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어

애인에게 '살해 안 당하는' 안전한 이별 방법

해암도 2015. 11. 4. 06:25

[왁자지껄 B급 사전] 이별도 함부로 못하는 時代

안전이별: 연인과의 무탈한 이별

'SNL코리아'에서 정상훈이 '안전이별서비스'를 홍보하고 있다.
'SNL코리아'에서 정상훈이 '안전이별서비스'를 홍보하고 있다. /CJE&M 제공
이별할 때 데이트 폭력이나 이별 범죄의 희생자가 되지 않고 무탈하게 연인과 헤어지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 여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배우 정상훈이 코미디 방송 'SNL코리아'(tvN)에서 지난달 31일 '안전이별서비스'를 소개한 뒤 '안전이별'이란 표현이 유행하고 있다. 이날 정상훈은 여자가 남자에게 못생겨 보이게 하는 최면술, 전염병 감염, 이별 통보 후 '월북'(越北)하는 방법을 안전이별법으로 소개했다.

안전이별의 포인트는 상대방이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도 분노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것이다. 평소 정떨어질 만한 행동을 한다거나, 전에 없던 집착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이별을 유도하는 것이 좋다. 실전에서는 "오빠 나 사실 카드빚이 3000만원 정도 있어"라며 돈을 꿔 달라고 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평가받는다.

안전이별의 이면에는 "카톡으로 헤어지자고 하면 예의 없다고 살해, 만나서 이별을 통보하면 눈빛이 맘에 안 든다고 살해"라는 한국 여성들의 자조가 담겨 있다. 너나없이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걱정이 낳은 말이다. 지난 5월 헤어지자는 연인을 살해하고 시멘트로 암매장한 사건, 지난 8월 옛 여자친구에게 염산 테러를 한 사건 등 각종 강력사건이 잇따르며 연인 간 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현실을 풍자한다.

용례: "안전이별 축하해." '진상' 연인을 별 탈 없이 떼어낸 친구를 축하할 때.

주의: 너무 얼토당토않은 요구를 하면 상대가 '안전이별' 전략이라 눈치챌 수 있으니 주의할 것. 간혹 3000만원 다 갚아주겠다는 경우도 있으니 이럴 땐 눈 딱 감고 그냥 잡는 것도 실속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