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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영어 교육법

해암도 2017. 5. 29. 06:24

학원 대신 ‘유투브 선생님’ 영어 과외 6년 - 미국 또래 수준 실력이래요 

 
디지털맘의 영어 교육법

학원에 의지하지 않고 가정에서 아이가 어릴 때부터 영어 노출을 늘려 기초를 길러주는 ‘엄마표 교육’을 하는 엄마가 많습니다. 영어 동화책을 소재로 한 DVD 영상과 노래 CD를 자연스럽게 들려줘 영어를 친숙하게 느끼도록 돕는 교육법입니다. 최근엔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의 발달로 유튜브(YouTube)를 엄마표 영어교육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었습니다. 엄마들은 “다양한 영상으로 호기심을 자극하고 관심 분야를 넓혀가는 데 효과가 좋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번 주 열공에서는 디지털맘들의 유튜브 영어 교육 활용법에 대해 다룹니다.
허제이(10·세종초 4)양이 지난 25일 오후 경기도 여주시 집 에서 엄마 유은희(41)씨와 함께 소행성을 다룬 영어 기사를 읽고 유튜브에서 관련 영상을 검색해 보고 있다. 유씨는 유튜브로 관심 분야를 넓혀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허제이(10·세종초 4)양이 지난 25일 오후 경기도 여주시 집 에서 엄마 유은희(41)씨와 함께 소행성을 다룬 영어 기사를 읽고 유튜브에서 관련 영상을 검색해 보고 있다. 유씨는 유튜브로 관심 분야를 넓혀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25일 오후 경기도 여주시에 사는 초등학교 4학년 허제이(10·세종초)양의 집 거실. 허양은 ‘지구에 다가오는 소행성’이라는 제목의 영어 기사를 프린트해 읽고 있었다. “The asteroid called ‘2014 JO25’ is 1.3㎞ long(‘2014 JO25’라는 소행성은 길이가 1.3㎞나 돼요).” 허양이 유창하게 영어로 읽어 나가자 어머니 유은희(41·국어교사)씨가 “이런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라며 호기심을 자극했다

유튜브 활용한 엄마표 영어교육
아이 좋아하는 영상 찾아 틀어주니
호기심 채우며 영어와 쉽게 친해져
애니·뉴스·요리 등 다양한 채널 이용
음란·폭력 영상 ‘제한 모드’로 차단
영상에만 익숙해지면 책과 멀어져
교재 읽고 일기 쓰게 해 균형 갖춰야

 
허양은 “YouTube is going to teach me(그건 유튜브가 알려 줄 거야)”라며 노트북을 열었다. 그리고 유튜브에서 ‘asteroid’(소행성)를 검색했다. 소행성 충돌을 다룬 동영상 수십 개가 떴다. 허양은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만든 충돌 시뮬레이션 동영상을 클릭했다. 허양은 매일 이렇게 영어책이나 신문 기사를 읽고 유튜브로 관련 영상을 함께 본다. 허양은 “영상을 보면 영어 공부가 지루하지 않고 놀이처럼 느껴져요. 책만 읽을 때보다 기억도 더 생생하게 오래 남아요”라고 말했다.
 
엄마 유씨는 허양이 네 살 때 ‘엄마표’ 교육으로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동화책을 영상으로 만든 DVD, 책 내용을 녹음한 CD를 항상 틀어 아이가 영어를 친숙하게 느끼도록 했다. 영어책을 아이 눈이 닿는 곳곳에 그냥 흩어놨다. 유씨는 “아이가 신나게 뛰어놀다 자연스럽게 책을 집어 들었다. 그렇게 책과 친해지면서 영어와도 친숙해졌다”고 했다.
 
