니다.
주인공 리영호는 이 영화에 최초로 출연했는데, 단숨에 가장 인기 있는 배우가 됐습니다. 북한판 스타 아이돌 탄생의 첫 신화 정도 됩니다.
1989년에 임수경이 평양에 왔을 때 리영호를 만나게 해 달라 했다는 둥, 임수경을 돌려세우기 위해 리영호가 같이 잤다는 둥 소문이 퍼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소문은 소문일 뿐이죠. 그만큼 둘 다 당시엔 엄청난 스타라는 뜻이겠죠.
물론 화려한 할리우드 액션에 맛들인 남쪽 사람에겐 이런 저질 3류 영화가 재밋다고? 하고 놀라실 수 있지만, 당시 북한엔 센세이션이 대단했죠.
아이들이 홍길동 흉내를 낸다면서 동피리를 갖고 다니고, 발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남쪽의 이소룡 정도보다 더 인기가 있었죠. 지금도 북한 아이들은 홍길동이라면 환장합니다.
또 이 영화가 27년 전에 만들어졌음을 감안할 필요도 있습니다. 여기서 지금 방영하는 1980년대 영화를 보면 도긴개긴이란 생각이 들죠.
물론 지금 북한 영화는 그때와 별로 발전이 없고, 여기 영화는 획기적으로 발전했습니다만.
옛 추억이 있어서인지 홍길동은 지금 봐도 재미있군요. (주성하의 북한이야기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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