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이나 은행에 맡겨둔 예금은 사람이 죽으면 자식이나 부모, 친척 등에게 상속된다. 죽은 사람이 어떤 자산(資産)을 갖고 있었는지 몰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금융당국이나 세무당국에 요청하면 샅샅이 파악해서 알려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상 화폐는 이런 방식으로는 찾아낼 수 없는 자산이어서 새로운 논란을 낳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13일(현지 시각) 2013년 사망한 아들 소유의 가상 화폐를 찾고 있는 아버지 마이클 무디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우리는 아직 가상 화폐 상속에 대한 해법이 없다"고 보도했다. 가상 화폐는 정부나 중앙은행의 통제를 받지 않는 데다 철저한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소유자가 급작스럽게 사망하면 이를 상속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아들 사망과 함께 날아간 비트코인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2013년 8월 당시 26세의 매슈 무디는 경비행기를 타고 캘리포니아주 치코의 협곡 위를 날던 중 추락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2015년 매슈의 아버지인 마이클 무디는 아들이 생전 비트코인(bitcoin) 채굴(採掘)에 열중했던 것을 떠올렸다. 채굴은 개인들이 컴퓨터를 24시간 켜놓고 은행 대신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 내역을 연산·검증해주고 그 대가로 비트코인을 받는 것을 뜻한다. 특히 비트코인 채굴은 난도가 계속 높아지기 때문에 초창기에 시작한 사람일수록 더 쉽게 더 많은 비트코인을 얻었다. 매슈 역시 상당량의 비트코인을 지급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이클은 "매슈는 비트코인 채굴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던 사람 가운데 하나"라며 "당시만 해도 난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매슈가 사망했던 당시 개당 100달러(약 10만7000원)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90배가 올라 9000달러(약 970만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마이클 무디는 3년이 지난 현재까지 비트코인을 상속받기는커녕 아들이 비트코인을 얼마나 갖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비트코인의 보관 방식 때문이다.
개개인의 비트코인은 가상 화폐 전용 계좌인 지갑(월렛)에 들어있다. 지갑을 조회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송금하기 위해서는 지갑의 암호(키파일)가 필요하다. 문제는 64자리에 이르는 복잡한 키파일이 단 한 번만 발급된다는 점이다. 발급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입력하지 않기 때문에 인증 등의 절차를 통한 재발급도 불가능하다. 블룸버그는 "아들의 키파일을 모르는 마이클은 가상 세계에 있는 아들의 재산을 찾을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키파일을 잃어버린 지갑의 가상 화폐는 발행은 됐지만 영원히 유통되지 않는 '죽은 화폐'가 된다. 실제로 가상 화폐 세계에서는 이런 죽은 화폐가 늘어나고 있다.
2009년 비트코인을 처음 만든 익명의 프로그래머 나카모토 사토시의 것으로 추정되는 지갑에는 100만비트코인(약 9조7000억원 상당)이 들어있지만 5년 넘게 거래가 없다. 이 때문에 나카모토가 이미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블룸버그는 "가상 화폐 상속에 대한 과세나 절차 등도 전혀 제도화돼 있지 않다"면서 "의회가 가상 화폐 투자자들의 상속·증여에 대한 논의를 곧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불법·편법 상속 악용 우려도
우리나라는 가상 화폐 거래의 대부분이 빗썸, 업비트 같은 인터넷 거래소를 통해 이뤄진다. 인터넷 거래소는 이용자들의 가상 화폐 지갑과 키파일을 대신 보관해주기 때문에 개인이 별도로 지갑을 발급받지 않는 이상 키파일 분실 우려는 없다. 다만 상속·증여와 관련해서는 거래소마다 규정이 제각각이다. 일부 거래소는 이용자가 사망할 경우 상속인이 요청하면 별도의 지갑을 만들어 가상 화폐를 송금해주는 약관이 있지만 대부분 별다른 규정이 없다.