허제이(10·세종초 4)양이 지난 25일 오후 경기도 여주시 집 에서 엄마 유은희(41)씨와 함께 소행성을 다룬 영어 기사를 읽고 유튜브에서 관련 영상을 검색해 보고 있다. 유씨는 유튜브로 관심 분야를 넓혀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허제이(10·세종초 4)양이 지난 25일 오후 경기도 여주시 집 에서 엄마 유은희(41)씨와 함께 소행성을 다룬 영어 기사를 읽고 유튜브에서 관련 영상을 검색해 보고 있다. 유씨는 유튜브로 관심 분야를 넓혀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초등학교 입학 무렵 허양은 해리포터 같은 판타지 소설에 푹 빠졌다고 한다. 유씨는 아이의 관심 분야를 사회·과학 등으로 넓혀 주고자 유튜브를 활용했다. 어린이 신문 등을 참고해 유튜브에서 관련 영상을 검색해 아이와 함께 봤다. 테드(TED) 영상도 자주 활용했다. 허양은 판타지 소설에서 지리·역사·과학 등 논픽션으로 관심 분야를 넓혀갔다. 배경지식은 깊어지고 영어 실력은 탄탄해졌다.
 
유씨는 “영어와 친숙하게 해준 뒤 유튜브로 영상을 다채롭게 보여줬다. 그랬더니 영어로 공부하고 싶은 관심 분야를 자연스럽게 넓혀가더라”고 말했다. 허양은 조기 유학 경험이 없고 영어 학원은 한번도 다니지 않았다. 하지만 영어 실력은 또래 미국 학생에게 뒤지지 않는다. 6개월에 한 번 정도 서울 대치동 학원에서 레벨 테스트만 받아보는데 최상위반 실력이다.
 
요즘 아이들은 유튜브(youtube) 등 영상 콘텐트에 익숙한 세대다. 유튜브에서 영어 애니메이션을 찾아보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영어 기초를 익힌다. ‘유선생’(유튜브 선생님)이 아이들의 영어 선생님인 셈이다. 엄마표 영어교육에 유씨처럼 유튜브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김소영(37·서울 세곡동)씨도 이런 엄마 중 하나다. 김씨는 “사회·과학처럼 개념이 어렵고 배경지식이 중요한 분야를 영어로 공부할 때 큰 도움이 된다”고 추천했다. 그는 “영국 BBC 어린이 뉴스나 키즈타임스 같은 외국 어린이 방송 채널에서 아동용 다큐멘터리를 유튜브에 많이 공개한다. 아이가 영어를 어려워하면 유튜브의 자동자막완성 기능을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유튜브에서 자동자막 기능을 켜면 영어 자막뿐 아니라 한국어 번역도 자동으로 보여진다. 김씨는 아이에게 먼저 자막이 없는 영어 다큐멘터리를 보여준 뒤 아이가 어렵게 느끼면 한글 자막을 보여준다. 그다음에는 영어 자막을, 마지막으로 자막 없이 영상을 보여주는 식으로 단계를 높여간다. 김씨는 “이렇게 하면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성취감도 느끼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유튜브에서 외국인이 하는 만들기·요리·요가 등 취미 생활 영상을 활용하는 엄마도 많다. 최미정(37·서울 잠실동)씨는 미국 자매가 함께 등장해 요리를 만드는 채널인 ‘찰리스 크래프티 키친’(Charlis Crafty Kitchen)을 다섯 살 딸아이와 함께 일주일에 2~3차례 시청한다. 모바일로 유튜브 영상을 틀어놓은 채 딸과 요리를 만들면서 영어를 배운다. 최씨는 “요리를 하면서 사용하는 영어는 표현이 어렵지 않고 맛·향 등 생활 어휘가 많다”고 말했다.
 
일부 영어교육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수가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영상을 보고 노래와 춤을 따라 하면서 영어를 배우는 ‘마더 구스 클럽’(Mother Goose Club)은 구독자 수가 약 425만 명에, 동영상 조회 수는 51억 뷰를 넘길 정도다. 이장호 중앙대 영어교육과 교수는 “영어를 처음 접하는 영유아라면 유튜브에서 알파벳송이나 파닉스(영어 발음법)를 검색해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면 효과가 좋다. 영어를 ‘학습’이 아닌 ‘놀이’로 느끼게 해주기 때문에 영어에 대한 재미와 흥미를 잘 끌어낸다”고 말했다.
 
