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미쉐린 가이드 서울편 발표… '3스타' 만큼 빛나는 '1스타' 3곳

해암도 2016. 11. 8. 09:04

육회비빔밥·청국장… 서민의 한끼, 미쉐린 별을 따다 

7일 저녁 9시 서울 서교동 중식당 '진진'. 저녁 시간을 훌쩍 넘겼지만, 자리에 앉지 못하고 입구 밖에서 기다리는 손님만 10여 명이다. 한 시간을 기다려 자리에 앉았다는 김종훈(29)씨는 "오늘 미쉐린 스타를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맛보러 왔다"면서 게살볶음·깐풍새우 등 세 접시를 한꺼번에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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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도 반한 사찰음식 - 조계종이 운영하는 사찰 음식점‘발우공양’에서 이스라엘 기업인과 국내 거래처 직원들이 연잎밥과 된장찌개를 먹고 있다. 고기와 오신채(파·마늘·부추·달래·무릇)를 넣지 않는 이곳 사찰 음식은 독특한 한국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는 외국인 사이에서 인기다. /박상훈 기자
세계적 식당 평가·안내서인 '미쉐린 가이드' 서울편이 7일 발간됐다. 별점을 받은 식당 24곳을 포함, 식당 147곳이 실렸다. 별점을 받은 24곳 중 유달리 눈에 띄는 세 곳이 있다. 대부분 "비싸고 맛있다"는 선입관에서 벗어나지 않았지만, 이 세 레스토랑은 '세계 최고 수준의 가성비', 전문가도 잘 모르는 '숨은 맛집', 차별성 있는 사찰 요리로 '별'을 받았다. 주인공은 서울 마포구 서교동 중식당 '진진'과 강남구 신사동 진주 향토음식점 '하모', 종로구 견지동 사찰음식점 '발우공양'.

[중식당 '진진' ★] 멘보샤 1만2000원… "서울서 가성비 최고"

식빵 사이에 새우를 넣고 튀긴 '멘보샤'
식빵 사이에 새우를 넣고 튀긴 '멘보샤'
중식당 진진은 지난해 1월 개업했다. 식당 단골들 사이에선 "넷이서 배부르게 먹고도 10만원이 채 넘지 않는 곳"으로 통한다. 요리의 맛과 재료의 질을 고려하면 놀라운 가성비다. 비결은 '평생 회원제'. 회비 3만원을 내면 평생 식사비를 20% 할인해준다. 회원가로 멘보샤 1만2000원, 깐풍기 1만4400원, 대게살볶음 1만6800원 등 3~4명이 나눠 먹기 충분한 요리를 2만원 이하에 먹을 수 있다. 특히 식사 메뉴 중 물만두의 경우 회원가가 5600원으로, 전 세계에서 미쉐린 별을 획득한 식당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쉐린 별을 받은 식당 중 최저가는 싱가포르 노점상 '홍콩 소야 소스 치킨 앤드 누들'의 간장조림닭고기로 약 3300원(4싱가포르달러)이다. 진진 오너셰프(주인 겸 조리장) 왕육성(62) 대표는 코리아나호텔 대상해, 플라자호텔 도원 등 유명 중식당 총주방장과 한국화교요리사협회 회장을 역임한 한국 중식계 원로 요리사. 왕 대표는 "짜장면·짬뽕·탕수육 말고도 무궁무진한 게 중화요리지만, 고급 호텔 중식당을 찾는 손님이 아니면 맛보기 어려웠다"면서 "식재료는 호텔과 같은 걸 쓰되 인테리어·서비스 인력을 최소화해 단가를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에 맞췄다"고 설명했다.

[진주향토음식점 '하모' ★] 국내 전문가들도 잘몰랐던 숨은 맛집

경남 진주의 대표 음식 '육회 비빔밥'
경남 진주의 대표 음식 '육회 비빔밥'
진주 향토음식점 하모는 블루리본 서베이나 다이어리R등 국내 유명 레스토랑 가이드에도 소개되지 않은 '숨은 맛집'이다. 하모 박경주(58) 대표는 "미쉐린 평가원이 다녀갔다는 건 알았지만 그저 서울의 외식업계 전체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의 일환이라고 생각했지 경상도 음식을 하는 우리 식당이 별을 받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했다. 박 대표는 "사람들이 '경상도 음식은 맵고 맛없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숨겨진 보물"이라며 웃었다. 시댁이 경남 진주로, 시어머니에게 진주 토속음식을 배웠다. 가늘게 썬 쇠고기를 얹은 '육회비빔밥', 당면이 들어가지 않고 각종 나물로 만드는 '조선잡채'가 대표 메뉴다. 양념이나 조리법이 강하지 않아 재료 자체의 맛을 살리는 데 주력한다. 간장이나 된장 등 장을 담그는 데 사용하는 콩도 직접 밭에서 생산한다. 육회비빔밥 1만 2000원, 헛제삿밥 1만원, 된장칼국수 8000원으로 역시 저렴한 편이다. 코스 메뉴는 2만 7000원부터.

