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의 기능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자동차 무게를 지탱하고, 엔진의 힘을 노면에 전달한다. 승차감에도 영향을 준다. 아무리 자동차 자체의 성능이 좋아도 곡선 주로에서 미끄러지지 않고, 제동 거리를 단축하는 데는 타이어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여러 중요한 기능을 하는 타이어를 제대로 알기 위한 첫걸음은 타이어 구조 파악이다.
타이어의 외부는 고무로 덮여있다. 도로 표면과 접촉하는 부분은 트레드(Trade)라 부른다. 마찰력을 내고, 외부 충격에 맞서는 역할을 한다. 고무 성분을 어떻게 배합해서 트레드를 만드느냐도 타이어 제조 기술의 중요한 부분이다. 타이어 내부는 카카스(Carcass)라고 부른다. 외부 고무 층만으로는 차의 무게를 지탱하기 힘들기 때문에 금속이나 섬유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한다. 타이어의 뼈대라고 보면 된다. 벨트(Belt)는 외부 고무 층과 내부 카카스가 분리되지 않도록 붙잡는 역할을 한다. 비드(Bead)는 타이어의 가장 안쪽 끝 부분으로 휠과 접촉하는 부분을 일컫는다. 비드와 연결되어 타이어의 측면을 구성하는 부분을 사이드월(Sidewall)이라 부른다.
사이드월은 타이어의 정보 보관소이기도 하다. 사이드월 표면에 적힌 숫자와 문자는 그냥 보면 무슨 암호문 같다. 하지만 제대로 알면 타이어의 신상명세서 역할을 톡톡히 한다. 제조회사 이름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타이어 모델명은 익숙하지 않다. 카센터에서도 “OO 타이어로 갈아 주세요”라고 말하는 소비자는 있지만, 모델명을 얘기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그러나 타이어 제조사는 모델명을 통해 해당 제품이 추구하는 성격을 보여준다. 금호타이어는 대중적으로 많이 쓰는 사계절용 타이어에 ‘솔루스’, 고성능 타이어에는 ‘엑스타’라는 이름을 각각 쓴다. 일본 브리지스톤 타이어는 사계절용 타이어에는 ‘투란자’, 고성능용에는 ‘포텐자’라는 이름을 붙였다.
각종
숫자와 알파벳은 제원을 표시한다. 예컨대 ‘215/55R 17 94V’라는 표기 중 215는 지면에 닿는 단면의 너비가 몇㎜인지를 나타낸다. 이
숫자가 클수록 지면과 맞닿는 타이어 표면이 크다는 뜻이다. 그만큼 제동력도 커진다. 55라는 숫자는 지면에 닿는 타이어 단면 너비에 대한 타이어
옆면(사이드월) 폭의 비율(편평비)을 의미한다. 이 수치가 작으면 승차감은 떨어지지만, 코너링 속도와 핸들링은 좋아진다. 고성능 스포츠카의
편평비가 낮은 이유다. 반면 가족용으로 많이 쓰는 세단형 차는 승차감을 감안해 50% 이상의 편평비를 갖는 타이어를 주로
쓴다.
R은 타이어가 레디얼 구조를 가졌다는 것을 뜻한다. 초기 타이어는 자전거처럼 내부에 튜브를 넣어 부풀리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현재 생산되는 타이어는 튜브를 없애고 타이어 자체에 공기를 넣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이를 튜브리스 또는 레디얼이라 부른다.
17이라는 숫자는 휠의 인치 수를 나타낸다. 94는 최대 하중 670kg까지 견딜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표기된 V는 타이어가 달릴
수 있는 최고속도를 의미한다. V급은 최고속도 240km/h에서도 타이어의 성능이 유지된다는 뜻이다.
DOT 번호는 제조일자다.
총 4개 숫자로 구성된다. 뒤의 두 개 숫자는 연도를 앞의 두 숫자는 주(週)를 의미한다. 1014라고 적혀있으면, 2014년 10번째 주에
생산된 타이어라는 뜻이다. 각 제조사들은 정해진 유통기한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최적화 된 성능 구현을 위해 출고 후 5년 이상이 경과한 타이어의
장착은 피하는 것이 좋다. 제조국가 표기도 있다. 미쉐린은 프랑스 회사지만 세계 각지에 공장이 있어 생산 공장별로 제조국 표기가
다르다.
‘Trade Wear △△△’ 이라 표기된 부분도 있다. 트레드 웨어라는 영문 표기 뒤의 △△△에는 숫자가 표기된다.
이는 타이어의 수명을 나타내는 것으로 수치가 커질수록 내구성이 좋다는 뜻이다. 반면 성능이 좋은 타이어는 트레드 웨어 수치가 낮다. 승용차에는
보통 300~500, 고성능 차량은 100~200 값을 가진 타이어가 쓰이기도 한다. 물론 이 표기만으로 정확한 내구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참고치 정도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김기태 오토뷰 PD, 김선웅 오토뷰 기자 kitaepd@autoview.co.kr [중앙일보] 입력 2014.07.30