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호의 궁궁통통2
관심
세상에
문제 없는 인생이
과연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모두의 삶에는
나름의 문제가 있습니다.
저는
그 문제로 인해
우리가
자유롭고,
지혜로워진다고
생각합니다.
왜냐고요?
문제를 품고서 골똘히
궁리하고,
궁리하고,
또
궁리하는 과정을 통해
솔루션을
얻기 때문입니다.
그게 결국
삶에 대한
깨달음입니다.
궁리하고 궁리하면
통하고 통합니다.
‘백성호의 궁궁통통2’에서는
그런 이치를 담습니다.
#궁궁통1
푸른 눈의 외국인,
대봉 스님은
유대계 미국인입니다.
계룡산 무상사에서
마주 앉았을 때,
대봉 스님은
자신이 걸어온 삶을
풀어놓았습니다.
제게는
감동이었습니다.
왜냐고요?
거기에는
왜 사는가, 라는
물음과
어떻게 찾을 건가, 라는
여정과
삶의 이유를 찾은 뒤의
자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봉 스님은 유대계 미국인 출신이다. 숭산 스님의 법문을 듣고 한국으로 출가했다. 중앙포토
그의 고향은
미국 필라델피아.
그는
코네티컷 칼리지에서
물리학을
공부했습니다.
“왜 물리학인가?”라는
물음에
대봉 스님은
이렇게 답하더군요.
“나는
이 우주의 진리를
이해하고 싶었다.”
1년 반 동안
물리학을 전공했지만,
이정표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전공을
심리학으로
바꾸었습니다.
“나는 그때
인간 세계의 가장 큰 문제가
‘고통’이라고 생각했다.
이 고통은
어디에서 오고,
이 고통을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
그게 나의
전적인 관심사였다.”
그런데
물리학도,
정치학도,
종교도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모든 종교집단은
서로
싸우고만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유대계인
그는
어려서부터
부모님과 함께
유대교 회당에
다녔습니다.
부모님은
사고가 유연하신
편이었습니다.
유대교 신자이지만
굳이
율법에 얽매이지
않았습니다.
대봉 스님은
그런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심리학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파고드는
학문입니다.
그는
그쪽으로 계속
길을
걸어갔습니다.
#궁궁통2
뉴헤이븐 코네티컷에는
숭산 스님의
선원이 있었습니다.
그 근처에
예일대가 있습니다.
그래서
숭산 스님의
외국인 제자 중에
예일대 학생이나 교수가
꽤 많습니다.
어느 날
숭산 스님의 법문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는
그곳으로
찾아갔습니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심리상담사로도 일했던 대봉 스님은 숭산 스님의 법문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중앙포토
숭산 스님의
법문을 듣다가
한 학생이
물었습니다.
“어떤 것이
미친 것이고,
어떤 것이
미치지 않은 겁니까?
(What is insanity, and
what is sanity?)”
무척
흥미로운
질문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심리학을 전공했고,
병원에서
심리상담사로도
일하고 있었거든요.
숭산 스님은
‘인새니티(insanityㆍ정신이상)’라는
말뜻을 몰랐습니다.
그 학생이
다시
물었습니다.
“What is crazy, and
what is not crazy?
(어떤 게 미친 것이고,
어떤 게 미치지 않은 겁니까?)”
그 말을 듣고
숭산 스님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미쳤다는 건
어떤 것에
매우 집착하고
있다는 거다.
조금 집착하면
조금 미친 거고,
많이 집착하면
많이 미친 거다.
만약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않는다면
그는
미치지 않은 사람이다.”
그 대답을 듣고서
그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대답을
듣는 순간,
딱 알겠더라고요.
이 대답이야말로
내가 심리학을
10년간 공부하고,
병원에서 배운 것보다
낫구나.”
그때 그는
직감했습니다.
아,
저분이
나의 스승이구나!
그 길로
그는 거기서
사흘간 머물며
묵언하고,
108배 하고,
좌선을 했습니다.
그리고
숭산 스님과
마주 앉았습니다.
숭산 스님이
그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무엇인가?
(What are you?)”
#궁궁통3
그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숭산 스님이
말했습니다.
“당신이 생각하면
나의 생각과 당신의 생각은
다르다.
그런데
당신이 생각을 끊게 되면
나의 마음과 당신의 마음은
하나다.
나의 ‘모를 뿐’이란
마음과
당신의 ‘모를 뿐’이란
마음이 같다.
그게 생각하기 이전의
마음이다.
바로 그 ‘생각 이전(Before thinking)’이
우리의 참 본성이다.”

대봉 스님은 "너는 누구인가"라는 숭산 스님의 갑작스러운 물음 앞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중앙포토
그 말 끝에
숭산 스님은
주장자를 들고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막대기의
실체와
해와 달과 별의
실체가
다 같은 것이다.”
그때,
그는
절감했다고
했습니다.
“아, 이게
내가 평생
듣고 싶어 했던
이야기구나.”
그렇게
그는 머리 깎고
출가했습니다.
숭산 스님
밑에서
행자 생활을 하다가
1984년 서울 화계사에서
출가했습니다.
나중에는
숭산 스님의 전법게까지
받았습니다.
#궁궁통4
붓다의 가르침을
처음 접하고
대봉 스님은
어떻게 느꼈을까.
그게 궁금하더군요.
“매우 명쾌하다(Very clear).
제대로 된 것을 만났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다시
물었습니다.
“세상은 명쾌한데,
우리는 왜
세상을 명쾌하게
보지 못하는 겁니까?”
대봉 스님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마이 오피니언(나의 의견)에
집착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보지 않습니다.
사람은 대부분
생각으로 사물을 봅니다.
실은
모든 문제가
거기서 발생합니다.”
그런데
나의 의견도 없이
어떻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대봉 스님은 '나의 의견'에 집착하면 사물과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중앙포토
이 물음에
대봉 스님이
답했습니다.
“바람이 불면
나무가 흔들립니다.
그런데
‘마이 오피니언’을 꽉 잡고 있으면
바람이 불어도
‘나는 흔들리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나무와 같습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고서
소화를 못 시키면
어떻게 됩니까.
속에서 썩습니다.
그럼 몸이 아픕니다.
마찬가지입니다.
내 생각에 집착하면
음식을 먹고
소화를 시키지 못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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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백성호 발행 일시2025.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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