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최전선] 부산 '프라하 993'
맥주 하면 독일부터 떠올리지만 세계에서 맥주를 가장 즐기는 나라는 독일 옆 체코다. 국민 1인당 1년에 약 150ℓ, 그러니까 맥줏집에서 흔히 사용하는 500㏄ 잔으로 300잔이다. 남녀노소 모두 합쳐서 이렇다니 성인만 따지면 어마어마한 양의 맥주를 마셔대는 것이다.
체코에서는 서기 993년부터 맥주를 생산했다. 수도 프라하에 지금도 있는 브제브노프(Brevnov) 수도원 부속 양조장에서 수도사들이 마시려고 맥주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체코 맥주의 출발이다. 과거 유럽에서는 수도 시설이 좋지 않아 물보다 위생적인 맥주나 와인을 상음했다. 말 그대로 술을 물처럼 마셨기 때문에 수도사에게 매일 일정량의 맥주나 와인이 제공됐고, 이를 위해 수도원마다 양조장이 딸려 있었다.
이 브제브노프 수도원 양조장 맥주를 국내에서도 맛볼 수 있게 됐다. 부산에 있다. 와이어를 만들던 고려제강 수영공장이 세련된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한 F1963에 '프라하 993'이 문을 열었다. 맥주를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파는 브루어리 펍(brewery pub)이다. 지금은 브제브노프 맥주를 수입해 팔고 있지만, 오는 2월부터는 체코에서 수입한 보리와 홉을 사용해 브제브노프 양조장 레시피대로 매장에서 자체 생산할 예정이다. 이미 체코인 브루마스터(양조전문가)가 입국해 열심히 맥주를 만들어 숙성시키는 중이다.
맥주는 페일라거·다크라거·훈연라거 3가지가 있다. 페일라거는 국내에서 흔히 마시는 맥주와 비슷하지만, 맥주 특유의 쌉싸름하면서도 구수한 풍미가 살아있다. 다크라거는 보다 짙은 갈색에 캐러멜 같은 달착지근한 맛과 향이 느껴진다. 훈연라거는 살짝 태워 훈연 향을 더한 보리로 만드는 맥주로, 맛이나 색에서 초콜릿이 느껴진다. 3가지 모두 0.3�(5000원)·0.5�(7000원) 2가지 사이즈 잔으로 판매한다.
맥주만큼이나 음식도 본토 맛 그대로다. 체코에서 온 요리사가 만든다. 체코인 직원에게 추천해달라고 부탁하니 '체코 전통 삼겹살 구이'(1만5000원)와 '치킨 슈니첼'(1만4000원)을 꼽았다. 정사각형으로 큼직하게 자른 돼지 삼겹살 덩어리를 오븐에 노릇하게 구워 체코식 만두(덤플링)와 양배추 절임을 곁들여 낸다. 종업원은 "한국 손님들이 가장 좋아하는 요리"라고 했다. 치킨 슈니첼은 체코에서 가장 즐겨 먹는 음식. '닭고기로 만든 돈가스'라고 이해하면 쉽다. 두들겨 넓게 편 닭 가슴살에 맥주로 반죽한 옷을 입히고 빵가루를 묻혀 바삭하게 튀겨 낸다. 감자 샐러드가 곁들여진다.
프라하에서 먹었을 때와 거의 같은 맛이었다. 체코 음식이 대체로 그렇지만 한국인 입에 낯설거나 맞지 않는 향신료나 양념이 별로 없는데다 양이 넉넉하다. 체코에서 수입된 맥주를 체코인 요리사가 만든 체코 요리와 함께 먹고 마시고 있자니 프라하의 맥줏집에 앉아 있나 착각할 지경이었다. 사방에서 들리는 부산 사투리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체코에서는 서기 993년부터 맥주를 생산했다. 수도 프라하에 지금도 있는 브제브노프(Brevnov) 수도원 부속 양조장에서 수도사들이 마시려고 맥주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체코 맥주의 출발이다. 과거 유럽에서는 수도 시설이 좋지 않아 물보다 위생적인 맥주나 와인을 상음했다. 말 그대로 술을 물처럼 마셨기 때문에 수도사에게 매일 일정량의 맥주나 와인이 제공됐고, 이를 위해 수도원마다 양조장이 딸려 있었다.
이 브제브노프 수도원 양조장 맥주를 국내에서도 맛볼 수 있게 됐다. 부산에 있다. 와이어를 만들던 고려제강 수영공장이 세련된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한 F1963에 '프라하 993'이 문을 열었다. 맥주를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파는 브루어리 펍(brewery pub)이다. 지금은 브제브노프 맥주를 수입해 팔고 있지만, 오는 2월부터는 체코에서 수입한 보리와 홉을 사용해 브제브노프 양조장 레시피대로 매장에서 자체 생산할 예정이다. 이미 체코인 브루마스터(양조전문가)가 입국해 열심히 맥주를 만들어 숙성시키는 중이다.
맥주는 페일라거·다크라거·훈연라거 3가지가 있다. 페일라거는 국내에서 흔히 마시는 맥주와 비슷하지만, 맥주 특유의 쌉싸름하면서도 구수한 풍미가 살아있다. 다크라거는 보다 짙은 갈색에 캐러멜 같은 달착지근한 맛과 향이 느껴진다. 훈연라거는 살짝 태워 훈연 향을 더한 보리로 만드는 맥주로, 맛이나 색에서 초콜릿이 느껴진다. 3가지 모두 0.3�(5000원)·0.5�(7000원) 2가지 사이즈 잔으로 판매한다.
맥주만큼이나 음식도 본토 맛 그대로다. 체코에서 온 요리사가 만든다. 체코인 직원에게 추천해달라고 부탁하니 '체코 전통 삼겹살 구이'(1만5000원)와 '치킨 슈니첼'(1만4000원)을 꼽았다. 정사각형으로 큼직하게 자른 돼지 삼겹살 덩어리를 오븐에 노릇하게 구워 체코식 만두(덤플링)와 양배추 절임을 곁들여 낸다. 종업원은 "한국 손님들이 가장 좋아하는 요리"라고 했다. 치킨 슈니첼은 체코에서 가장 즐겨 먹는 음식. '닭고기로 만든 돈가스'라고 이해하면 쉽다. 두들겨 넓게 편 닭 가슴살에 맥주로 반죽한 옷을 입히고 빵가루를 묻혀 바삭하게 튀겨 낸다. 감자 샐러드가 곁들여진다.
프라하에서 먹었을 때와 거의 같은 맛이었다. 체코 음식이 대체로 그렇지만 한국인 입에 낯설거나 맞지 않는 향신료나 양념이 별로 없는데다 양이 넉넉하다. 체코에서 수입된 맥주를 체코인 요리사가 만든 체코 요리와 함께 먹고 마시고 있자니 프라하의 맥줏집에 앉아 있나 착각할 지경이었다. 사방에서 들리는 부산 사투리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 조선일보 부산=김성윤 음식전문기자 입력 : 2017.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