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청년 농부 김민수씨가 느타리버섯으로 일군 작은 기적
- "집안 일으키겠다" 취업 포기
경영학도서 생명공학부로 편입… 버섯종균·보일러 자격증도 따
- 스마트팜, 생산량 10배로
첨단 LED조명·빅데이터 축적… 미래농업스타상 수상자로 선정
"지금 이 재배실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653ppm인데, 생육 막판이라 이산화탄소 농도를 일부러 낮춰놓은 겁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으면 버섯 머리 부분이 안 자라고 멀대같이 키만 웃자라서요."
- ▲ 느타리버섯 재배로 연 33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청량버섯농원의 김민수 부사장. 대졸 청년 농부인 김 부사장이 강원도 홍천군 서석면에 있는 재배동에서 출하를 앞둔 버섯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씨의 버섯 농원은 첨단 LED 조명과 이산화탄소 농도 조절 장치가 갖춰진‘스마트팜’이다. /조인원 기자
23일 강원도 홍천군 서석면 청량버섯농원에서 만난 김민수(38) 부사장은 버섯재배 건물 입구에 걸린 LCD 화면을 보며 재배실 환경을 설명했다. 방 안엔 출하를 1~2일 앞둔 느타리버섯이 담긴 플라스틱병 7000개가 가득했다. 4000㎡ 규모의 농장엔 이런 재배실이 40개 있다. 매일 느타리버섯 5t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김씨는 "예전엔 재배실 환경을 조절할 때 환풍기나 가습기를 10분 틀고 30분 끄는 방식으로 했는데, 이젠 원하는 수치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실행된다"며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원격 조종할 수도 있다"고 했다. 스마트팜 설비를 버섯재배에 성공적으로 도입한 청년 농부 김씨는 24일 농식품부 산하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으로부터 24일 '제3회 미래농업스타상[ICT(정보통신기술)부문]'을 수상한다.
◇10여년 만에 생산량 10배로
이 농장은 김씨가 사장인 아버지를 도와 25세부터 13년 동안 땀으로 일궈낸 일터이다. 연간 매출만 33억원이고, 일하는 직원도 38명이나 된다. 버섯 배양부터 소포장까지 완제품 형태로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 그러나 시작은 이렇지 않았다. 김씨가 아버지를 돕기 시작한 2003년 농장은 빚더미에 올라 있었다. 아버지 김석원(68)씨가 약용 버섯 농장을 크게 했는데, 중국산 건조 버섯들이 대량으로 수입되며 큰 손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원래 경영학도였다. 아버지의 버섯 농사가 잘 안 된 게 그의 인생을 바꿔놨다. 김씨는 "어려워진 집안을 일으키겠다"는 생각에 군대에서 제대하자마자 연세대 원주캠퍼스 생물자원공학부에 편입했다. 문과생이 이 학부에 편입한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당시 집안 사정 때문에 여동생이 4년제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학비가 무료인 한국농수산대학에 진학한 것도 영향을 줬다. 김씨는 "남들처럼 토익 공부해 대기업 들어가도 성공할 확률이 얼마나 되겠나라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대학 3학년 때부터 주말엔 아버지 농장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아버지와 김씨가 새로 키운 버섯은 느타리버섯이었다. 보관이 쉽지 않아 외국산이 들어오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대출을 받고, 주변 사람들에게서 돈을 빌려 버섯재배용 중고 기계와 중고 병(甁)을 샀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받아 운영비를 대는 생활이 2년 넘게 이어졌다. 김씨는 그 사이 공조냉동기계기능사, 보일러취급기능사, 버섯종균기능사 자격증을 땄다. 석사 학위도 취득했다. 김씨는 "사람을 써서 할 일을 내가 직접 하니 비용을 절반가량 줄일 수 있었다"며 "어느 순간부터 빚이 줄고 이익이 나기 시작했다"고 했다.
