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동물학회 보고서 발표]
이미 1700종 식용으로 쓰여…
일본에서는 곤충 초밥 판매, 태국은 귀뚜라미가 특식 대접
쇠고기보다 단백질 풍부하고 지방은 적어 영양 가치 높아
올여름 개봉한 영화 '설국열차'에는 꼬리 칸 열차에 탄 최하층 사람들이 바퀴벌레로 만든 양갱 모양의 단백질 블록을 먹고 사는 장면이 나온다. 이 영화에서처럼 앞으로 곤충이 귀한 식량 자원이 될 수 있을까.
한국토양동물학회 정철의 운영위원장(안동대 식물의학과 교수)은 3일 '곤충 식품산업화 현황과 전망'이란 보고서를 내고 "곤충은 단백질 함량이 높고 필수아미노산 공급원이 될 수 있다"며 "생태적·환경적·영양학적으로 지속 가능한 인류의 식량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5일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과 한국토양동물학회 공동 심포지엄에서도 발표될 예정이다.
한국토양동물학회 정철의 운영위원장(안동대 식물의학과 교수)은 3일 '곤충 식품산업화 현황과 전망'이란 보고서를 내고 "곤충은 단백질 함량이 높고 필수아미노산 공급원이 될 수 있다"며 "생태적·환경적·영양학적으로 지속 가능한 인류의 식량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5일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과 한국토양동물학회 공동 심포지엄에서도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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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한 시장에서 파는 곤충 요리들. 나방 애벌레에서부터 물장군, 귀뚜라미 등 각종 곤충이 조리돼 팔리고 있다. /안동대 정철의 교수 제공
우리나라도 전통적으로 곤충을 식용했다. 동의보감에는 매미·메뚜기·풍뎅이·꿀벌 등 식용 곤충 95종류가 자세히 기록돼 있다는 게 정 교수 설명이다.
곤충은 식품 영양적 가치도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네덜란드 바헤닝언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말린 메뚜기는 중량 100g당 단백질이 60~77g 들어 있어 쇠고기(45~55g)보다 단백질이 풍부했다. 대체로 곤충은 쇠고기보다 지방은 적고 미네랄은 풍부했다. 건(乾) 중량 100g당 쇠고기엔 지방이 40~57g이었지만, 메뚜기(4~17g)·딱정벌레(18~52g) 등은 지방량이 적었다. 미네랄은 메뚜기나 딱정벌레엔 최고 17g 정도 포함돼 있어 쇠고기(1.4~2.3g)보다 많았다.
더구나 곤충은 생산 과정도 효율적이면서 친환경적이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등에 따르면 소에게 풀을 100㎏ 먹여 쇠고기를 6.5㎏ 정도 얻지만, 곤충은 같은 양의 먹이로 54㎏ 정도를 생산할 수 있다. 같은 양의 단백질을 얻기 위해 드는 사료비는 귀뚜라미가 소의 12분의 1 정도다. 여기에다 소·돼지 등을 사육할 때 나오는 메탄가스 등 온실가스도 줄여 친환경적이란 분석이다.
이처럼 곤충 식용은 장점이 많지만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의 '혐오감'이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쇠고기를 먹을 때도 소를 통째로 먹는 게 아니라 가공해서 먹는 것처럼 곤충도 분말로 만드는 등 가공 처리를 할 수 있다"며 "곤충 가공품은 종합 미네랄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있고, 기아에 허덕이는 국가의 아이들에겐 이유식 보조제로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