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에서 노숙인 무료급식소 ‘안나의 집’을 운영 중인 김하종 신부(63)가 급식 메뉴 등을 두고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허탈감을 토로했다.
'안나의집' 김하종 신부 페이스북.
김 신부는 12일 페이스북에 “우리 안나의 집도 호텔 레스토랑처럼 메뉴판을 준비해야 할까?”라고 운을 뗀 뒤 자신이 겪은 황당한 사연을 전했다.
김 신부는 “11일 노숙인들에게 도시락과 다음날 아침으로 먹을 빵을 전달했다. 하지만 한 할머니가 빵 봉투를 열어보더니 ‘전 이런 빵 안 먹어요. 파리바게트 단팥빵 없을까요? 있으면 바꿔주세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어느날은 한 할아버지가 도시락을 받아간 뒤 다시 돌아와 ‘신부님 이거 이천 쌀 아니죠? 이천 쌀 아니면 안 먹어요. 다음부터는 이천 쌀로 밥 해주세요’라고 말씀하셨다. 이외에도 불교 신자분들의 도움으로 이번 연도부터 물을 드리고 있는데 물을 받으시곤 ‘물이 너무 따뜻해, 다음부터는 시원하게 얼려서 줘’라고 하는 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이런 요구를 들을 때마다 많이 당황스럽다. 도시락, 간식, 후원 물품들은 당연하게 있는 것들이 아니다. 많은 분들의 후원 그리고 봉사자, 직원분들의 사랑과 노고가 있기에 있을 수 있다. 이 점을 알고 당연한 마음이 아닌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가 주셨으면 좋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탈리아 출신인 김 신부는 1990년 한국에 들어와 1998년부터 노숙인 무료급식소 ‘안나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김소정 기자 조선일보 입력 2021.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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