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주행 중 쓰레기를 차창(車窓) 밖 도로에 버리는 얌체 운전자들로 골머리를 앓던 영국 정부가 ‘묘안’을 내놓았다. 아예 투기(投棄)하기 쉽게 입구가 ‘깔때기’ 형태로 생긴 쓰레기통을 도로 곳곳에 시범 설치했다고, 영국의 더 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앞으로는 “주행 중 도로에 쓰레기를 버리지 마시오”가 아니라 “운전하다가 쓰레기를 이곳에 버리시오” 가 될 판이다.
영국의 도로공사격인 ‘하이웨이 잉글랜드(Highways England)’는 ‘깔때기 쓰레기통’은 영국 체셔(Cheshire)주의 M6 도로변에 먼저 설치된다며, “이 시범 쓰레기통을 통해 운전자들이 쓰레기를 차밖에 마구 버리기보다는 이 도로변의 쓰레기통에 손쉽게 버리는 것이 입증되면 전국적으로 설치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국에서 도로변 쓰레기 투기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매년 정부는 도로변에서 약 20만 점의 쓰레기를 수거하는데, 이 무게만도 7500톤에 달한다. 한 조사에선 ‘최근 4주 동안 운전 중 창문 밖으로 쓰레기를 버린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상당수가 ‘그렇다’고 답했다고. 주행 중 쓰레기 버리기는 거의 ‘무의식적인’ 활동이 됐다.
그런데, 작년에 영국 햄프셔 지역에선 ‘깔때기 쓰레기통’을 설치하고 도로변에서 수거하는 쓰레기 양이 25%나 줄었다고 한다. 그래서 ‘하이웨이 잉글랜드’ 측은 이 ‘깔때기 쓰레기통’의 효과를 은근히 기대한다고.
그러나 영국의 환경보호 단체인 ‘그린 브리튼(Green Britain)’은 “애초에 쓰레기 생산 자체를 줄이 도록 계몽해야지, 정부가 쓰레기 투기를 권장하느냐”며 매우 비판적으로 반응했다.
이 단체의 대표인 존 리드는 “사람들이 지정된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버린다고 해도, ‘쓰레기 투기’ 자체가 우리가 애초에 막고자 했던 행동”이라며 정부의 정책을 비난했다. 또 “이 정책이 시행되면, 매년 도로변의 쓰레기통을 비우는데 약 1조 3000억 원이 더 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이송미 인턴 입력 : 2017.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