일각에서는 가상 화폐가 불법·편법 상속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거래소들은 은행 계좌와 연동된 실명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가상 화폐 형태로 상속·증여하더라도 현금화하는 순간 파악이 가능하다. 하지만 거래소가 아닌 개인에게 가상 화폐를 구매한 뒤 상속·증여하거나 해외 거래소에서 구매하는 경우에는 사실상 추적이 힘들다. 국세청 관계자는 "가상 화폐가 경제적 가치가 있다는 점에서 분명히 상속·증여세 부과 대상이지만 이를 평가하는 방법이 아직 없다"면서 "해외 거래소를 통한 편법 증여 등에 대해서는 각국 당국의 협조를 구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앞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13일(현지 시각) 2013년 사망한 아들 소유의 가상 화폐를 찾고 있는 아버지 마이클 무디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우리는 아직 가상 화폐 상속에 대한 해법이 없다"고 보도했다. 가상 화폐는 정부나 중앙은행의 통제를 받지 않는 데다 철저한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소유자가 급작스럽게 사망하면 이를 상속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아들 사망과 함께 날아간 비트코인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2013년 8월 당시 26세의 매슈 무디는 경비행기를 타고 캘리포니아주 치코의 협곡 위를 날던 중 추락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2015년 매슈의 아버지인 마이클 무디는 아들이 생전 비트코인(bitcoin) 채굴(採掘)에 열중했던 것을 떠올렸다. 채굴은 개인들이 컴퓨터를 24시간 켜놓고 은행 대신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 내역을 연산·검증해주고 그 대가로 비트코인을 받는 것을 뜻한다. 특히 비트코인 채굴은 난도가 계속 높아지기 때문에 초창기에 시작한 사람일수록 더 쉽게 더 많은 비트코인을 얻었다. 매슈 역시 상당량의 비트코인을 지급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개개인의 비트코인은 가상 화폐 전용 계좌인 지갑(월렛)에 들어있다. 지갑을 조회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송금하기 위해서는 지갑의 암호(키파일)가 필요하다. 문제는 64자리에 이르는 복잡한 키파일이 단 한 번만 발급된다는 점이다. 발급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입력하지 않기 때문에 인증 등의 절차를 통한 재발급도 불가능하다. 블룸버그는 "아들의 키파일을 모르는 마이클은 가상 세계에 있는 아들의 재산을 찾을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키파일을 잃어버린 지갑의 가상 화폐는 발행은 됐지만 영원히 유통되지 않는 '죽은 화폐'가 된다. 실제로 가상 화폐 세계에서는 이런 죽은 화폐가 늘어나고 있다.
2009년 비트코인을 처음 만든 익명의 프로그래머 나카모토 사토시의 것으로 추정되는 지갑에는 100만비트코인(약 9조7000억원 상당)이 들어있지만 5년 넘게 거래가 없다. 이 때문에 나카모토가 이미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블룸버그는 "가상 화폐 상속에 대한 과세나 절차 등도 전혀 제도화돼 있지 않다"면서 "의회가 가상 화폐 투자자들의 상속·증여에 대한 논의를 곧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불법·편법 상속 악용 우려도
우리나라는 가상 화폐 거래의 대부분이 빗썸, 업비트 같은 인터넷 거래소를 통해 이뤄진다. 인터넷 거래소는 이용자들의 가상 화폐 지갑과 키파일을 대신 보관해주기 때문에 개인이 별도로 지갑을 발급받지 않는 이상 키파일 분실 우려는 없다. 다만 상속·증여와 관련해서는 거래소마다 규정이 제각각이다. 일부 거래소는 이용자가 사망할 경우 상속인이 요청하면 별도의 지갑을 만들어 가상 화폐를 송금해주는 약관이 있지만 대부분 별다른 규정이 없다.
일각에서는 가상 화폐가 불법·편법 상속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거래소들은 은행 계좌와 연동된 실명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가상 화폐 형태로 상속·증여하더라도 현금화하는 순간 파악이 가능하다. 하지만 거래소가 아닌 개인에게 가상 화폐를 구매한 뒤 상속·증여하거나 해외 거래소에서 구매하는 경우에는 사실상 추적이 힘들다. 국세청 관계자는 "가상 화폐가 경제적 가치가 있다는 점에서 분명히 상속·증여세 부과 대상이지만 이를 평가하는 방법이 아직 없다"면서 "해외 거래소를 통한 편법 증여 등에 대해서는 각국 당국의 협조를 구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앞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박건형 기자장형태 기자 입력 : 2018.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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