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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앞으로 20년 가까이 집권하지 못할 수 있다”

해암도 2013. 2. 5. 10:18

 

충격 “민주당은 앞으로 20년 가까이 집권하지 못할 수 있다”

 

 

‘88만원 세대’ 저자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진보좌파 정책 제대로 포용하면 보수정권 20년은 더 갈 것”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

 

박 당선인의 경제정책을 평가해 달라는 첫 질문에 대한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그는 “진보가 10년간 고민했던 어젠다를 박 당선인이 가져가 버렸다. 좋은 경제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만큼은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당선인이 (진보좌파 정책을) 포용한다면, 민주당은 앞으로 20년 가까이 집권하지 못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그가 경제학자로 지난 수년간 줄기차게 주장한 △실물산업 부처로의 통상기능 이관 △지하경제 양성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감축 등은 박 당선인이 채택해 인수위가 다듬고 있는 주요 정책들이다.

 

―박 당선인의 공약, 어떻게 보는가.

 

“쉽게 표현하면 유시민이 보건복지부 장관 하며 국민연금 개혁할 때보다 더 진보적이다. 출산대책 만들고 노인복지 늘리겠다는 방향은 옳다. 기존에 국민연금을 냈던 가입자들과 안 낸 사람들 간의 충돌을 해결하는 기술적 문제는 남아 있지만 ‘경제적 약자’들에게 어느 정도의 생활수준을 보장해 준다는 기본적 보장 개념은 맞다.”

 

―박 당선인이 잘할 것 같나.

 

“좋은 경제체제를 만들고 싶은 의지가 당선인에게 있다는 것만큼 확실하다. 핵심은 과정을 얼마나 잘 가져가느냐에 있다. 지금 보기에 당선인의 가장 큰 약점은 ‘과정’이다. 결정은 본인이 하더라도 심포지엄, 공청회 같은 토론의 장을 열어 다양한 얘기를 듣는 게 중요하다. 과정 없이 가는 게 효율적으로 보이겠지만, 길게 보면 논란을 거치는 게 정책실행의 위험을 줄이는 길이다. 과정이 생략된, 획일적인 선진국은 세상에 없다. 당선인의 포용력에 따라 민주당은 앞으로 20년 가까이 집권하지 못할 수도 있다.”

 

―최근 박 당선인의 인사를 놓고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인사를 지금 망치는 게 차라리 약이 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를 보면 반대 진영과 ‘기세 싸움’을 한다는 느낌이 있었다. 지금 밀리면 다 밀리니 끝까지 버티겠다는…. 박 당선인은 그보다는 유연해 보인다. 인사만 보면 당선인은 정치인이라는, 정치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어떻게 실천할지가 문제다.

 

“흔히 경제를 기획재정부나 공정거래위원회가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1998년 외환위기 때 한국 최대 기업집단이 법원이었던 적이 있다. 실제로 지금도 법정관리를 통해 법원이 좌지우지하는 기업들이 많지 않나. 당선인이 법질서 강조한다고 하는데, 경제민주화도 법 강조하면서 있는 그대로 하면 된다. 과거 골프장 건설 반대운동에 몸담은 적이 있는데, 가만 보니 이건 시민단체가 아니라 검사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었다. 법무부에 경제연구소를 하나 만들면 어떨까 한다. 괜히 상법 건드리지 말고 형사법으로 접근하자는 거다.” 동아 2013-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