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자전거는 나의 힘!

해암도 2014. 10. 29. 11:36

This Man | 월간 <자전거생활> 김병훈 대표

건강하게 즐겁게 오래 사는 법과 교통, 에너지, 환경 문제의 해답으로 자전거 타기를 권하는 남자. 자전거를 탈 때면 세상 시름을 잊고 동심으로 돌아가곤 한다는 순박한 자전거맨, 월간 <자전거생활>의 김병훈 대표를 만나 즐거운 자전거생활에 대해 들어봤다.


해도 해도 끝없는 자전거 예찬론

월간 <자전거생활> 김병훈 대표

분명 필요하지만 무리를 하면 오히려 건강에 독이 될 수 있는 게 운동입니다. 그런 면에서 달리기나 등산은 관절에 큰 무리가 가는 운동이죠. 하지만 자전거는 안장에 체중의 70% 이상을 얹고 타기 때문에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습니다. 게다가 자전거를 타면 정신 건강에도 좋은데, 햇살을 받고 바람을 맞으며 좋은 경치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거죠.


제 경우 1997년 자전거 출퇴근을 시도하며 차츰 자전거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좋은 걸 나 혼자 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시도 때도 없이 자전거의 매력을 홍보하게 됐어요. 그러던 중 자전거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던 2002년에 국내 최초로 <자전거생활>이라는 자전거 전문 잡지를 창간하게 됐고요. 제 영향으로 가족 모두가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데, 가족 간의 소통에도 큰 도움을 됐어요.


자전거로 여행도 가고 산책도 함께 즐기다 보면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친밀한 관계가 되더라고요. 아들의 사춘기도 자전거와 함께 무리없이 넘겼죠. 무뚝뚝한 아들들과의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고 계신다면, 100% 성공률을 자랑하는 이 방법을 적극 추천합니다. 또 여행의 깊이는 속도와는 반비례하고 땀과 비례한다고 생각하는데, 자전거 여행을 하게 되면 공간에 대한 개념이 달라지죠. 차로 이동하면서는 볼 수 없는 소소한 풍경의 매력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외국도 많이 다녀봤지만, 한국만큼 좋은 자전거 여행지도 없는 것 같아요. 서울-양평 구간은 조금만 숙달되면 하루 코스로 다녀올 수 있고요. 서울-부산 코스는 성취감이 꽤 높은 코스인데, 생각보다는 그리 멀지 않아요. 강남에서 부산까지의 거리가 550km인데 하루 80~90km를 달릴 경우, 5박 6일이면 갈 수 있는데 그걸 꼭 한 번에 다 할 필요는 없어요. 구간을 끊어서 오늘은 서울에서 경기도까지, 다음 주에는 경기도에서 충청도까지. 이런 식으로 부담 없이 접근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자전거에 대한 진실 혹은 오해

자전거는 사람 몸과 밀착돼 움직이는 기계라서 기능을 제대로 갖춰야 자전거가 주는 진짜 재미를 맛볼 수 있어요. 무거운 저가 자전거의 경우, 모양만 자전거지 잘 나가지도 않고 변속기 작동도 잘 안 되는 편이죠. 이런 자전거들은 중국에서 들여오는 경우가 많은데 부품 같은 게 형편이 없어요. 프레임 자체가 틀어져 있으니 잘 나가지도 않고 금방 망가지는 건데, 사람들은 자전거 타기가 재미없다고 오해해서 결국 멀리하게 되는 거죠.


 또 다른 오해는 자전거를 타면 다리가 굵어진다고 생각해 자전거 타기를 꺼리는 여성분들이 있는데 자전거 장거리 선수들을 보면 그 오해는 쉽게 풀 수 있을 거예요. 모두 늘씬한 각선미를 자랑하고 있거든요. 마지막으로 자전거는 위험하다는 오해를 많이 하시는데 안전수칙만 잘 지킨다면 다른 레저와 비교했을 때 결코 위험하지 않습니다. 자전거 사망사고자의 90%가 헬멧 미착용자라는 통계가 있어요.


저 역시 헬멧이 없으면 자전거를 절대 타지 않습니다. 안전장비를 불편하게 여길 수도 있지만, 안전장비를 갖추면 오히려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돼요. 부상에 대한 두려움이 적어져 마음 편히 테크닉을 키워나갈 수 있거든요. 헬멧, 장갑, 스포츠 고글을 꼭 착용하시고 야간에는 라이트를 앞뒤로 켜고 달리셔야 합니다. 여기에 브레이크 사용법, 도로 턱 넘는 법(직각으로 넘기) 등을 미리 숙지하시고 역주행만 피하셔도 대부분의 사고는 예방할 수 있습니다.


자전거 박사의 초보용 자전거 추천

저는 최소 50만원 이상을 투자해 자전거를 사시기를 권해요. 어느 정도 비용을 들여야 관심도 생기고 신경도 쓰게 되는 것 같아요. 10만원, 20만원대 자전거는 타다가 금방 흥미를 잃고 처박아두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잃어버려도 별로 신경도 안 쓰게 되고요. 최근에는 예전에 비해 자전거 시장의 경쟁이 심해져서 가격이 많이 내려갔어요.


그래서 50만원 정도면 꽤 괜찮은 자전거를 구매할 수 있고, 1백만원 정도면 3년 전만 해도 2백만원은 줘야 살 수 있던 수준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요. 시니어에게는 힘이 덜 들고 편안한 자세로 탈 수 있는 자전거를 추천하고 싶어요. 요새는 ‘하이브리드 자전거’라고 로드바이크와 산악자전거의 특성을 결합해 만든 자전거가 있어요. 디자인이 예뻐 젊은 친구들에게도 인기인데, 시니어들이 일반 자전거 도로에서 타기에는 가장 적합한 자전거입니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고요.


산악자전거의 경우 험한 길에 나갈 일이 별로 없다면, 타이어만 평지에서 잘 나가는 슬릭타이어를 끼워 타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자전거에 흥미를 붙이게 된 이후에 생각해볼 문제이긴 하지만 최소한 세 종류의 자전거를 갖추시면 좋습니다. 그 세 종류로는 도로에서 빨리 달리는 로드바이크, 험한 길이나 산길에 적합한 산악자전거 그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꼽을 수 있겠죠.


배은선 시니어조선 선임기자  입력 : 201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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