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50년 넘게 안 씻은 남성, 94세로 사망…“다시 씻었더니 아프기 시작”

해암도 2022. 10. 26. 12:31

 

2018년 12월 당시 아우무 하지의 모습./AFP 연합뉴스

 

50년이 넘도록 샤워를 하지 않아 ‘세계에서 가장 더러운 남성’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란의 한 남성이 9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25일(현지 시각) BBC, 가디언 등에 따르면 남서부 파르스주 데흐람 지역에 살았던 남성 아무 하지가 지난 23일 사망했다.

 

오랫동안 비위생적인 생활을 지속해왔지만 하지는 그간 건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그에게선 박테리아나 기생충이 발견되지도 않았고, 에이즈를 유발하는 HIV바이러스와 간염 검사에서도 모두 음성이 나왔다. 그는 생전 인터뷰에서 “몸에서 풍기는 악취 때문인지, 친구나 애인을 사귀기 힘들다”며 “하지만 누구보다도 건강하다”고 말했다.

 

아무 하지가 바닥에 누워 있는 모습./AFP 연합뉴스

 

이토록 건강했던 하지는 몇 달 전 다시 씻게 되면서 아프기 시작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을 사람들은 얼마 전 처음으로 그를 화장실에 데려가 씻겼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아프게 됐다고 한다.

 

하지는 반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샤워는 물론 세수조차 하지 않았다. 비누와 물이 자신을 병들게 할 것이라며 두려워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현지 매체에 “그가 젊었을 시절 감정적으로 큰 좌절을 겪은 뒤부터 씻지 않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마을 사람들은 그간 그를 씻기기 위해 무수한 노력을 해왔다. 한번은 그를 차에 태우고 억지로 강가에 데려가려 했는데 그가 차에서 뛰어내리는 바람에 실패한 적도 있다.

 

하지의 생활 방식 또한 독특했다. 그는 신선한 음식도 자신을 병들게 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탄 음식, 오래된 기름통에 담긴 비위생적인 물 등을 먹으며 지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산미치광이로, 차에 치여 죽은 산미치광이를 날것으로 먹기도 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하지에게 깨끗한 물을 주려고 하면 그가 슬퍼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땅에 굴을 파고 그 안에서 지냈다. 이에 마을 사람들은 그를 위해 작은 벽돌집을 지어주기도 했다. 이외에도 그는 쇠파이프로 만든 대통을 이용해 말린 동물 배설물을 마치 담뱃잎처럼 넣어 피우기도 하는 등 기상천외한 생활을 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오랜 기간 씻지 않았던 하지가 건강할 수 있었던 것은 하지의 면역체계가 비위생적인 환경에 적응했기 때문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