[사찰음식 '발우공양' ★] 스님 위한 음식에서 세계인의 건강식으로

연잎밥을 중심으로 구성된 한상차림
연잎밥을 중심으로 구성된 한상차림
2009년 문을 연 발우공양은 낯선 사찰음식을 대중에게 소개해온 집이다. 고기는 물론 파·마늘·부추·달래·무릇 등 오신채(五辛菜)를 사용하지 않는다. 몸과 마음의 수련을 위해 신체 자극을 최소화한다는 취지의 오신채 금지가 외국 손님들에게는 오히려 주목 포인트가 됐다. 발우공양 이현경 매니저는 "스님들 건강을 생각해 고안됐지만 이제는 세계인 건강을 생각하는 음식이 됐다"고 했다. 그는 "외국 손님들이 '양념(오신채)이 강하지 않아 와인과 잘 페어링된다'고 종종 말한다"고 했다. 청국장·된장찌개 1만원, 능이버섯절집만두탕 1만5000원 등의 단품 메뉴와 3만(점심)~9만5000원짜리 코스 메뉴가 있다.

[별 3개가 최고 등급… 식재료·요리기술·독창성 등 5가지 평가]

미쉐린 가이드
미쉐린 가이드는 식당을 별(스타)로 평가한다. 최고 등급인 별 3개는 '맛보러 일부러 여행을 떠날 만한 식당', 2개는 '멀리 찾아갈 만한 식당', 1개는 '음식이 훌륭한 식당'을 뜻한다. 식재료의 품질, 요리 기술의 능숙함, 요리사·식당만의 독창성, 가성비, 일관성이라는 5가지 평가 기준을 적용한다. 미쉐린 가이드 사업부 마이클 엘리스(Ellis) 인터내셔널 디렉터는 "한국인 평가원을 새롭게 뽑아 이들과 함께 미국·유럽·아시아에서 온 다양한 국적의 평가원들이 서울의 식당을 평가했다"고 했다. 미쉐린 측은 모두 몇 곳의 한국 식당을 취재했는지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프랑스어 '미슐랭'으로 알려졌으나 미쉐린코리아는 영어 미쉐린으로 표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선일보   김성윤 음식전문기자   양지호 기자     입력 : 2016.11.08




미쉐린 가이드가 선택한 서울 맛집… 별(★) 받은 24곳은?

한식당, 세계 110개밖에 없는 ★★★ 따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의 맛집 24곳 선정
 

 
《 세계 최고 권위의 식당 평가·안내서인 미쉐린(미슐랭) 가이드의 선택은 ‘한식’이었다. 7일 처음 발표된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7’에서 총 24곳의 식당이 선정된 가운데 한식당이 13곳을 차지했다. 가장 높은 등급인 별 3개를 받은 음식점 2곳도 한식당이다. 간장게장, 사찰음식, 쇠고기구이, 한정식 등 한국 고유의 음식들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
  

전 세계에서 28번째,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발간된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7’의 결과가 발표됐다. 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24개의 식당 셰프 및 대표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쉐린코리아 제공
 사찰음식, 간장게장, 소고기구이….  

 대표적인 한국 음식들이 세계 최고 권위의 식당 평가·안내서인 미쉐린(미슐랭) 가이드의 선택을 받았다. 미쉐린코리아는 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7’ 발간을 기념하는 간담회를 열고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 가이드에는 총 140여 곳의 식당과 30여 곳의 호텔이 수록됐다. 이 중 미쉐린 별(스타)을 받은 식당은 24곳이다. 이 가이드는 1900년 미쉐린 타이어 창업자인 앙드레와 에두아르 미쉐린 형제가 운전자에게 필요한 각종 식당과 숙소에 관한 정보를 담아 무료 배포하면서 시작됐다.

 등급은 별로 매긴다. 최고 등급인 별 3개는 ‘요리가 매우 훌륭해 맛을 보기 위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을 뜻한다. 별 2개는 ‘요리가 훌륭해 멀리 찾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식당’, 별 1개는 ‘요리가 훌륭한 식당’이다. 

미쉐린 가이드 별 3개를 받은 가온의 대표 음식인 ‘금태구이’(위 사진)와 라연의 ‘신선로’. 광주요그룹·신라호텔서울 제공

 가장 관심을 모은 별 3개 식당은 광주요그룹이 운영하는 가온과 신라호텔서울의 라연 등 두 곳이 선정됐다. 앞서 발간된 중국 상하이와 싱가포르 편에서는 각각 고급 광둥요리점인 탕거와 프렌치 식당인 조엘로뷔숑이 유일하게 별 3개를 받았다. 세계적으로 미쉐린 별 3개 식당은 110여 곳, 별 2개는 410여 곳, 별 1개는 2170여 곳이 있다.


 이번 서울 편에서는 24곳 중 한식당이 절반이 넘는 13곳을 차지했다. 미쉐린코리아 측은 불고기나 비빔밥 등 한정된 메뉴에서 게장이나 사찰음식 등을 새롭게 발굴해 한국 음식의 다양성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13곳의 한식당 중 사찰음식 전문점인 ‘발우공양’(별 1개)과 간장게장 전문점인 ‘큰기와집’(별 1개)이 눈에 띈다. 발우공양 김지영 셰프는 “사찰음식은 제철 식재료에 천연 양념만 사용해 맛을 더하기보다는 뺀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미쉐린 가이드의 인터내셔널 디렉터인 마이클 엘리스는 “서울이 세계 미식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평가단도 서울의 요리 품질과 다양성에 감탄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편 명단이 공개되자 대부분의 식당 홈페이지는 접속자 폭주로 마비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서울 편은 세계에서 28번째, 아시아에서 일본(도쿄, 교토&오사카), 중국(홍콩&마카오, 상하이), 싱가포르에 이어 네 번째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 홈페이지(guide.micheline.co.kr)에서 가이드북에 수록된 식당과 호텔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입력 2016-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