율동과 노래를 따라 하면서 영어를 쉽게 배우는 애니메이션을 제공하는 유튜브 채널은 엄마표 영어교육을 막 시작한 초보 엄마들에게 유용하다. 미국에서 40년간 인기를 끈 유명 아동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세서미 스트리트(Sesame Street), 유아교육 전문가들이 제작한 영어 동영상과 동요를 업로드하는 한국 채널인 ‘핑크퐁’ 등은 아이의 수준에 맞게 초·중·고급 등 다양한 수준의 교육 동영상을 제공한다. 수영장 가기, 자전거 타기 등 생활 속 소재를 주로 이용해 아이들이 친근하게 일상 영어를 익힐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유튜브에서 영상을 검색하다 보면 초기 화면에 음란 또는 폭력적인 영상이 함께 검색돼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 이럴 땐 유튜브 설정에서 ‘제한 모드’를 켜면 된다. 제한 모드는 이용자가 신고한 영상을 자동으로 필터링해 차단하는 기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튜브 동영상을 교육에 활용할 때 “영상에만 의지해서는 곤란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영주 청강문화산업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아동들에게 애니메이션 등 동영상은 상당히 강한 자극이다. 영상에만 너무 익숙해지면 독서 습관을 기르는 데 힘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장호 교수는 “유튜브에서 다양한 영상을 활용하되 관련된 영어책도 함께 읽히고 영어 일기 등을 지도해주는 등 듣기·말하기·읽기·쓰기를 균형 있게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영어학습에 도움 되는 유튜브 인기 채널
 
노래로 배우는 알파벳과 파닉스
① 마더 구스 클럽(goo.gl/HHhJgm)
 
영어·수학·그림 등 다양한 영상을 따라 노래하고 춤추며 학습할 수 있는 아동 교육 채널. 구독자 수는 425만 명, 동영상 조회 수는 51억 뷰.
  
② 세서미 스트리트(goo.gl/2rYuW5)
 
미국 유명 아동 학습 프로그램으로 알파벳·숫자·노래 등 다양한 주제의 애니메이션이 매주 업로드된다. 구독자 수는 270만 명, 동영상 조회 수는 36억8000만 뷰.
  
③ 핑크퐁(goo.gl/BZnLZB)
 
‘뮤지컬 영어 명작 동화’ 등 유아 교육 전문가들이 제작한 동요와 동화 동영상을 제공. 구독자 수는 70만 명, 동영상 조회 수는 6억3000만 뷰.
 
 
영어 애니메이션


①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goo.gl/MSpLCU)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등 월트디즈니의 유명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채널. 구독자 수는 274만 명, 동영상 조회 수는 19억1000만 뷰. 
 
 
② 페파피그(goo.gl/04xRJ0)
 
영국의 인기 아동용 애니메이션으로 평범한 생활 속 소재로 일상 영어 표현을 익히기에 좋다. 구독자 수는 205만 명, 동영상 조회 수는 13억6000만 뷰.
 
 
사회·과학 등 학습
① 내셔널지오그래픽키즈(goo.gl/vX3E2A)
 
문화·인류·지리·환경·동물·우주 등 다양한 주제의 아동용 다큐멘터리를 제공. 구독자 수는 7만6000명, 동영상 조회 수는 1700만 뷰.
 
② 리딩레인보우(goo.gl/xmCMQo)
 
미국 장수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책과 여행, 과학 등 교육적인 내용을 쉬운 영어 표현으로 소개한다. 구독자 수는 3만5000명, 동영상 조회 수는 560만 뷰.
 
자료:유튜브 
 
정현진·전민희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   [중앙일보] 입력 2017.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