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30)의 아버지 손웅정(60)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은 2018년 언론 인터뷰에서 “흥민이 저~얼대 월드클래스 아닙니다”라고 했다. 4년 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까지 오른 아들에 대한 평가는 달라졌을까. 아버지는 여전히 단호하고 냉정했다. 손 감독은 “저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흥민이는 아직 월드클래스가 아닙니다”라고 했다.
손 감독은 11일 춘천에서 ‘손흥민 국제 유소년 친선 축구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과 콜롬비아, 몽골,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만 6개국에서 만 12세 이하 선수 100여명이 참가했다.
손 감독은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센추리클럽(개인 통산 A매치 100경기 출전)도 가입하고 아시아 최초로 EPL 득점왕이 됐는데 아직도 부족하다고 보시냐’는 질문을 받았다.
손 감독은 “아 그렇다. 더 노력해야 되고, 더 발전해야 한다. 저는 이만하면 됐다고 할 때 위기가 온다고 생각한다. 늘 지금보다 조금 더 발전할 상황을 생각하고 노력해야 현재 상황을 유지라도 할 수 있지 않겠냐. 늘 10%의 성장을 항상 꿈꾸고 생각하고 상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도 손흥민이 월드클래스가 아니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저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했다. 이어 다른 기자가 ‘도대체 아버지가 생각하는 월드클래스 기준이 뭐냐’고 물었다.
이에 손 감독은 “전 세계의 최고 클럽에서 생존할 수 있는 수준. 그 정도가 월드클래스가 아닌가”라고 했다. ‘거기까지 가려면 뭐가 더 나아져야 할까’라는 추가 질문엔 “좀 전에 말씀드린 거처럼 모든 분야에서 10% 정도만 성장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손흥민에게 축구 외에 강조하는 부분이 있냐는 질문에 “영원한 건 없지 않냐. 화무는 십일홍이라고 생각한다. 열흘 이상 지속되는 꽃이 없고, 영원한 건 없다. 흥민이는 축구를 좋아해서 사랑해서 행복해서 했다. 그걸 지금도 유지하고 있는데 그 외에 다른 걸 생각한다는 건 초심을 잃은 거다. 제가 가는 길을 방해하는 조건이 유혹이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은 은퇴할 때까지, 일반인으로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조심해야 되지 않나”라고 했다.
아들이 EPL 득점왕이 됐을 때 기분은 “두려웠다”고 했다. 손 감독은 “일본의 대기업 회장님이 하신 말이 있다. 호황은 좋고, 불황은 더 좋다. 호사다마를 이야기한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 좋은 상황, 안좋은 상황이 있다.
올해 풍년 들었다고 내년에 풍년 든다는 법 없다. 흉년이 온다 준비해야 살 수 있다. 조심성을 가지고 교만한 상황이 들지 않게 하고 있다. 득점왕이 왔을 때 두려움이 그래서 있었다. 호황보다는 불황이 다음을 위해서는 더 좋지 않나. 흥민이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
김소정 기자 조선일보 입력 20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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