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아파트 15채로 매년 1억씩 버는 전업주부의 투자 비법

해암도 2016. 12. 1. 08:54

[원포인트레슨] ‘아파트 투자 고수’ 김유라 주부

2010년 종잣돈 3000만원으로 투자 시작
현재 아파트 15채에서 매년 1억 수익 올려
“방 3개 20평대 아파트만 투자…환금성이 최고죠”

대전에 사는 김유라(34)씨는 9살, 7살, 4살짜리 아들 셋을 키우는 전업주부다. 그는 “전업주부가 잘할 수 있는 부업 중에 부동산 투자만한 것이 없다”고 했다. 2010년 종잣돈 3000만원을 들고 부동산 투자에 뛰어든 그는 현재 아파트만 15채를 갖고 있다. 이 아파트들을 굴려 연간 1억원대 수익을 올려 ‘억대 연봉자’나 다름없다. 최근 자신의 투자 경험을 담은 ‘나는 마트 대신 부동산에 간다’를 출간한 김씨를 땅집GO(realty.chosun.com)가 만나봤다.

김씨가 처음부터 ‘부동산 박사’는 아니었다. 2006년 말 결혼한 김씨는 여느 신혼부부처럼 힘겹게 돈을 모아 내 집 마련의 꿈을 키웠다. 그런데 2008년 알뜰살뜰 저축한 돈을 투자했던 펀드가 반토막 나고 치솟는 전세금을 감당하지 못해 젖먹이를 안고 쫓기듯 이사를 해야 했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평생 남의 집에서 살면서 전세금만 올려주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했다.

김유라씨는 "부동산 투자가 적성에 잘 맞는 것 같다"면서 "법원 경매를 더 공부해 수익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진중언 기자
-부동산 투자에 뛰어든 계기는요.
“처음에는 결혼하고 수입의 전부를 펀드에만 투자했어요. 그런데 2007년 첫 애 임신하고 나서 들어놨던 펀드를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던 거에요. 그만큼 재테크에 무지했죠. 2008년 펀드를 봤더니 반토막이 났어요. 중형차 한대 값은 족히 날렸어요. 그런 와중에 전세 보증금은 1년 만에 1억1000만원에서 1억8000만원으로 뛰었어요. 전세금은 계속 오르고, 투자는 실패하고, 이런 식으로 계속 살 수는 없다는 생각에 부동산 공부를 시작했어요.”

김씨는 살림과 육아를 병행하며 부동산 투자와 경제 관련 책을 미친 듯이 읽었다고 했다. 하루에 무려 5권을 독파하기도 했다. 남편은 대전 시내 8곳의 도서관을 돌아다니며 아내가 읽는 책을 대여·반납하는 일을 도맡았다. 김씨는 “다시는 돈을 잃지 않기 위해 경제라는 게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공부했고, 종잣돈을 모으기 위해 절약하는 법을 배웠고, 적은 금액으로 투자하는 법과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을 공부했다”며 “공부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24시간을 48시간처럼 사는 법을 연구했다”고 했다.

-2010년 처음 집을 샀다면서요.
“대전 서구 월평동의 23평짜리 아파트를 1억7000만원에 사서 1억5000만원에 전세를 줬어요. 중개수수료·취득세·등록세 등을 포함해서 실제 제 돈은 2500만원이 들었죠. 그리고 제가 살던 1억1000만원짜리 주택 전세금을 빼서 전세 7500만원짜리 빌라 1층으로 이사갔어요. 전세 보증금을 내고 남은 3500만원도 종잣돈 삼아 본격적인 부동산 투자를 시작했어요.”

-현재 보유한 부동산은.
“지난 6년 동안 아파트 30여채를 사고 팔았고, 지금은 15채 갖고 있어요. 시세로 따지면 20억원은 넘겠죠. 최근 경매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올해에만 5채를 낙찰받았어요.”
김유라씨가 처음으로 투자했던 대전 서구 월평동 진달래 아파트. /네이버 거리뷰
-투자 수입은 어느 정도.
“초기에는 버는 돈이 많지 않았어요. 일단 전세 끼고 집을 한 채 사면 2년 동안 못 팔고, 계속 (집을)사들이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들었죠. 매도할 때 처음보다 2000만~3000만원 올라도 막상 세금 내고 나면 별로 남는 게 없더라고요. 그러다가 작년부터 제대로 수익이 나기 시작했어요. 세금 빼고 양도차익이 1억원 이상이었죠. 올해도 따져보면 1억원은 넘는 것 같아요.”

-부동산 사기 위해 은행 빚은 안 썼나요.
“물론 썼지만 현재 대출은 2억3000만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부동산 보는 눈이 생겼다고 해도 과도한 대출은 절대 금물입니다.”

-자신만의 투자 원칙이 있나요.
“저는 아파트에만 투자합니다. 여자들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주거 형태가 아파트이기 때문이죠. 주부나 학부모들이 살기 좋은 동네와 단지를 고민해 보고 투자 대상을 찾아요. 빌라에 투자하지 않는 것도 여자가 살기에 아파트보다 불편하기 때문이죠. 빌라가 투자 가치가 없다는 게 아니라 제 개인적인 투자 성향입니다.”

