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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유씨미:마술사기단' 마술쇼 이면에 숨은 기본 과학원리

해암도 2013. 9. 7. 09:22

 

3초만에 은행금고 턴 마술사기단, 이렇게 간단해?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편집자주] 영화 속에는 숨겨진 과학원리가 많다. 제작 자체에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는 것은 물론 스토리 전개에도 과학이 뒷받침돼야한다. 한번쯤은 '저 기술이 진짜 가능해'라는 질문을 해본 경험이 있을터. 영화속 과학기술은 현실에서 실제 적용될 수 있는 것일까. 상용화는 돼있나. 영화에 숨어있는 과학이야기. 국내외 과학기술 관련 연구동향과 시사점을 함께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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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우 유 씨 미: 마술사기단'의 한 장면/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초대형 마술쇼로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도록 만드는 영화 '나우 유 씨 미: 마술사기단'(이하 마술사기단)이 개봉 2주차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매서운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이 작품은 완전범죄를 꿈꾸는 4명의 마술사 '포 호스맨'과 이들의 범죄를 밝혀내려는 FBI 간의 치열한 추격전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의 압권은 최정예 마술사들이 3초 만에 파리 은행의 비자금을 털고, 3초 만에 사람을 순간 이동시키며, 사람이 비눗방울 안에 들어가 객석을 날아다니는 장면 등이다. 이 3개의 환상적인 쇼들은 관객들에게 비주얼적인 쇼크뿐만 아니라 묘한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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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영 기자의 '팝콘 사이언스'
영화평론가들 대부분이 이 영화를 '최고의 마술쇼 영화'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이유는 실제와 같은 마술을 연출하기 위해 마술계 전문가들을 대거 동원했기 때문.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부터 세계적인 마술가 데이비드 카퍼필드와 마술 컨설턴트 데이비드 퀑을 비롯해 현존하는 최고의 멘탈리스트인 키이스 배리 등을 섭외했다.

이미 항간에 알려진 바와 같이 카퍼필드는 자신의 마술쇼를 준비하는 데 수 십 여명의 과학기술자를 팀으로 구성한다. 이번 영화를 자문하면서도 카퍼필드는 "마술은 과학원리를 이용한 거대한 쇼"라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 사람의 생각까지 훔치는 멘탈리스트로 많은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 메리트(우디 해럴슨 분)는 키이스 베리로부터 직접 최면술을 배웠으며, 실제로 소극장에서 25명의 관객들에게 최면을 거는 데 성공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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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우 유 씨 미: 마술사기단'의 한 장면/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그렇다면 마술을 소재로 한 영화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몇 가지 과학원리를 알아보도록 하자.

마술사기단에선 속이 비어 보이는 상자 속에 토끼를 넣은 뒤 없어지는 마술의 원리를 이용해 초대형 금고를 탈취한다. 이는 거울의 착시현상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상자 속에 오목거을을 45도 정도로 넣어 거울이 빈 공간만을 반사시켜 마치 속이 텅 빈 것처럼 보이도록 한 것이다. 이는 카퍼필드가 만리장성을 통과하고 자유의 여신상을 사라지게 하는 마술을 할 때 주로 썼던 방법이다.

금고 속에 쌓여있던 돈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마술은 '플래쉬페이지', 일명 불타는 종이를 사용했다. 니트로셀루로스 처리를 한 이 종이는 불이 붙으면 재도 없이 타 버리는 게 특징으로 시중 마술가게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수 톤의 물이 가득 담긴 물탱크가 마술사 머리 위로 쏟아질 듯 말 듯 하다가 '확' 뒤집어지는 순간 관객들은 비명을 지른다. 하지만 막상 물은 온데간데없다.

이런 상황을 연출하는 마술쇼는 대부분 기저귀 만드는 데 쓰는 흡수제 등의 첨단소재를 동원한 경우다. 흡수제는 수 초 안에 자기부피의 수백 배 물을 흡수할 수 있으며, 동시에 물을 젤 상태로 바꿔 보조출연자들이 다른 곳으로 운반하기 용이한 상태가 된다.

그밖에도 자석의 자기장을 이용한 마술이 옛날엔 자주 등장했지만, 그 원리를 아는 사람들이 늘면서 현재의 마술쇼에선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다.

이처럼 원리를 알면 과학이지만 모르면 마술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