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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가 인간보다 100배 안전"… 이미 승부 끝났다

해암도 2026. 8. 18. 11:56

세바스찬 스런 스탠퍼드대 교수

"AI는 인류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율주행 업계는 생성형 AI가 겪었던 ‘챗GPT 모먼트’와 같은 결정적인 전환점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가장 큰 과제였던 안전 문제가 사실상 해결됐기 때문입니다. 현재 자율주행차는 인간 운전자보다 약 100배 더 안전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봅니다.”

 

생성형 AI(인공지능) 다음 혁명으로 꼽히는 분야는 자율주행과 피지컬 AI다. 2010년대 중반만 해도 업계는 2020년 전후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했지만 상용화는 예상보다 훨씬 더뎠다. ‘자율주행차의 아버지’로 불리는 세바스찬 스런(Sebastian Thrun) 스탠퍼드대 교수는 그럼에도 “자율주행은 이미 가장 중요한 변곡점을 통과했다”며 도로 위에서 자율주행차가 일상화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진단했다.

 

 

스런 교수는 구글의 미래 혁신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문샷’ 조직 구글X의 공동 창립자로, 구글의 자율주행 프로젝트를 이끌며 현재 웨이모(Waymo)의 기반을 만든 인물이다. WEEKLY BIZ는 스런 교수에게 자율주행 산업의 현재와 미래, 피지컬 AI 시대의 도래에 대해 물었다.

 

-자율주행차 상용화가 예상보다 오래 걸렸다. 이유가 뭔가.

“LLM(대형언어모델)은 종종 ‘환각(Hallucination)’을 일으키지만, 사람 생명과 직결된 자율주행에서는 그런 오류가 용납되지 않는다. AI가 빨간 신호를 초록 신호로 잘못 인식하는 순간 사람을 죽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실 세계에서 움직이는 자율주행차와 같은 물리 시스템에는 인터넷상의 AI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안전 기준이 요구됐고, 그 기준을 충족하는 데 예상보다 훨씬 긴 시간이 필요했다.”

 

-현재 자율주행 기술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왔다고 보나.

“이미 결정적인 전환점은 넘어섰다고 본다. 현재 자율주행차는 인간 운전자보다 약 100배 더 안전한 수준에 도달했다. 북미와 중국을 중심으로 여러 도시에서 자율주행차들이 실제로 운행되고 있으며, 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혁명이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안전성과 환경적 이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차 이용을 의무화하는 방안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 정확히 언제가 될지는 아직은 단정하기 어렵지만, 결국에는 사람이 운전하는 자동차보다 자율주행차가 일반적인 이동 수단이 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자율주행
 
안전 기준 충족 상태
의무화 방안까지 검토
일상화될 날 머지않아
 

-미국 자율주행 시장은 테슬라와 웨이모가 양분하고 있다. 테슬라는 카메라 중심, 웨이모는 라이다(LiDAR·고속 듀얼 레이저) 중심이라는 서로 다른 방식을 택했다. 어떤 접근법이 더 적합하다고 보나.

“현재 시점에서는 라이다 기반 시스템이 카메라만 사용하는 시스템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본다. 물론 미래에는 카메라만으로도 충분한 수준에 도달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니다. 과거에는 라이다의 높은 가격이 상용화의 걸림돌이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내가 웨이모에서 연구를 시작했을 당시만 해도 라이다 한 대 가격은 약 5만달러였는데, 지금은 20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 정도 가격이면 대량 보급이 가능할 만큼 경제성도 충분히 확보했다고 생각한다.”

 

-향후 자율주행 산업의 승부는 어디에서 갈릴 것으로 보나. AI 모델, 데이터, 컴퓨팅 성능 가운데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다음 승부처는 AI 기술이 아니라 ‘규모’라고 생각한다. 현재 웨이모 차량은 약 5000대 수준이지만 전 세계에는 약 1억대 자동차가 있다. 이 정도 규모로 확대하려면 공급망과 제조 혁신이 필수다. 그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부분에서는 테슬라가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자율주행 산업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어떻게 평가하나.

“중국은 이 분야에서 매우 강력하다. 포니AI, 바이두, 위라이드, 디디 등 뛰어난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있다. 하지만 세계는 아직 중국 기업들의 성과를 충분히 주목하지 않는 것 같다. 이미 중국에는 상용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이 최소 네 곳 이상 있다. 중국 자율주행 산업은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본다.”

그래픽=김의균

-생성형 AI 다음에 올 혁신은?

“피지컬 AI가 될 것이라는 데에 동의한다. 현재 전 세계에는 약 20억명이 육체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로봇이 이제 대부분의 육체노동을 수행할 만큼 충분한 힘을 갖췄다. 아직 부족한 것은 지능인데, 그 격차는 매우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로봇이 충분히 똑똑해지는 순간 실제 노동 현장에 투입될 것이고, 이는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변화가 될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언제쯤 상용화될 것으로 보나.

“산업 현장에서는 앞으로 수년 정도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 신뢰성이 확보돼야 한다. 가정용 시장도 비슷하다. 특히 가정에서는 가격이 충분히 낮아져야 하는데, 아직은 모터를 비롯한 부품 가격이 높아 전체 시스템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AI가 이동하면서 물체를 조작하는 작업을 아직 충분히 잘하지 못하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피지컬 AI
 
기술적으로는 이미 로봇이 노동 대체 가능
부족한 건 ‘지능’ 수준

-한국은 무엇에 집중해야 하나.

“한국은 반도체와 제조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AI를 제조업과 결합하는 것이다. 지금은 새로운 자동차를 설계하는 데 수년이 걸리지만, AI는 이를 며칠로 줄일 수 있다. 앞으로 3년 안에 그런 변화가 시작될 것으로 생각하며, 한국은 이를 충분히 잘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10년 뒤 AI는 우리 삶에 어떤 모습으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보나.

“앞으로 AI는 단순히 컴퓨터 안에서 글을 쓰고 그림을 만드는 기술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전기처럼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 될 것이다. 과거에는 구글 같은 회사를 만드는 데 수십 년이 걸렸지만 앞으로는 AI를 활용해 하루 만에 그런 수준의 회사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AI는 인간이 필요한 순간마다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존재가 될 것이며, 이것이 인류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