-아파트도 각양각색인데.
“방 3개인 20평대 아파트를 가장 선호해요. ‘대박’이 나진 않지만, 환금성은 최고죠. 주식에 대장주가 있듯이 아파트 중 대장주는 역시 학군이 좋은 단지에요. 아이 키우는 엄마라면 누구나 들어오고 싶어하고, 나가려는 사람은 적죠. 이런 데는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잖아요.”

-학군 좋은 아파트는 비싸지 않나요.
“학군 좋은 곳이 꼭 서울 강남 지역을 말하는 게 아니에요. 투자 여력이 되는 후보 중에서 그래도 초등학교가 있고, 학원가가 가까운 아파트를 찾는 거에요. 실제 투자를 하려면 아파트 크기나 입지를 따지는 것보다 가격이 더 중요하죠. 자신이 투자할 수 있는 가격대에서 저평가된 물건을 찾는 게 핵심입니다.”

조선일보   진중언 기자     입력 : 2016.12.01


월세 잘나오던 아파트 4채 던진 투자 고수, "세상이 바뀐다" 

[원포인트레슨] ‘아파트 투자 고수’ 김유라씨(하)

전업주부에서 아파트 투자 고수로 거듭난 ‘복부인’(인터넷 카페 닉네임) 김유라(34)씨는 땅집GO(realty.chosun.com) 인터뷰에서 “집을 살 때부터 ‘파는 시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라씨.

-매도가 더 중요하다는 거네요.
“부동산 투자의 목표는 매수가 아니라 적절한 매도입니다. 요즘 전세금이 워낙 높아져 비교적 소액으로 쉽게 집을 살 수 있어요. 하지만 집을 살 때 ‘이 집을 언제 얼마쯤에 팔지’를 결정해야 해요. 이걸 모르겠다는 건 내공이 부족하거나 그 부동산이 가치가 없다는 뜻이에요. 소액 투자자일수록 계획한 시점에 매도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왜 그렇죠.
“돈이 묶여서는 안 됩니다. 매도 시점이 되면, 저는 기를 쓰고서라도 급매로 팔아요. 자금에 여유가 있으면 2년 더 전세로 내주겠지만 소액 투자자인 저는 투자금을 회수하는 게 먼저이기 때문이죠.”

-잘 팔리는 아파트는 어떻게 알죠.
“투자에 앞서 해당 아파트의 매매 역사를 확인해야 합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알 수 있죠. 그리고 전세 현황을 살펴봐야 해요. 단지 내에 전세 물량이 적고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이 높다면 주민들이 살기 좋다는 증거죠. 끝으로 로열동과 로열층, 좋은 라인의 아파트가 매도에 유리하죠.”

2010년부터 시작된 김씨의 부동산 투자는 ‘사람들은 어떤 곳에 살고 싶어 하고, 어떤 아파트를 사고 싶어 할까’를 연구해 저평가된 아파트를 사들이고, 시세가 오르면 파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주로 매매 차익을 겨냥한 건가요.
“사실 월세 투자도 해요. 전세 투자는 여자들이 살기 좋은 동네 위주로 아파트를 찾고, 월세 투자용은 임대수요가 많은 산업단지 부근을 집중적으로 공략합니다. 사실 월세받는 아파트가 5채 있었는데, 올 상반기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됐잖아요. 앞으로 대출받아서 월세 수익 올리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에 1개 남기고 다 팔았어요. 앞으로는 월세를 내는 사람과 월세 받는 사람으로 구분되는 사회가 될 것 같아요. 저도 지금은 투자금이 많지 않아 아파트를 대상으로 투자하지만, 때가 되면 월세 나오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전환할 생각입니다.”

김씨는 부동산 투자를 위해 악착같이 절약하며 돈을 모았다. 2013년 한 포털사이트 카페에서 진행한 ‘슈퍼짠 선발대회’에서 ‘식비 절약법’, ‘수입의 50% 저축하는 법’ 등을 소개해 1등을 차지했다.

-책에서 절약이 최고의 투자라고 했죠.
“절약은 돈버는 방법 가운데 리스크가 없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모든 투자에는 위험이 따르지만, 절약에는 위험이 존재하지 않아요. 가령 주부가 한 달에 10만원씩 더 저축하면 1년에 120만원이 모입니다. 120만원 이자를 받으려면 이율 3% 예금에 4000만원을 넣어두어야 하니 절대 적은 돈이 아닙니다. 제가 산 아파트 값이 올랐다고 한들 팔기 전까지 내 손에 쥐어지는 돈은 없어요. 그래서 저는 월세로 들어오는 돈에는 절대 손대지 않죠. 월세는 꼬박꼬박 들어오니 쓰기도 쉽거든요.”

-아이 양육은 어떻게 했나.
“솔직히 아이 셋 키우면서 스트레스 많이 받았어요. 육아가 힘들지만, 참고 견디며 투자를 했더니 금전적인 보상이 생겼죠. 자다가도 집값 오른 것 생각하면 기분이 좋았고, 그러다 보니 아이들과 씨름하는 일도 행복한 일이 됐어요.”

-주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주부들이 남편이나 아이만 바라보지 말고, 자신만의 성취를 이루기를 바랍니다. 요리든, 뜨개질이든, 개인 블로그 관리든 뭐든 좋아요. 돈이 목적이 아니라 사소한 거라도 자기 개발을 위해 노력하면 됩니다. 저는 그것을 부동산 투자로 이룬 것이죠.”

조선일보    진중언 기자    입력 : 2016.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