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모나리자 '알 수 없는 미소' 비밀 풀렸다

해암도 2015. 8. 21. 07:12
미소에 비밀, '주변 시야' 활용한 결과…'스푸마토' 기법


  • 사진=유토이미지
[데일리한국 김소희 기자] 르네상스 시대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남긴 명작 '모나리자'의 미소의 비밀이 풀렸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다빈치 작품 연구자들이 연구한 결과, 모나리자가 '알 수 없는 미소'를 짓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다빈치가 관람자의 '주변 시야'(peripheral vision)를 최대한 활용한 데서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영국 셰필드 할람 대학교와 선덜랜드 대학교 연구진은 학술지 '비전 리서치'에 낸 연구 논문에서 다빈치가 여러 가지 색깔을 섞는 방식으로 주변 시야를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보는 각도에 따라 모나리자의 입술 모양이 달라지게 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모나리자의 얼굴을 정면에서 봤을 때는 입술 모양이 아래로 분명히 처져 있으나 입술 이외의 다른 곳을 볼 때는 입술선이 미소를 짓는 듯 위로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또 이런 눈의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다빈치는 그림에 여러 겹의 물감을 덧칠해 사물의 윤곽선을 안개에 싸인 것처럼 흐릿하게 처리하는 이른바 '스푸마토'(sfumato) 기법을 사용했다고 밝혀냈다. 특히 이 사실은 지난 2010년 프랑스 박물관 연구 복원센터 전문가들이 X선 형광분광기를 동원해 모나리자 물감층과 화학성분을 분석한 결과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당시 연구에 따르면 다빈치는 모나리자의 눈가와 입가 등에 산화망가니즈 성분의 얇은 막을 최대 30겹까지 입혔다. 

경계를 명확히 구분할 수 없도록 부드럽게 옮아가게 하는 스푸마토 기법은 모나리자뿐만 아니라 다빈치의 다른 작품 '아름다운 왕녀'에도 잘 나타나 있다. 스푸마토 기법을 다빈치만큼 능숙하게 구사한 작가가 없다고 연구자들은 말했다. 
 
연구팀의 시각 실험에서는 그림의 표정 변화는 입가에 의해 야기된다는 사실이 확인됐으며 얼핏 눈가에 스친 모나리자의 미소를 찾으려 눈길을 돌리면 미소는 곧바로 사라진다. 연구팀은 이를 '붙잡을 수 없는 미소'(uncatchable smile)라 불렀다. 

이와 별도로 '디스커버' 잡지에는 모나리자와 아름다운 왕녀 모두 일정한 거리를 두고 떼 놓고 볼 때 더 행복해 보인다는 실험 결과도 실렸다. 또 모나리자의 얼굴 중 입만이 표정 변화를 일으키는 부분이라는 분석도 실험을 통해 나타났다. 

다빈치는 1483년 '바위산의 성모'라는 작품에 이런 스푸마토 기법을 처음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름다운 왕녀에 스푸마토 기법을 적용한 결과 13세에 정략결혼한 소녀의 때 묻지 않은 표정과 동시에 자궁외임신으로 곧 죽을 운명임을 예감한 소녀의 속마음을 다빈치가 잘 알고 표현했다고 선덜랜드 대학교의 마이클 피카드는 설명했다. 


김소희 기자 ksh@hankooki.com    입력시간 : 2015.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