◇빅데이터 활용하는 '미래농업스타'
비닐을 이용한 버섯재배농법도 개발했다. 버섯을 병에 넣어 키울 때 병 주변에서 자라면 수확량이 급감한다. 그런데 병 주변을 검은색 비닐로 막아보니 그런 현상이 없어졌다. 지금은 많은 버섯 농가들이 이 재배법을 쓴다. 버섯을 키우고 버리는 '배지(培地)'는 한우에게 사료로 줘서 재활용했다. 배지는 톱밥에 각종 영양분을 섞어 넣은 것으로, 버섯은 이 영양분을 흡수해 자란다.
2009년 화재가 발생해 농장 3분의 1이 타버리는 시련도 겪었다. 하지만 2004년 하루 500㎏이던 생산량은 현재 5t으로 10배로 늘었다. 경제 사정도 좋아져 여동생이 못다 한 학업을 뒷바라지했다. 여동생은 어학연수를 다녀온 뒤 국내 대학에서 농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김씨는 생산량을 더 늘리기 위해 올해 스마트팜 설비를 도입했다. 김씨는 "버섯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버섯의 생육 데이터를 쌓는 중"이라며 "데이터가 축적되면 생산량 증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여년 만에 생산량 10배로
이 농장은 김씨가 사장인 아버지를 도와 25세부터 13년 동안 땀으로 일궈낸 일터이다. 연간 매출만 33억원이고, 일하는 직원도 38명이나 된다. 버섯 배양부터 소포장까지 완제품 형태로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 그러나 시작은 이렇지 않았다. 김씨가 아버지를 돕기 시작한 2003년 농장은 빚더미에 올라 있었다. 아버지 김석원(68)씨가 약용 버섯 농장을 크게 했는데, 중국산 건조 버섯들이 대량으로 수입되며 큰 손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원래 경영학도였다. 아버지의 버섯 농사가 잘 안 된 게 그의 인생을 바꿔놨다. 김씨는 "어려워진 집안을 일으키겠다"는 생각에 군대에서 제대하자마자 연세대 원주캠퍼스 생물자원공학부에 편입했다. 문과생이 이 학부에 편입한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당시 집안 사정 때문에 여동생이 4년제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학비가 무료인 한국농수산대학에 진학한 것도 영향을 줬다. 김씨는 "남들처럼 토익 공부해 대기업 들어가도 성공할 확률이 얼마나 되겠나라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대학 3학년 때부터 주말엔 아버지 농장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아버지와 김씨가 새로 키운 버섯은 느타리버섯이었다. 보관이 쉽지 않아 외국산이 들어오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대출을 받고, 주변 사람들에게서 돈을 빌려 버섯재배용 중고 기계와 중고 병(甁)을 샀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받아 운영비를 대는 생활이 2년 넘게 이어졌다. 김씨는 그 사이 공조냉동기계기능사, 보일러취급기능사, 버섯종균기능사 자격증을 땄다. 석사 학위도 취득했다. 김씨는 "사람을 써서 할 일을 내가 직접 하니 비용을 절반가량 줄일 수 있었다"며 "어느 순간부터 빚이 줄고 이익이 나기 시작했다"고 했다.
◇빅데이터 활용하는 '미래농업스타'
비닐을 이용한 버섯재배농법도 개발했다. 버섯을 병에 넣어 키울 때 병 주변에서 자라면 수확량이 급감한다. 그런데 병 주변을 검은색 비닐로 막아보니 그런 현상이 없어졌다. 지금은 많은 버섯 농가들이 이 재배법을 쓴다. 버섯을 키우고 버리는 '배지(培地)'는 한우에게 사료로 줘서 재활용했다. 배지는 톱밥에 각종 영양분을 섞어 넣은 것으로, 버섯은 이 영양분을 흡수해 자란다.
2009년 화재가 발생해 농장 3분의 1이 타버리는 시련도 겪었다. 하지만 2004년 하루 500㎏이던 생산량은 현재 5t으로 10배로 늘었다. 경제 사정도 좋아져 여동생이 못다 한 학업을 뒷바라지했다. 여동생은 어학연수를 다녀온 뒤 국내 대학에서 농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김씨는 생산량을 더 늘리기 위해 올해 스마트팜 설비를 도입했다. 김씨는 "버섯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버섯의 생육 데이터를 쌓는 중"이라며 "데이터가 축적되면 생산량 증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홍천=곽래건 기자 입력 : 2016.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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